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내기’로 10억 배당금 챙긴 국순당…갑질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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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내기’로 10억 배당금 챙긴 국순당…갑질 횡포?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5.2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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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갑의 횡포”vs“장사 안 되는 것들 얘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국순당의 전형적인 갑의 횡포, ‘밀어내기’ 논란이 한창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국순당이 연이은 영업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은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 국순당의 악재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8일 국순당을 물량 밀어내기 혐의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국순당은 지난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아직 국순당대리점주협회와의 갈등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부당해고+밀어내기=‘갑질’ 결정판

국순당대리점주협회는 지난해 10월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 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국순당을 고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사실상 지위적으로 갑의 위치에 있는 국순당이 상대적으로 약한 대리점주들을 상대로 횡포를 부렸는지에 대해 철저히 조사 중이다.

국순당 대리점주 일부는 평소 국순당 측에서 매출보다 30% 많은 물량을 내려 보내 목표량을 채우라고 압박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목표량을 채우지 못할 시 인센티브 지급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리점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재고량을 본사에 반품하지도 못한 채 막대한 손해를 입어야만 했다. 실제로 대리점주들은 막걸리 1병당 50원가량의 인센티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국순당의 밀어내기 행태는 수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국순당대리점주협회는 지난 2009년 4월 불공정계약과 물량 밀어내기로 공정위에 국순당을 신고했다. 협회 측에 따르면 국순당이 179개 조항을 내세워 대리점주들을 압박했으며 일명 ‘노예계약’을 서슴지 않았다.

신고 당시 협회 관계자는 “국순당이 매출하락의 원인을 대리점의 문제로 돌렸고, 23개 대리점을 일방적으로 정리해고한 뒤 부당하다고 항의하는 대리점주들을 내쫓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 국순당 쌀 막걸리 ⓒ뉴시스

협회의 이 같은 주장에 국순당은 “해당 조항으로 대리점을 운영한 것은 단기간이었을 뿐 이후 조항에 해당되는 대리점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되고있는 30% 물량 밀어내기와 관련해 국순당 측은 “현재 수사중인 사항이라 답하기 어렵다”라며 "수사결과가 나와봐야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순당은 대리점주협회가 불공정계약과 강제퇴출 등의 이유로 공정위에 신고한 지 3년6개월 뒤인 지난해 2월에서야 과징금 1억원의 판결을 받게 됐다.

국순당의 과징금 납부에도 불구하고 대리점주들은 피해대리점협의회를 구성해 지난해 7월 말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국순당 본사 앞에서 피해 보상을 위한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는 민주당을지로위원회도 참여해 국순당의 행태를 비판, 갑을상생협상을 촉구에 나서기도 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되자 배중호 국순당 대표는 국정감사에 출석, 지난해 10월 감사장에 나와 대리점주의 피해를 인정했다. 당시 배 대표는 국감에서 피해대리점주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도 국순당과 협회 측의 의견은 좁아지지 않고 있다.

협회 측의 한 관계자는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배 대표의 약속을 믿고 대리점주들이 집회와 농성을 즉각 철회했으나 국감에서 약속했던 것은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법대로 하라는 식으로 나왔다”고 억울함을 성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협회의 불만이 쉽게 누그러지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실적 하락을 대리점주에게 떠맡기면서 정작 국순당 대표와 주주들은 십억대 연봉과 배당금을 챙긴다는 것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배중호 국순당 대표는 지난해 급여 7억8200만원과 상여금 2억4300만원을 합쳐 총 10억2500만원을 받았다. 또한 국순당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연매출 992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의 1187억원보다 10%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2012년의 57억원에 비해 4분의 1에 불과하다. 매출은 18.6% 줄어든 216억8300만원을, 순이익은 69.1% 감소한 6억2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리점주들의 끝없는 원성과 연이은 적자에도 국순당의 임원진은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어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징금 1억 냈으니 우린 떳떳해”

국순당 관계자는 “지난 2009년 자의적으로 그만둔 대리점주 13명이 최근에 우리 측을 고소하면서 검찰조사를 받게 된 게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들어 일부 대리점주들이 수년 전 일을 갖고 고소하는 바람에 재차 논란이 된 것일 뿐, 지난해 공정위의 뜻에 따라 과징금을 모두 납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협회 측의 고소 건 때문에 현재 검찰 조사 중이며,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다”며 “이후 상황은 검찰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너 소유의 10억대 배당금에 대해서는 “그건 논란일 뿐이지 아는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잇따라 회자되는 국순당 측의 횡포를 접한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데 중소기업의 임직원들이 서로 수십억 대 연봉 잔치를 벌였다는 건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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