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승계 본격화 대상그룹, 일감몰아주기 ‘논란’ 해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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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승계 본격화 대상그룹, 일감몰아주기 ‘논란’ 해소할까
  • 전수영 기자
  • 승인 2014.01.14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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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설립 회사에 지속적으로 일감 제공
현 정부 경제민주화 정책에도 아랑곳하지 않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전수영 기자) 

▲ 임상민 상무

대상그룹은 지난해 12월 26일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인사의 핵심은 임창욱 회장의 차녀인 임상민 부장이 임원으로 승진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임상민 상무의 승진이 대상그룹 3세 경영의 본격화를 알리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미 언니인 임세령 상무가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밟아온 상태에서 임상민 상무가 승진한 것은 경영일선에서 사업을 진두지휘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임세령 상무와 임상민 상무가 계열사를 나눠 맡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계열분리인 것이다.

대상그룹의 경영승계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지만 풀어야할 숙제도 산적해 있어 두 자매가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상그룹은 지난 수년간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여왔다.

대상그룹의 구조는 지주회사 격인 대상홀딩스를 정점으로 계열사들이 포진돼 있다. 계열사 중 가장 큰 계열사는 대상(주)와 대상 FNF다. 종합식품회사인 대상(주)는 2012년 매출액이 2조4796억 원에 달하며, 2006년 두산 식품BG의 식품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출범함 전통식품 전문회사인 대상 FNF는 2012년 19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두 회사에 원재료를 납품하는 곳은 농업회사법인 아그로닉스다. 아그로닉스는 대상홀딩스가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임상민 상무가 27.5%, 임세령 상무가 12.5%, 대관령원예농업협동조합이 나머지 10%를 보유하고 있다.

아그로닉스의 최대주주인 대상홀딩스는 임상민 상무가 38.3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다. 임세령 상무 20.41%, 임창욱 명예회장 3.32%, 임창욱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3.87%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상문화재단과 박용주 대상 대표이사사장이 각각 2.22%, 0.0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총 66.61%다.

결국 아그로닉스는 임창욱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로 봐도 무리가 없다.

아그로닉스의 2012년 매출은 658억 원이다. 2011년 853억 원에 비해 22%가량 줄어들었다.

2012년 아그로닉스는 대상 FNF을 통해 297억 원, 대상(주)와의 거래로 13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두 회사와의 매출 총액은 437억 원이다. 당해 매출의 66%를 차지한다.

2011년도 비슷한 양상이다. 아그로닉스의 대상 FNF와 대상(주)를 대상으로 올린 매출은 587억 원으로 당해 매출의 69%를 차지했다.

아그로닉스는 대상 FNF와 대상(주)와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고, 그 이익은 임상민 상무와 임세령 상무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형적인 ‘일감몰아주기’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아그로닉스는 한 영농조합법인으로부터 깐마늘을 매입하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계속 매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해 한 때 ‘도덕성’마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타 기업 광고물량 中企에 개방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내부 거래 갈수록 증가

지난해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대기업들이 광고 물량을 계열사에 주기보다는 중소·중견기업에 개방하며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자그룹의 이미지 광고는 직원이 10명에 불과한 ‘크리에이티브에어’란 광고회사가 수주했다. 쏘나타 마케팅 이벤트 또한 ‘무한상상’이란 광고회사가 따냈다.

올해도 대기업들의 광고 개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암커뮤니케이션즈는 이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하고 있다.

상암커뮤니케이션즈의 2009년 매출액은 230억 원이었으며 이 중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액은 56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4%에 해당한다.

2010년도에는 238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중 내무거래액은 66억 원으로 28%이다.

2011년에는 288억 원 매출 중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액은 101억 원이다. 내부거래액이 처음으로 100억 원을 넘어섰으며 매출 비중도 35%로 늘었다.

2012년 매출은 304억 원이다. 이 중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액은 14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47%에 달한다.

이처럼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임창욱 명예회장 일가의 부(富)는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임상민 상무가 가장 이익 큰 이익을 보고 있다. 대상홀딩스가 상암커뮤니케이션즈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에는 13억 원을 현금 배당했다. 지분 보유율에 따라 계산하면 임상민 상무는 5억 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상암커뮤니케이션즈는 내부 거래를 늘려나가며 오너 일가의 주머니를 채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앞세워 오너 일가의 사익을 늘리는 것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대상그룹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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