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에도 '선'은 있다…"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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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에도 '선'은 있다…"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5.28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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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도 넘은 공세’는 멈춰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서울시장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방이 심해지고 있다 ⓒ 뉴시스

서울시장 선거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심지어 정몽준, 박원순 후보들의 가족싸움으로 번졌다. '박원순 아내'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르내리며 서울시장 후보들의 정책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몽준 후보 측은 박원순 후보의 부인인 강난희 여사가 보이지 않는다며 공식석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몽준 후보 캠프 측은 강 여사의 출국설을 제기했고 한 보수 언론사는 성형설까지 보도하는 등 강난희 여사에 대한 '설'이 일파만파 퍼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정몽준 후보의 부인인 김영명 여사는 직접 방송 출연 하면서 "가족도 공인이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박 후보 측을 우회 압박했다.

박원순 후보 측은 "치졸하다"면서 "네거티브 공세를 퍼붓지 말라"고 받아치자, 정몽준 후보는 "나경원 후보의 1억원 피부과로 먼저 네거티브 한 쪽이 누구냐"며 날을 세웠다.

그런데 이번 강 여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네거티브 공방은 도를 넘고 있다.

근거없는 설만 난무하고 있다. 박원순 후보 부인의 출국설, 성형설 등 사건으로 논란이 있는 게 아닌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물론 박 후보의 부인이 실제로 외국에 나가있고, 성형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박 후보가 그간 쌓아온 서민적인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라고 밝혀졌을 때 일이다.

네거티브 효과를 노리고 어떠한 사실관계 없이 그저 설만 흘리며 공세를 퍼붓는 것은 흠집내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새누리당에서는 지원사격에 나섰다. 새누리당 최경환 선거대책위원장은 27일 선거대책회의에서 "선거 때는 배우자를 보고하는 것도 많이 있다. 박 후보 부인은 어디에 계시냐"면서 공식석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도넘은 네거티브 공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고인까지 거론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방북 당시 "존경하는 김정일 장군님"이라는 발언을 문제 삼았다. 박 후보 측은 "이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국가관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며 종북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한 정 명예회장의 부인인 고 변중석 여사까지 끌어들어며 비난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당의 원내대표까지 한 국회의원이, 시민에게 공식석상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폭력이다. 강난희 여사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어떠한 의무도 없다. 고인의 명예는 아랑곳 없이 대기업 회장에게 종북혐의를 씌우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울시장 선거를 보고 있노라면,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 자꾸 떠오르는 건 기자만의 생각일까.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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