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도 의문... 혹, 지지율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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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도 의문... 혹, 지지율 거품(?)
  • 정치·사회팀
  • 승인 2010.04.1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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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당내 지지세력 적어 공천 난항 예상
황색바람 다시 탈 경우 경기지사에도 영향 우려
6.2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불과 두 달 남짓한 시간만 남았다. 거리 유세도, 요란한 스피커 소리도 아직 들리지 않지만 물밑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역시 관심이 가는 건 수도권에서 누가 자치단체장 자리에 앉느냐 하는 것. 


▲ 서울, 인천, 경기 상생 발전을 위한 공동협약식이 열린 12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안상수 인천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뉴시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2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4957만7741명이다. 이중 서울과 인천광역시, 경기도 등 수도권 인구가 2422만8782명으로 전체 인구의 48.9%를 차지했다. 전체 국토 면적중 약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 인구의 반 이상이 몰려 있다는 얘기다.

경제 쏠림 현상은 더 심하다. 2009년 9월 한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85%, 우리나라 금융의 약 70%, 100대 기업의 본사 중 90곳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고 한다. 수도권지역의 자치단체장 자리만 차지해도 각 정당들이 선거에서 다 이긴 것처럼 난리를 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지방선거도 당연히 서울과 경기가 격전장이다. 다소 앞서가던 한나라당 주자들이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판결, 천안함 침몰사건, 북한의 금강산 계약 파기, 불교 탄압 논란 등의 악재로 지지율에 문제가 생기면서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로 인해 기존 카드를 버리고 새로운 카드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카드 교체론’까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뇌물수수 사건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한명숙 전 총리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김진표 최고위원과 이야기를 나     ©뉴시스

◇흔들리는(?) 수도권 표심


서울 시장과 경기도 지사 선거를 두고 흔히‘작은 대통령 선거’라고 말한다. 선거를 준비하는 참모들 입에서 어김없이 나오는 얘기다. 고향도 출신학교도 모두 다른 이들이 한데 모여 살다 보니 대통령 선거를 하듯 판짜기도 힘들고 표 받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후보자로서도 여기서 이기면 대권도전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포기하기 쉽지 않은 입장이다.  

그렇다고 유권자가 만만한가. 당도 보고, 공약도 보고, 입후보자의 품행도 보고... 마치 미스코리아를 심사하듯 낱낱이 뜯어보고 살피고, 한 표 얻기가 하늘에 별 따기가 되 버렸다는 게 후보자들의 엄살(?)이다.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한 후보는 “열심히 명함 돌리고 힘들게 악수하고 목 빠지게 인사해도 알듯말듯한 유권자 표정에 애간장이 타들어갈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차기대권주자로 꼽히는 수도권의 한나라당 예비후보들도 마음이 편치 만은 않을 듯 싶다.

여러 악재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오세훈, 경기의 김문수 카드는 1년전 아니 불과 몇달전만 해도 ‘필승카드’로 여겨졌다. 여기에 인천의 안상수 시장을 더하면 무서울 것이 없는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를 연상케 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땀 좀 뺄 거라는 우려가 한나라당 안팎에서 나온다.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월 한길리서치연구소는 1000명의 서울시민들을 상대로 시장 후보 적임자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조사에서 한나라당에서는 오세훈 현시장이 37.6%의 지지율로 원희룡, 나경원의원 등을 많게는 3배수 차이로 눌렀다. 원 의원과 나 의원의 지지율을 합쳐도 오 시장을 못 당할 정도였으니 적임자는 당연히 오시장이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뜻하지 않은 함정(?)이 있었다. 한길리서치는 “서울시장 후보 교체율이 연임율에 비해 다소 높게 나온다”는 말로 민심은 ‘오세훈’이지만 당심은 타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제를 깔았다.

