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채희 기자)
제과업계에서 과대포장 논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오리온의 '수상한거래'가 과대포장의 비밀이 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리온 과자 포장지를 제조·독점 납품하고 있는 자회사 '아이팩'이 담철곤 오리온 회장에게 순이익의 6배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겨준 것이 오너가를 위한 내부거래가 과대포장의 진실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아이팩은 현재 담철곤 회장이 5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매출의 100%가 오리온·오리온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이뤄지고있다. 또 지난 1981년부터 오리온 과자의 포장지 제조와 납품을 독점하면서 매출의 대부분을 오리온으로부터 챙겨왔다.
과대포장 내막…내부거래가 원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 ‘포장지를 사면 과자를 준다.’
최근 소비자들은 최대 4배까지 뻥튀기 된 과자 포장지를 이 같이 조롱하며 '과대포장' 논란에 불을 지폈다. 오리온, 롯데제과 등 제과업체들의 “유통 과정에서의 파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명에도 수입 과자의 포장 사례를 들며 국내 제과업체 말을 믿지 않았다.
한 언론사에서는 자체적인 실험을 통해 포장 크기에 따른 과자의 파손 정도를 조사했다. 실험 결과, 포장의 크기와 과자의 파손율에는 큰 차이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과자 크기에 딱 맞춘 포장 제품이 흐트러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비자들은 제과업체가 과대포장을 하는 데 숨겨진 내막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가격 인상의 부담에도 원가를 더 들여가면서 과대포장을 할 리 없다는 이유였다.
특히 오리온이 집중포화를 맞았다. 담 회장이 아이팩에서 고액 배당금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최대주주를 위한 포장지 부풀리기가 아니겠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아이팩 지분은 담 회장이 53.33%, 아이팩의 자회사인 프라임링크인터내셔널(PLI)가 상호출자 방식으로 나머지(46.67%)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아이팩을 사실상 담 회장의 ‘개인 회사’로 보는 의견이 상당하다. 문제는 이를 통한 배당금 책정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팩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24억8424만 원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담 회장은 배당금으로 150억8800만 원을 챙겼다. 무려 순이익의 6배에 달하는 배당금 규모에 ‘고액 배당’ 논란이 불거졌다. 아이팩이 담 회장의 개인 회사란 지적에 이어 총수 곳간을 채워주는 금고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당금 책정은 순이익과 무관하기 때문에 법에 어긋난 것은 아니지만, 도덕적인 지탄까지 피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오리온 관계자는 1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아이팩과 과대포장 논란은 전혀 무관하다”며 “두 사안은 다른 이슈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대포장의 경우 “내용물을 보장하기 위해 법적기준을 준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담 회장의 배당금 논란과 아이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