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은 숨기고 웃음은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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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은 숨기고 웃음은 보여라
  • 환타임스=이송 기자
  • 승인 2010.04.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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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의 중국이야기-지략의 귀재> 10계 소리장도(笑裏藏刀)

소리장도(笑裏藏刀),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칼을 품는다는 뜻이다. 중국인들은 양봉음위(陽奉陰違)라는 말도 자주 사용한다. 즉, 겉으로는 상대를 위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상대를 해친다는 뜻이다. 두 개의 다른 얼굴을 가지는 계략이다. 다만 양봉음위는 나보다 지위가 높거나 세력이 강한 사람에게 쓰는 계략인 데 반해, 소리장도는 자기가 해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양봉음위는 상대를 반드시 죽이려는 것은 아니지만 소리장도는 상대를 죽인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원래 소리장도는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시 한 구절인 ‘소중유도잠살인(笑中有刀潛殺人)’에서 비롯된 성어다. 중국인들은 이러한 계략을 쓰는 사람들을 양면파(兩面派), 즉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양면 계략은 중국의 관가에서 수천 년 동안 사용되어져 왔다. 두 얼굴을 거부했던 강직한 충신들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수없이 살해되었다.

적과 나의 힘을 비교해서 적을 이길 수 있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공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적이 강해서 공격할 수 없을 때에는 적을 향해 미소를 보임으로써, 적이 나를 믿고 호감을 가지고 경계심을 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기회를 엿보다가 적이 방심하는 순간을 이용하여 적을 죽이는 것이 소리장도 전략이다. 겉으로는 적에게 미소를 짓지만, 속으로는 적을 죽이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면서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간신 조고의 두 얼굴

기원전 200여 년 무렵, 중국 진(秦)나라의 간신 조고(趙高)가 진시황(秦始皇)의 둘째 아들 호해(胡亥)를 황제로 세우고, 선왕의 공신들을 모두 죽여 버렸다. 다 제거하고 일등공신인 승상 이사(李斯)만 남아 있었는데, 조고는 이사마저 죽이기 위해 두 얼굴의 수법을 사용한다. 조고는 진시황의 2세인 호해에게 “이사가 공을 많이 세웠음에도 토지를 적게 받아 대왕께 불만이 많습니다.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후환이 두렵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호해는 조고에게 당신이 알아서 처리하라고 권한을 넘겼다.

조고는 다시 안면을 바꾸고 이사를 찾아가 “지금 나라에 도둑이 들끓어 백성들의 불만이 많고, 국가 재정이 빈곤하여 나라가 위태롭습니다. 황제는 매일 정사를 팽개치고 매일 술 마시고 놀고만 있으니, 승상이 직접 충언을 올리십시오”라고 권했다. 이사는 조고의 말이 옳다고 여겨 2세에게 직접 진언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고는 사전에 모략을 꾸며 호해가 술 마시며 노는 자리에 이사가 진언하러 들어오도록 꾸몄다. 질펀하게 노는 자리에 이사가 들이닥쳐 충언을 하자, 황제는 흥이 깨져 대로하며 이사를 감옥에 가두고 말았다.

일반 비즈니스 활동에서도 소리장도 전략은 자주 애용된다. 중국인들은 상대방과 협상을 할 때,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며 온화하고 겸손하며 너그러운 태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속으로는 전혀 온화하지 않으며 치밀하게 실리를 따지고, 잔인한 흑심까지 품는 경우가 많다. 모든 우호적인 방법을 다 동원함으로써, 상대방이 나에 대한 경계심을 풀게 만든다. 또 성실한 태도를 보여주어 나를 완전히 믿고 의지하게 만든다. 그러다가 기회다 싶으면 상대방이 대비하지 못하도록 아주 신속하게 공격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소리장도 전략의 특징은 속에 칼을 숨겼으면서도 겉으로는 아주 친절하고 우호적인 태도로 위장하는 것이다. 상대가 나의 미소에 완전히 속아 경계심을 풀고 나를 완전히 믿게 만드는 것이다. 즉, 칼을 철저하게 미소로 위장하여 상대가 칼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도록 부드럽게 대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려면 공짜 친절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상대가 특별한 이유 없이 우호적일 때에는 이를 의심해야 한다. 소리장도 전략은 나의 무장해제를 노리는 것이므로, 너무 맹신하는 것을 경계하자.
원본 기사 보기:환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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