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최근 내수용과 수출용 신라면 컵으로 역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에 퍼져있는 ‘농심 신라면의 진실’이 근거지다.
이는 한국에 거주하는 한 일본인 블로거가 홍콩에 가는 회사 직원에게 부탁해 중국에서 판매되는 ‘신라면 컵’을 구해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판매되는 신라면 컵을 비교한 게시글이다.
“역차별 말도 안 돼, 각국 식문화 따랐을 뿐”
해당 블로거는 한·중·일 각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 컵 제품을 한 자리에 모아 사진과 함께 면과 스프의 용량 등을 구체적으로 비교 분석해 놨다.
블로거가 작성한 게시글에 따르면 아래와 같다.
# 한·중·일 신라면 컵 대격돌이다. 일본판 100엔, 한국판 800원 후반, 중국의 경우 시중판매가가 저렴할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판의 건더기 스프는 양도 많고 표고버섯, 파, 당근, 이외 조그만 계란이 들어가 있다. 한국판 건더기 스프의 경우 표고버섯과 파, 당근이 들어가 있지만, 내용물이 한심하다. 한국 기업은 자국민한테 엄한 것 같다. 중국판은 표고버섯과 당근이 가득 들어있다. 면의 용량도 셋 다 다르다. 일본판 61g, 한국판 44g, 중국판 65g으로 한국판에 비해 일본판이 28%, 중국판이 32% 증량됐다.
해당 글을 읽어보면 한국 신라면 컵 제품이 다른 두 국가와 달리 면과 건더기의 양이 눈에 띄게 적어 농심이 자국민을 차별하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이 글을 접한 한국 소비자들은 “농심 역시 자국민 역차별이 정도를 넘어섰다”, “불매운동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비난을 쏟아 붓고 있다.
이처럼 제과업체들이 국내용과 수출용 제품에 차이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예전부터 제기된 신라면 사례도 재조명하기 시작한 것.
반면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농심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농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 생산되는 내수용 제품은 65g에 850원, 일본 수출용 제품의 경우 75g에 173엔, 한화로 환산할 시 173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중국 상하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신라면 컵 제품은 72g에 7.5위엔, 즉 1250원으로 가격이 책정돼 있다는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해당 글은 2010년에 일본인 블로그 게시자가 글을 게시한 뒤 최근에 다시 올렸다”며 “당시 가격과 현재가격 간 상당한 차이가 있음에도 현재가를 명시하지 않고 사실 확인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로 지난번과 똑같은 글을 올려 소비자를 혼동시켰다“고 반박했다.
이어 “본사는 각국의 경쟁 라면업체와 식문화를 고려해 가격과 용량, 재료 등을 차별화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용량과 가격을 세밀히 따져보면 자국민 역차별이 아닌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글을 게시한 블로거가 한국 소비자가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결론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만 고려하다 자국민 소외시키는 일 없어야…
그러나 농심의 해명과 석연찮은 판단으로 작성된 게시글이라는 일각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농심을 향한 소비자들의 불신과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되레 농심을 국내 타 기업들과 한데 묶어 “국내 소비자를 외면한 채 해외 소비자만 고려한 경영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높이고 있다.
내수용 제품도 수출용처럼 가격 인상과 함께 제품 용량을 늘려 역차별 논란을 잠식시키는 게 어떻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농심 관계자는 "그것은 현재 회사 측이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소비자들이 직접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사료된다"고 말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