더 재밌는 사실도 있다. 지난 3월 리서치월드가 700명의 서울시민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적임자를 묻는 질문에 45%가 오 시장을 꼽았다. 하지만 오 시장의 서울시장 연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56.9%가 ‘바뀌는 게 좋겠다’고 답해 갈대와 같은 유권자 마음을 대변했다.

특히 그동안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앞서던 오 시장의 지지율이 한 후보 재판이후 격차가 크게 좁혀지거나 일부에서는 뒤집혀, 한나라당이 서울 수성을 위해 ‘오세훈’이 아닌 다른 카드를 꺼낼 수도 있지 않느냐는 ‘제3의 후보론’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오 시장 당심 해결 첫 번째 숙제

오 시장에 대한 우려는 한나라당내 비판이 만만치 않다는데도 있다. 공천에 영향을 주는 한나라당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리서치월드)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원희룡, 나경원, 김충환)들의 오 시장에 대한 비판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7.5%가 ‘동의한다’, 46%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해 부정적 평가가 앞섰다.

연임에 대한 견해에서도 ‘좋다’가 41.7%, ‘바뀌는게 좋다’가 46.1%로 새로운 인물론이 힘을 받았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적임자가 누구냐는 질문에서는 원희룡 의원이 43.8%, 오세훈 시장이 24.1%로 나왔고,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 경쟁력이 있는 한나라당 후보로 누가 적당하냐는 질문에도 원희룡 의원 45.2%, 오 시장이 26.1%로 나와 오 시장에게 민심에 앞서 당심부터 잡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겼다.
 
▲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도 지사 후보(가운데)가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뉴시스

◇안정적인 김문수, 하지만 바람이...


김문수 현 경기도 지사의 지지율은 꽤 안정적이다. 도지사 임기 3년째이던 작년 5월 지지도 조사 때와 최근 조사된 지지율에서도 김 지사는 타 후보를 멀찌감치 앞서고 있다. 김 지사는 작년 5월 중앙선데이의 차기 경기지사로 누가 적합할지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38.6%를 얻어 김진표 의원(7.1%), 원혜영 의원(6.5%), 김부겸 의원(4.6%),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3.8%), 남경필 의원(3.5%) 등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또 같은해 6월 경인일보가 실시한 경기지사 적합도 조사에서도 29.4%를 얻어 한명숙 전총리(9.3%), 심상정 전의원(5.1%), 임태희 노동부장관(4.9%), 김진표 의원(3.7%), 김부겸 의원(2.7%) 등을 역시 이겼다.

올 들어서도 김 지사의 지지도는 꾸준하다. 지난 12일 경인일보·경기방송·OBS가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김 지사의 지지도는 무려 42.7%에 달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15.8%,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13%, 심상정 진보신당 전대표가 5.3%, 안동섭 민노당 도당 위원장이 2.1%로 그뒤를 이었다. 

하지만 김 지사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두자릿수의 유동층과 야권 단일화에 따른 야권 바람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점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은 후보단일화를 꾀하고 있다. 만일 이들 당의 단일화가 성공한다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백기 투항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모아진 지지율이 32.9%, 물론, 김 지사에 비해 10%가량 뒤진다.

그러나 서울에서 한 총리의 무죄판결로 얻은 검풍(檢風)과 봉은사 직영사찰과 관련한 여권 개입설 등을 야권이 정치쟁점화 시킨다면 21%에 달하는 유동층의 향배는 어디로 움직일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단일화를 모색했던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합의가 깨지면서 되레 기득권 세력에 대한 반감이 노무현 표로 집결했다는 사실을 한나라당 지도부는 다시 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한 전총리의 무죄판결에 대해 30대 이하 젊은 유권층의 60%이상이 ‘당연한 선고’라고 답했다(리서치뷰 조사)는 사실은 선거 무관심층을 참여 층으로 돌변(?)시켜 야권에 유리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환상의 필승카드’로만 여겨졌던 ‘오세훈-김문수’ 라인에 한계론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게 정치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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