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家' 명예 얼룩진 현대건설, 신뢰감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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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家' 명예 얼룩진 현대건설, 신뢰감 추락
  • 박상길 기자
  • 승인 2014.01.21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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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사고·체납 갈등 등 악재 랠리로 실망감 커져
현대 ENG·현대 엠코 합병 호재에도 불구 불안감 증폭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상길 기자)

▲ 종로 현대건설 사옥ⓒ뉴시스

연이은 악재로 건설명가인 현대건설에 대한 신뢰감이 추락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0년 국내 최초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국제협약인 유엔 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하며 '명가' 기업으로 부상했다.

유엔글로벌콤팩트는 산업 현장에서 노동 인권과 규칙, 환경, 반부패 등 10대 원칙을 준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엔 협약이다.

하지만 가입 2년째 접어들면서부터 △최악의 살인기업 △하도급 업체와의 체납 갈등 △대형 수주 짬짜미 등 '자의 반 타의 반 악재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산업현장에서 인명사고를 가장 자주 발생시키며 '최악의 살인기업'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하도급 업체와 추가 시공 비용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으며, 4대강 1차 턴키 수주 및 인천 지하철 2호선 공구 입찰과정 담합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실망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2월 인천아시안게임 주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하도급 업체인 광진건업과 공사대금 71억 원을 두고 실랑이를 벌여 20일가량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올해도 당진 현대제철 고로 3기 공사대금을 두고 제이산업개발과 다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랑이는 서민에 큰 피해를 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하도급 업체에 물품을 납품하던 지역 상인들이 17억 원에 달하는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갈등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건설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4대강 1차 턴키와 인천 지하철 2호선 공구 담합으로 각각 7500만 원과 140억74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와 관련해 환경단체들은 지난 15일 "1차 턴키 담합으로 취한 부당이익은 1조239억 원에 이른다. 막대한 부당이득과 환경피해, 관행적인 담합행위 등으로 미뤄 볼 때 (검찰의) 형량이 매우 낮다"며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악재 영향인 듯 실적도 침체 국면을 맞이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작년 4분기 실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9% 감소한 4조1000억 원, 영업이익은 13.3% 줄어든 2050억 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번에는 공공수역 오염 행위로 고발당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지난 17일 관련업계와 지자체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작업 중 발생한 고농도 오탁수를 정상적인 처리 없이 공공 수역인 경인 아라뱃길로 무단 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자원 공사와 김포시청은 경기도 김포시 경인아라뱃길 둔치부근 가로·세로 2m 크기의 배수관에 시멘트 냄새를 풍기는 탁한 오수가 다량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탁수는 둔치 부근과 약 500m 정도 떨어져 있는 아울렛 공사 현장에서 지난 10월 그라우팅 작업 중 발생했으며, 토사와 시멘트가 뒤섞여 제대로 정화되지 못한 상태에서 고스란히 유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자원공사와 김포시청은 이곳에 오탁수를 배출하는 배수관이 있었지만, 정화장치가 고장 나 있거나 아예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돼 현대건설이 정화 처리가 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탁수를) 무단 방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게 되면 도덕적 해이의 끝판을 보여줬다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며 현대백화점 첫 고급 아울렛 사업은 첫 단추 끼우기가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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