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라이벌, 'UBC'와 'K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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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라이벌, 'UBC'와 'KNBC'
  • 박세욱 기자
  • 승인 2009.01.05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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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관계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발전을 도모하는 ‘동반자’
아름다운 라이벌. 이 모순된 말 속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내포돼 있다.
세상엔 언제나 알맞은 상대가 있게 마련이다. 이들은 분명 경쟁관계에 있지만 서로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단순한 라이벌이 아니라 ‘좋은’ 라이벌, 즉 호적수(好敵手)다.

국내 무용계, 좀 더 엄밀히 말해 발레계에도 뗄레야 뗄 수 없는 라이벌이 존재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UBC-문훈숙 단장)과 국립발레단(KNBC-최태지 단장)의 사이가 그렇다.

국립발레단은 1962년 2월 국립중앙극장 전속으로 창설된 국립무용단이 전신이다. 1970년 국립발레단과 국립무용단으로 이원화하고, 1974년 국립극장이 장충동으로 이전하면서 발레 파트만 정식으로 독립했다.

이후 1976년 광주시립무용단이 두 번째로 창단됐다.
그러나 한국 발레는 창작발레의 부재와 소규모의 재원확보 등으로 다소 진부한 상태에 빠져 있었다.

이러한 때에 한국 발레계에 신선한 자극이자 하나의 도발적 사건인 유니버설발레단의 창단이 1984년에 이뤄진 것.
국내에서는 최초의 민간 직업 발레단으로 창단된 유니버설발레단은 창단 직후부터 25년 터울의 손위 단체 국립발레단의 호적수로 점쳐졌다.

이 두 라이벌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국내 발레계를 이끌고 있다. 바로 뒤를 이어 광주시립무용단이 추격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은 한국 발레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줬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곳은 경쟁관계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영원한 라이벌’인 셈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현재 위치와 그들만의 성과에 대해 알아봤다. 또한 이들을 바싹 추격하며 한국 무용계의 맥을 잇고 있는 시립무용단 중에 위상을 떨치고 있는 광주시립무용단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유니버설발레단
1984년 유니버설발레단은 ‘한국을 세계 발레의 메카로’ 라는 비전 아래 창단했다. 당시 유니버설발레단의 창단공연인 신데렐라(1984)에는 초대 예술감독과 선화예술학교 1기학생들, 국립발레단 출신의 무용수들이 주축이 된 소수의 정단원과 그 외 해외에서 초청한 객원 무용수, 선화예술학교 재학생 등이 주축을 이뤘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초대 예술감독 에드리엔 델라스를 시작으로 제2대 다니엘 레반스, 제3대 로이 토비아스, 제4대 브루스 스타이블 예술감독으로 이어지는 발레 명장이 있었고, 이후 1998년 러시아 키로프발레단 예술감독으로 23년간 재직한 올레그 비노그라도프를 제5대 예술감독으로 위촉해 정통 고전발레의 맥을 이어받아 유니버설발레단의 전통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이후 20년간 1400여회의 국내외 공연을 통해 전막 14편과 단막 50여편을 선보여 한국의 대표적인 발레단으로 성장해왔다. 현재는 국내 최고의 예술 스태프 70여명과 행정 및 기술 스태프 40여명이 상주하며 세계 정상의 발레단으로 인정받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젊은 안무가와의 작업을 통해 젊은 유니버설발레단으로 재도약 하고 있다. 1995년 문훈숙 단장이 취임 이후, 세계 발레의 메카의 중심으로 진일보 하고 있는 유니버설발레단은 러시아 발레의 화려하고 웅장한 고전발레 레퍼토리와 조지 발란쉰, 장 폴 콤린, 나초 두아토, 하인츠 쉬푀얼리, 유병헌, 홍승엽 등 국내외 유명 안무가와의 만남을 조화롭게 이끌어왔다.

또한 지속적인 지방 공연을 통해 보다 많은 관객들과 만나고 있으며, 이러한 시도들을 통해 국내 발레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 1985년을 시작으로 19년간 23차례가 넘는 해외공연의 역사는 유니버설발레단을 국제 감각을 갖춘 단체로 성장시켰다.

