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김무성의 비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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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김무성의 비겁함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2.19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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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그 김무성 맞아?"…'YS 정신' 어디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1.1979년 유신말기.
김영삼(YS)은 박정희와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박 정권은 ‘YS 제거’에 나섰다.
우선 YS 주변 인물들을 옭아맸다. 박 정권은 김영삼 직계로 분류되던 문부식 김덕룡 등을 긴급조치위반으로 구속하고, 서석재 문정수 등을 지명 수배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총재 가처분 파동’을 일으켜 총재직까지 빼앗았다.
박 정권은 YS 의원직마저 박탈하기 위해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김영삼은 <뉴욕타임스>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정부의 민주화를 위해 미국은 나설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박 정권과 공화당은 이를 ‘사대주의적 망언’이라고 규정하고, YS에 대한 의원직 제명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영삼이 제명되기 하루 전인 1979년 10월 3일. 중앙정보부장이던 김재규는 김영삼을 만나 설득했다.

“이미 김 총재에 대한 제명명령이 공화당에 내려갔다. 내일 아침 기자들과 환담하면서 <뉴욕타임스> 기자회견은 다소 과장되고 와전된 것 이라는 말을 해 주면 된다. 그러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다.”

“김 부장, 나는 제명을 당하든 감옥에 가든 상관없다. 나는 잠시 살기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지 않고 잠시 죽는 것 같지만 영원히 살길을 택할 것이다.”

YS는 김재규의 협상안을 단호히 거부했다.
결국 공화당은 김영삼에 대한 제명 동의안을 10분 만에 날치기로 변칙 처리 시켰다.

#2.2014년 2월 14일.
김무성 의원은 전국포럼연합과 21세기분당포럼 주최 토론회에서 ‘5․16 쿠데타를 5․16 혁명’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5·16은 혁명’ 발언에, 여론은 김 의원을 좋은 시각으로 볼 수 없었다. ‘상도동 출신인 김무성이 변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여기에 YS 차남 김현철 한양대 교수까지 가세했다.

김 교수는 “정말 쪽팔리지만 과거 상도동 사람이라던 김무성 의원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라며 김 의원을 향해 ‘쪽팔리다’는 과격한 표현까지 썼다.

김 의원도 본인에게 내리쬐는 따가운 시선을 느낀 듯싶다.

김 의원은 이 발언과 관련, “지난 1965년 김일성이 남한을 적화하려고 했으나 미국과 중국이 반대해 저지당했다”면서 “1975년이 돼서야 남한 경제가 북한을 추월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내 발언을 처음부터 다 들었다면 5·16 관련 말만 끄집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5·16으로 말미암아 내 개인적으로는 큰 피해를 본 집안”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1975년이 돼서야 남한경제가 북한을 추월했다는 취지에서 ‘5·16을 혁명’이라고 표현했다고 해명했지만, 포럼에 참석한 기자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나는 박정희 반대 데모 신나게 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철이 들고 보니 박정희 대통령이 5·16 혁명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과연 대한민국이 어떻게 됐을 것인가, 1976년까지 대한민국은 북한보다 국력이 약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나”라며 지극히 보수적인 발언을 늘어놨다.

김 의원은 이어 “당시 남한은 무능하고, 부패했던 정국이었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정국을 뒤집어 혁명을 일으켰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이 적화통일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당시 정치 상황이 무능했고, 부패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혁명을 일으켜 나라를 바로 잡았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남한과 북한의 경제력이 1976년 이후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5·16 혁명’ 발언을 한 것이라고 김 의원은 주장했지만, 기자가 보기엔 ‘5·16 혁명’ 발언을 하기 위해 남한과 북한의 경제적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였다.

김 의원은 발언 도중 박정희 장군을 ‘박근혜 장군’이라고 몇 번이나 잘 못 말하기도 했다. 솔직히 김 의원이 무슨 생각을 했기에 박정희를 ‘박근혜’로 바꿔 얘기했는지도 궁금해진다.

과연 김 의원은 ‘경제적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5·16 쿠데타를 혁명이라고 표현했을까. 본인이 그렇다면 할 수 없겠지만 어쩐지 비겁함이 느껴진다.

김 의원은 YS를 '가장 닮고 싶은 정치인'이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YS는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졌다. 이를 위해 총재직과 의원직도 내던져졌다.

정치인 김무성에게 가장 필요한 게 이것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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