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식,"독서의식 문화강국 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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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식,"독서의식 문화강국 초석"
  • 이해인 기자
  • 승인 2010.04.19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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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페이지북 국민독서 운동본부 본부장
정보를 재화로 만든다는 원페이북 운동에 ‘올인’

“처음 동대문도서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리어커에 책을 싣고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직접 책을 빌려줬었어요.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네요. 그 때를 생각하면 우리나라 독서 문화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정정식(59) 원페이지북 국민독서 운동본부 본부장은 1971년 동대문도서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40여 년간 잔뼈가 굵은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역사의 산 증인이다. 국내 최초로 ‘작은 도서관’운동을 펼치는 등 독서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 오던 그가 이번에는 ‘원페이지북 국민독서 운동본부’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 원페이지북 국민독서 운동본부 정정식 본부장은 정보를 재화로 바꾸는 원페이지북 운동을 통해 독서의 신개념을 정립시키겠다고 말했다.     © 시사오늘


- 공직에 있으면서 지난 1월 원페이지북 국민독서 운동본부 본부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공공도서관 관장으로 있으면서 이런 직책을 맡으니 정치할거냐는 등 여러 오해를 받았어요. 하지만 도서관에서 4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항상 국민의 독서의식이나 생활화가 너무 정착되지 못하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죠. 도서관 발전이나 독서진흥이 여타 선진국과 비교할 때도 너무 저조하고요. 제도 또한 장착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독서진흥이 안되니 출판 진흥도 되지 못하고요. 독서 운동도 외국 사례를 가져와서 접목시킬 뿐 국내에서 주체적으로 이루어 진 것이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원페이지북 국민독서 운동’은 우리나라 독서 문화 진흥에 새로운 대안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무슨 오해를 받든 빠질 수가 없었어요."
 
- ‘원페이지북 운동’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원페이지북은 한 권의 책을 한 페이지로 요약한 작은 책이에요. 책을 읽은 독자가 주제를 중심으로 내용을 재구성해 짧게 정리한 거죠. 서평은 짧은 감상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원페이지북은 책을 한 장으로 압축해 놓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 ‘원페이지북 운동’ 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정보를 재화로 만든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점이 있어요. 즉, 독서를 통해 가치를 만든다는데 의의가 있죠. 벽돌을 쌓아두면 벽돌 무더기지만 설계도에 따라 쌓으면 집이 되어 가치가 발생합니다. 이처럼 모든 정보도 질서 없이 놓여있으면 쓰레기가 될 수도 있지만 설계도에 따라 놓여지면 가치가 됩니다. 원페이지북도 이와 같은 원리입니다. 보통 책을 읽고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원페이지북으로 요약하면 그 내용이 잊혀지지 않는다는 게 회원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에요. 또 원페이지북 회원이 되면 원하는 책을 평생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에요.”
 
- 책을 무료로 제공한다니 솔깃하네요.
“이 점이 원페이지북 운동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 동안 진행했던 작은도서관 운동과도 일맥상통하고요. 만약 한 학교에 100명의 요약회원이 생기면 그 회원들이 받은 책들이 쌓여 작은도서관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가정에서도 가족 4명 모두가 원페이지북 회원이라면 무상으로 받은 책을 공유할 수 있고, 책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거실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 수 있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가정도서관, 회사도서관, 군부대 도서관 등 장소를 불문하고 도서관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거예요.”
 
- 도서관에 재직하던 40여 년 동안 국민 독서 의식도 많이 변화되었을 것 같은데요. 
“아직도 많이 개선돼야 하지만,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사실 ‘도서관’이라는 개념이 정착 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죠. 그전에는 ‘독서실’이라는 용어가 더 많이 쓰였어요. 공공도서관도 많지 않았고요. 하지만 최근에는 자녀 교육을 위해 도서관 근처로 이사를 오는 가정도 늘었답니다.”
 
- 하지만 아직 국내 도서관은 ‘독서실’의 기능이 더 큰 것 같은데요.
“상당히 아이러니한 부분이에요. 외국에서는 이런 현상이 없죠. 공공도서관은 시험공부하는 장소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독서환경과 토론문화를 조성하고 학교도서관과 연계해 교육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맞아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저 책을 대출해주고, 공부할 자리를 지원해주는 기능만 하고 있죠. 궁극적인 독서 문화를 향상시키려면 공공도서관이 앞장서야 해요.”
 
- ‘원페이지북운동’이 이런 문화를 바꿀 수 있을까요.
“원페이지북운동이 독서실을 도서관으로 인식하도록 만들 수 는 없겠죠. 하지만 원페이지북은 독서율을 높이는 것과 장서보급률을 높이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독서율은 매우 낮은 편인데요, 원페이지북 운동으로 독서가 생활화가 된다면 그런 의식도 좀 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
 
- 전 국민 독서요약 대회를 개최한다던데요.
“보다 많은 국민들이 원페이지북 요약기술을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개최하게 됐습니다. 초·중·고·대학·일반부 모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원페이지북 요약이 생소한 참가자를 위해서 코칭 강사가 직접 강의를 하러 갑니다. 현재 참가신청을 받고 있는데, 학교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해요. 숭실대에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고, 강남대에서는 원페이지북 동아리도 생겼어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많은 국민들이 원페이지북 국민독서 운동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원페이지북 운동’의 목표에 대해 한마디 해주시죠.
 "우리나라는 60~70년대 새마을운동을 통해서 산업화를 이루었고, 경제를 튼튼히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진정한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문화강국으로 먼저 발돋움해야 합니다. 따라서 원페이지북을 제2의 국민정신운동으로 삼아서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정치·사회·경제 등 각 분야에서 원페이지북 교육이 충실히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요. 이제는 새마을운동을 아프리카에 수출하고 있지 않습니까. 원페이지북 운동도 언젠가는 새마을운동처럼 다른 나라로 확산되어 세계적으로 선도해나가는 게 궁극적인 비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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