1990년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공연을 시작으로 유럽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후 1999년과 2000년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헝가리, 그리스, 스위스, 2003년 프랑스 투어를 통해 발레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당당히 인정받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2000년 미국, 캐나다, 2001년 캐나다 초청공연과 전미 3대 오페라 극장인 워싱턴 케네디 센터, LA뮤직센터, 뉴욕 링컨센터에서의 공연을 통해 ‘워싱턴 포스트’,‘LA타임즈’,‘뉴욕타임즈’,‘시카고 트리뷴’ 등 현지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무용 평론가 클라이브 반스는 ‘유니버설발레단이 보인 것은 21세기 발레가 아시아의 것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는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시하며 유니버설발레단의 밝은 미래를 비췄다.
 
-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은 1962년 창단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직업 발레단으로서 국내 최고의 무용수들과 다양한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국립발레단은 1974년 국립극장이 명동에서 장충동으로 이전하면서 전사인 국립무용단에서 국립발레단으로 독립함으로서 활발한 공연활동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이후 2000년 재단법인 국립발레단으로 바뀌면서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로 이전 했다. 국립발레단의 초대 예술감독으로 임성남을 시작으로 제2대 김혜식, 제3대 최태지, 제4대 김긍수, 제5대 박인자을 거쳐 2008년에 최태지 예술감독이 다시 부임했다.

주요 공연으로 1974년 한국의 설화 작품인 ‘지귀의 꿈’을 공연했으며 ‘지젤(1975)’ ‘코펠리아(1976)’ ‘백조의 호수(1977)’를 전막 공연해 우리나라 발레공연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대한민국무용제,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을 계기로 ‘처용(1981)’ ‘배비장(1984)’ ‘춘향의 사랑(1986)’ 등 한국적 창작발레 공연의 지평을 열었다.

국립발레단은 1991년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2000년대에는 일본, 중국 등 많은 외국공연을 했으며, 2003년 미국, 러시아 공연도 성공을 거둬 현지 전문가와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특히 2007년은 러시아 노보시비리스크 발레단과의 합동공연(스파르타쿠스)과 폴란드 우쯔 발레 페스티발(백조의 호수)에 초청돼 국립발레단의 목표인 “세계 정상의 발레단”를 이루는데 일조했다. 그 뜻에 힘입어 2005년에는 제37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국립발레단은 정단원, 준단원 및 연수단원 총80 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국립발레단은 완성도 높은 고전발레 버전을 다양하게 공연해 질적 수준 향상뿐 아니라 양적으로도 성장했다.

국립발레단의 주요 레퍼토리는 ‘호두까기 인형’, ‘지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돈키호테’, ‘해적’, ‘고집쟁이 딸’ 등이 있다. 또한 현대발레로는 ‘보리스 에이프만의 레퀴엠’,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스파르타쿠스’, ‘장-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마츠 에크의 카르멘’, ‘페르난드 놀의 까르미나 부라나’ 등이 공연 됐다.

1993년부터 시작된 국립발레단 후원회는 현재 국내예술단체 후원회 중 가장 모범적으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발레 대중화를 추구하는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는 2006년부터 찾아가는 해설이 있는 발레 프로그램으로 서울과 지역순회공연을 하고 있으며, 국내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중 성공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2001년에는 국립발레단 홈페이지로 시작한 동호회 “정익는 발레마을”의 500여명 회원들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발레 대중화 추구에 이바지 했다.
 
-광주시립무용단
광주시립무용단은 1976년 10월 광주 시민의 날을 기념해 광주에서 창단됐다.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수원, 전주, 목포, 광양, 해남, 제주 삼척, 군포, 과천, 태백, 진주 등 전국 각 지역의 문화예술회관과 미국의 시카고 센터이스터극장, 샌프란시스코 허브스트시어터, 산호세 플인트센터 그리고 일본의 후쿠오카 모모치 팔레스 극장, 야네군 구로키마치 극장 등에서 정기 공연 및 순회공연을 270여회 이상 갖으며 수많은 작품을 제작 공연했다.

광주시립무용단는 초대 박금자 단장, 제2대 박경숙 단장에 이어 제3대 이영애 단장이 취임했다. 이 단장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고집쟁이 딸’ ‘호두까기인형’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등의 클래식 발레와 ‘심청’ ‘서동요’ 등의 한국적인 소재의 한국 창작 발레 작품을 제작했다. 이후 2009년 신임 단장으로 김유미가 위촉됐다.

광주시립무용단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의 위상 정립과 광주가 국제적 예술의 도시로 부상하고 발레를 경쟁력 있는 공연문화 상품으로 개발해 광주를 세계 속의 무용의 도시로 부각시키고자 하는 큰 뜻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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