정완철 용진농협 조합장 "로컬푸드 매장은 농산물 직거래 유통 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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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철 용진농협 조합장 "로컬푸드 매장은 농산물 직거래 유통 허브"
  • 박상길 기자
  • 승인 2013.12.20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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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마진 줄여 지역 농민 살리고, 소비자에겐 제철 채소 꾸러미 저렴하게 제공"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상길 기자)

▲ 정완철 용진농협조합장ⓒ시사오늘

최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몸의 독소를 제거하는 해독 밥상이 인기다. 이에 지역에서 농민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지역마다 생기고 있어 소비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한 가지다. 바로 제철 채소 꾸러미를 저렴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 이런 로컬푸드 직매장의 원조 격은 전북 전주 완주군 용진농협이다. <시사오늘>은 19일 정완철 조합장을 만나봤다.

-용진농협은 '로컬푸드 직매장 1번지'로 불리고 있는데요. 로컬푸드 직매장은 어떤 곳인가요.

"우선 로컬푸드는 말 그대로 지역 농산물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이죠. 이것을 중간 마진 없이 파는 곳이 (로컬푸드) 직매장이에요."

-'도농상생터'도 있다고 들었어요.

"도농상생터는 도시민과 농촌 사람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복합 공간이에요. 물건을 단순히 사고파는 것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문화적인 공간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곳이죠. 이곳은 농협 전북 본부장인 김창수씨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서 만들 수 있었죠."

-이곳이 생기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아요.

"지역주민이 만든 농산물로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만들게 됐어요. 대농 하는 분들은 여기서 만들어도 전국적으로 출하하시잖아요? 그런데 영세농인이나 여성·고령 농업인은 그렇지 못하거든요. 그런 분들이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유통 경로를 만들어주기 위해서죠. 아울러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단축해 식품의 신선도를 극대화하자는 의미도 담겨있고요. 이를 위해 농산물 유통 단계를 4단계 축소해 중간 마진을 최대한 줄였어요."

-롤 모델이 있었나요.

"일본의 요코하마 지역에서 로컬푸드를 30년 전에 했거든요. 그래서 그쪽에서 교육받고 그쪽 직매장을 벤치마킹해 우리 정서에 맞게 변형했죠. 저희는 대부분 농협에서 하는데 일본에서는 농협에서 하는 곳이 있고. 농협과 시가 함께하는 곳이 있고. 개인적으로 하는 곳이 있더라고요."

-로컬푸드 직매장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해 운송 등에 따른 환경오염을 줄이고 농민에게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죠. 하나로마트와 숍인숍 형태로 운영돼서 고객들은 농축산물과 함께 생필품을 원스톱 쇼핑으로 구매할 수 있어요."

-몇 가지 종류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나요.

"제철 농산물은 다 나오고 있어요. 평균 170~240여 개, 최대 500여 가지가 판매되고 있어요. 그중 다문화 가정에서 만들어 파는 쌀로 만든 마더 쿠키가 가장 인기 있어요. 한 달 매출이 3000만 원이거든요. 그리고 우리 콩으로 만든 두부와 유정란, 청국장, 참기름, 들기름 등이 뒤를 이어 잘 팔리고 있어요."

-가격은 어떤가요.

"시중에서 판매되는 농산물보다 30%~40%가량 저렴해요."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저를 비롯한 직원들이 매일 농산물 시중 최고가격을 확인하면서 제품 품질관리를 하고 있어요."

-유통 단계가 궁금해요.

"보통은 소매라 할지라도 '농민→산지 수집상→도매시장→공급업체→소비자'의 유통 경로를 거치는데요.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민→농협(판매처)→소비자' 구조예요"

-어떤 장점이 있나요.

"유통 경로가 줄어든 만큼 우리 농민들은 기존 유통가격보다 높게 (농산물을) 팔 수 있고, 소비자는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죠.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죠."

▲ 정완철 조합장이 도농상생터를 찾은 소비자들에게 로컬 푸드의 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시사오늘

-공간을 만들기 위한 수요조사는 어떻게 하셨나요.

"소비자에게 '로컬푸드를 이용하면서 불편한 게 무엇이었습니까'라는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했죠."

-어떤 이야기가 나왔나요.

"'로컬푸드에 와서 (소비자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주차장이 좁은 것 같다' 등의 답변이 나왔어요. 그래서 카페를 포함한 편의시설을 만들었죠. 주차장 이야기가 나온 건 저희가 소비자가 많을 때는 하루에 영수증이 최대 2000개까지 나가거든요. 그래서 수용 공간을 넓히려고 생각했지만,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확충하진 못했어요." 

-개장하기까지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저희보다는 농민들이 힘들었던 부분이 많았어요. 일일이 자기가 수확한 것을 와서 선별하고 소포장하고 가격 정하고 남은 것 가져가야 하다 보니까 번거로워했죠. 특히 가격을 직접 매기는 것을 어려워했고 남은 것 가져가는 것에서 많이 힘들어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의 생각을 바꾸게 하기까지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죠. 1년 6개월여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꾸준히 교육했죠. 일반 연수도 진행했고요."

-개장을 위해 군에서 지원이 있었나요.

"네. 저희가 로컬푸드 완주군 1호점이거든요. 완주군에 그동안 꾸러미 사업단(생산자·소비자단체 연합)은 있었지만 직매장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완주군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하자는 제안이 들어왔고요. 이후에 (농산물을) 소포장하는 비용으로 2억6000만 원을 지원해줬어요. 그래서 농민들이 직접 와서 소포장도 하고 가격도 매기고 했죠. 또 지금 로컬푸드 직매장을 지은 자리가 원래는 하나로마트 자리였어요.그 자리를 증축하는 데 6억 원 정도 들었는데 거기에도 2억6000만 원 정도를 (지원)해줬죠. 아울러서 그 옆에 도농상생터도 2억4600만 원 정도 해줬고요."

-개장 후 소비자 반응은 어땠나요.

"성공적이었어요.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주부들 사이에서 금세 입소문이 퍼져 방문객 수와 매출이 늘었죠."

-매출은 어떤가요.

"초기에는 하루 매출이 500만~600만 원 사이였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최대 3000만 원정도까지 올랐죠. 지금은 평균 3500만 원 선이에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2500만~3000만 원 선이고요. 주말에는 보통 4000만~5000만 원 정도에요."

-매출이 가장 많은 지역은 어디인가요.

"주로 전주죠. 전주에서 70% 이상이 팔리고 그 다음이 익산과 군산에서 오신 손님분들이 30%를 차지하고 있어요."

▲ 정완철 조합장은 로컬푸드 직매장 사업이 광역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시사오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로컬푸드직매장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농산물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공급해 농가소득을 올리면서 농업농촌 중심체 역할을 확실히 해 나가는 것이 목표예요.
또한 특화 사업도 연구할 생각이에요. 성주 하면 참외, 문경 하면 사과하는 것처럼 저희도 찾아보려고 해요. 아울러 해외로의 수출도 준비하고 있어요."

-끝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처음 로컬푸드 직매장을 시작했을 때 어려움이 많았어요. 하지만 직원들과 한마음으로 노력해 결국 성공했죠. 앞으로 이 사업을 행정기관과 농협이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농협은 농민을 위해서, 행정기관은 이들을 지원해주는 정책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전국적으로 농협이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해 관심을 뒀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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