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만 꽂으면 된다고?˝…'텃밭'이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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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만 꽂으면 된다고?˝…'텃밭'이 변하고 있다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6.03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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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지방선거 접전지 총정리②〉대구, 부산, 광주…이례적 '접전' 구도에 '깜깜이 선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깃발'만 꽂으면 됐다. 본선보다 경선이 더 중요했다. 사람보단 당이 중요했다.

'경상도=새누리당', '전라도=새정치연합'이라는 공식은 전혀 낯설지 않다. 언제나 이변은 없었다. 경상도와 전라도는 새누리당과 전라도 각 당의 힘을 이끄는 원천이다.

하지만 이번 6·4지방선거 구도는 이례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텃밭이 달라지고 있다. 대구에선 새정치연합 김부겸이, 부산에선 무소속 오거돈이, 광주에선 무소속 이용섭이 텃밭세에 도전장을 냈다. 이들은 텃밭 정당에 버금가는 지지율을 보이며 접전을 펼치고 있다. 변화의 조짐을 읽을 수 있다. '텃밭'이 흔들리고 있다.

▲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와 새정치연합 김부겸 후보의 현수막 ⓒ 권영진 선거사무소

◇대구-김부겸, 불모지 대구서 '새 정치' 깃발을?

대구시장 선거는 초접전이다. 새누리당에선 권영진 후보가, 새정치연합에선 김부겸 후보가 각각 나섰다.

대구는 전형적인 새누리당 텃밭이다. 본선인 지방선거보다 예선인 새누리당 경선대회가 더 중요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복병이 등장했다.

김부겸 후보가 선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공약이다. 김부겸 후보의 가장 큰 공약은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이다. 선거용 포스터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웃고있는 사진을 내걸었다.

김부겸 후보는 "대구 출신 박근혜 대통령에, 야당시장이 되면 못할 것 없다"면서 밀어붙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화합을 강조한다.

권영진 후보는 이 전략을 "불순한 의도"라고 언급했다. 권영진 후보는 "표를 얻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을 이용하고있다"고 맞서고 있다.

권영진 후보의 핵심 공약은 '3355 일자리창출'이다. 대구시장 재임 동안 일자리 창출을 주요 사업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 부산시장 오거돈 후보 ⓒ 뉴시스부산시장 서병수 후보 ⓒ 뉴시스

◇부산-"원래 야도 아입니꺼"

PK인 부산에선 몇 년 전부터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지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에선 허남식 후보가, 민주당에선 김정길후보가 붙었다. 당초 허남식 후보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며 독주를 예상했으나 선거날이 다가오면서 김정길 후보와 '접전'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허남식 후보가 55.5%를, 김정길 후보가 44.5%의 득표율을 얻어 허 후보가 당선됐지만 변화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김정길 후보는 "외형적으로는  졌지만 내용적으로 이긴, 야도 부산의 부활을 알리는 위대한 선거가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같은 '접전'이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벌어졌다. 리서치앤리서치에 따르면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과 무소속 오거돈 후보는 각각 40.2%와 41.0%로, 단 1%의 지지율 격차를 보이며 접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 <시사오늘>이 르포를 떠났을 때 부산지역 민심을 조금 엿들을 수 있었다. 부산 시민들이 생각하는 서병수후보는 '토박이'라는 개념이 강했고, 오거돈 후보는 '행정가' 이미지가 강했다.

때문에 내부에서도 표가 엇갈렸다. 운수업을 하는 김 모 씨는 "박근혜 대통령만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좋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선 오거돈 후보를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텃밭이지만 변화를 열망하는 부산시민들로 인해 지지율이 접전으로 펼쳐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 새정치연합 강운태(오른쪽) 후보와 이용섭(왼쪽)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가운데)후보 ⓒ 뉴시스

◇광주-2017 정권 교체 vs 전략공천 '심판' 

광주는 새정치연합 텃밭이다. 이번 6·4선거에서도 이변 없이 흘러가는 듯 보였으나 막판 변수가 생겼다. 안철수 대표의 '전략 공천'이다. 안 대표는 전략공천으로 윤장현 전 위원장을 광주시장 후보로 공천했다. 

광주시장 재선을 도전하는 강운태 후보와 광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용섭 후보는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에 반발했다. 이 둘은 급기야 탈당을 강행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강운태, 이용섭 후보는 강운태 후보로 단일화 했다. 두 사람 사이에 여론추이를 보면 박빙이다.

공표 마지막 날 한겨레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장현 후보가 34.4%를, 강운태 후보가 33.3%를 기록했다. 또 매일경제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윤장현 후보가 35.7%, 강운태 후보가 40.2%를 기록했다. 모두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운태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전략공천 심판"을 내걸었다. 반면 윤장현 후보는 "2017 대선 정권교체"프레임을 들고나와 바짝 추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광주 시장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지에 따라 승패가 갈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선 광주시장 선거로 안철수 대표의 정치생명이 달려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전략공천으로 임명한 윤장현 후보가 만약 광주 시민들에게 외면을 받는다면, 안 대표 당권유지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되면 광주시장에 새정치연합 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안 대표는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조기 전당대회가 점쳐진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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