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정치, 책을 만나다 <권력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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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정치, 책을 만나다 <권력의 역설>
  • 노유선 기자
  • 승인 2014.06.17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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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야합하면 버림 받는 역설적 상황, 그 현장을 가장 먼저 목격한 사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노유선 기자) 

▲ <권력의 역설.우종창 파워취재기> 출판사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시사오늘

책을 읽는 내내 '역사 교과서'를 보는 줄 알았다. 이 책은 현장을 누구보다 먼저 맞닥뜨리는 기자, 그가 본 8-90년대를 담고 있다. 특히 정경유착의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신문은 ‘오늘이라는 말끔한 포장지에 말아놓은 내일의 역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말이 절절하게 다가왔다.

저자 우종창씨는 <조선일보>, <주간조선>, <월간조선>을 넘나든 베테랑 기자다. 12·12사태 녹음테이프 공개로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고, 북한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 일가 서방 탈출보도로 포상금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기자를 꿈꾸는 이는 열혈기자가 되고픈 ‘불씨’가 어느새 가슴속에 심어져 있음을 알게 되리라.

저자의 의도도 그러한 듯 보인다. 그는 서문 끝부분에서 "똥파리와 같은 치열한 정신으로 무장한 기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 사회는 한층 밝아질 것이다"고 말한다. 8-90년대는 '권력-돈-주먹'이 얽히고설켜 있었지만, 진실이 이 모든 모략, 음해, 비방 등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게 이 책 전체의 맥락이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역대 권력자들과 돈에 얽힌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기자를 지망하지 않는다해도 <권력의 역설>은 정치·사회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합리적이게끔' 교정해 줄 것이다. 성향이 오른쪽에 가깝다면 보다 왼쪽으로. 그 반대도 가능하다. 기자가 냉철한 눈으로 보고 뜨거운 가슴으로 움켜쥔 진실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권력에 야합한 돈과 주먹이 오히려 토사구팽 당하는 모습을 통렬하게 그렸다. 하지만 거기서 끝났다면 세상을 비난하는 흔하디흔한 책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됨'을 중시하는 고(故)이병철의 경영 방식, 퇴임하는 순간까지 가난했던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간적 고뇌는 이 책의 '양념'과도 같다. 또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식탐이 대단하면서도 천천히 즐기는 미식가이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꺼번에 빨리 먹는 스타일이란 비교는 어두운 책에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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