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정치, 책을 만나다 <보수는 무엇을 보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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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정치, 책을 만나다 <보수는 무엇을 보수하는가>
  • 노유선 기자
  • 승인 2014.07.07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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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뇌가 둘로 나뉘면, 날지도 못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노유선 기자)

이 책은 프롤로그 없이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작한다.

"상당한 변화의 수단이 없는 국가는 자신을 보수할 수단이 없다."

'변화'와 '보수'를 같은 맥락에서 본 것이다. '변화'와 '진보'를 한 묶음으로 보는 통상적 관념과는 사뭇 다르다. 사회평론가이자 소설가인 복거일은 '진정한 보수'에 대해 사전적 의미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나간다.

보수(保守)는 '보존'과 '수호'를 뜻한다. 그렇다면 보수 세력은 무엇을 보존하고 수호해야 할까? 우리나라는 헌법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향한다고 명시한다. 경제적 차원에선 '자본주의'를 구성원리로 삼는다. 다시 말해, 보수 세력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아우른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자본주의'를 보수하는 사람들이다.

복거일은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좌파의 비유를 논리적으로 반박한다. 그는 "새의 날개는 물리적 운동을 위한 물체"라며 " 새의 날개를 통제하는 것은 뇌며, 뇌가 둘로 나뉘어 움직이면, 새가 날지도 살지도 못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렇게 생각지 못했지만 당연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통념을 꼬집는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필연적 긴장관계를 설명한 뒤, 자본주의의 '무죄'를 입증한다. 그는 '자본주의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서 생긴 문제들을 자본주의의 본질적 결점들로 여기는 태도'를 안타깝게 여겼다. 금융위기는 규제가 적어서가 아니라, 규제를 잘못 설계했기 때문에, 진단과 처방에서 불충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저자는 합리적인 대북 정책과 오늘날 보수가 침체한 이유를 상세하게 점검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보수의 전략과 각오'로 이어진다. 보수 세력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이설(異說)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는 게 이 책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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