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양조, 신제품 광고 ´꼼수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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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양조, 신제품 광고 ´꼼수마케팅?´
  • 정채희 기자
  • 승인 2014.04.15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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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대자보 이용한 상업적 마케팅?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채희 기자)

전남권의 주류회사 보해양조(대표이사 유철근)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 ‘아홉시반’의 마케팅이 비난을 사고 있다. 신제품의 주 고객층인 대학생들을 사로잡기 위해 대학가 주변에 게시한 ‘대자보’가 문제가 된 것. 사측은 “대학생들의 고민거리인 취업, 연애 등을 재치 있게 풀어냈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대학생들은 지난해 말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안녕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대학생 소통창구, 상업적 이용에 본 뜻 퇴색"

▲ 보해양조가 7일 출시한 신제품 '아홉시반' ⓒ보해양조

보해양조는 최근 전남대학교, 조선대학교, 순천대학교 등 전남 지역 대학교와 수도권 일부 대학교 주변에 신제품 ‘아홉시반’의 출시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주 고객층인 20대를 사로잡기 위해 대학생들의 애환이 담긴 취업, 연애, 과제 등을 주제로 한 대자보 마케팅이었다.

‘나 조장 오빠야. 아홉시 반이다. 내가 취해서 하는 말은 아니고, 너 이번 학기에 우환이 많았다며…조별과제 참여 못해서 미안하다며…괜찮아. 조원과제 0점 줬거든’, ‘아홉시 반이네요. 저 좀 마셨어요. 오빠 00언니랑 사귄다면서요? 저 한마디만 할게요. 제가 오빠 많이 좋아했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등의 내용이 담긴 대자보는 다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글의 마지막에는 ‘주(酒)문학부 이OO’가 쓰여 있어 주류광고임을 짐작케 했다.

광고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참신하다며 호평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불쾌감을 전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특히 이들은 보해양조의 마케팅이 지난해 말 우리사회를 강타했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떠올리게 한다며 상업적 마케팅을 문제 삼았다.

익명을 요청한 순천대학교의 김모(24) 씨는 “안녕들 하시냐고 물었던 대자보 열풍이 소주 광고로 이용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김씨는 “서두만 읽고 주류 광고라곤 생각지 못했다”며 “사회적 문제를 담아냈던 대자보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 같아 불쾌하다”고 덧붙였다.

김씨처럼 문제를 제기한 이들은 대자보의 정의가 ‘대학생들의 의견 개진’이라며 보해양조의 마케팅이 대자보의 본 뜻을 퇴색시키는 것이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보해양조 관계자는 “브랜드 광고를 진행함에 있어 메시지를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대자보를 선택했다”며 “정치적 문제나 이슈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니만큼 재미있게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당분간 대자보 마케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선 보해양조가 ‘아홉시반’ 출시를 기점으로 전국적인 판매망 구축에 돌입한 가운데 대자보를 통한 이색 마케팅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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