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미래③>청년 정치인들에게 묻다…야당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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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미래③>청년 정치인들에게 묻다…야당의 미래는?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8.24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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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정은혜 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
통합진보당 김식 수원청년회장
정의당 문정은 부대표 3당 3색 인터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재보선 패배로 가라앉은 분위기의 야권이다. 범야권이라고 부르는 새정치민주연합, 통합진보당, 그리고 정의당의 젊은 정치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새정치연합 정은혜 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은 민주당 시절부터 부대변인직을 거쳐 지방선거에선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등 야권을 대표하는 젊은 정치인으로 이름을 알려왔다. 통합진보당 김식 수원청년회장은 이번 7·30 재보선서 수원정(영통)에 출마했고, 정의당 문정은 부대표도 재보선서 광주 광산을에 도전했다.

<시사오늘>은 지난 21일 새정치연합의 정 부소장, 진보당 김 회장, 정의당 문 부대표를 만나 야권의 미래를 물어봤다. 다음은 기자가 정리한 ‘3당 3색’ 인터뷰 내용이다.

▲ 새정치연합 정은혜 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 통합진보당 김식 수원청년회장, 정의당 문정은 부대표ⓒ 시사오늘

Q. 재보선서 야권이 완패했다. 이 평가에 동의하는가.

정은혜(이하 정) : “동의한다. 다만 ‘승리냐 패배냐’로만 나눠서 말하고 싶진 않다.”

김식(이하 김) : “통합진보당뿐 아니라 야권 전체에 냉혹한 평가가 내려졌다고 본다.”

문정은(이하 문) : “야권 참패가 맞다. 다만 정의당은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야권은 왜 패배했을까?

세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왜 졌다고 보나’였다.

Q. 새정치연합부터 패배 이유를 말해준다면.

정 : “선거 과정에서 얼마나 간절하고 절실했는가. 그런 것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새정치연합이 정말 열심히 했는데도 졌다면 국민들이 안타까워했을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 여론을 들어보면 ‘질 선거 졌다. 당연한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이게 더 무서운 거다.”

Q. 간절함이 느껴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정 : “좀 세게 말하고 싶다. ‘만년 야당’을 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정당의 존재 목표는 집권이라고 생각한다. 수권정당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그냥 제1야당에 안주하고 있다. 굳이 집권을 하지 않아도 나는 의원이 될 수가 있으니까. 우리의 과거 선배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만들어둔 기반에서 쉬고 있는 거다. 집권할 의지가 있는 건지, 집권할 능력은 있는 건지 당에 묻고 싶다.”

Q. 기반이라고 하면 호남을 말하는 건가.

정 : “호남이라기보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브랜드, 구 민주당이라는 브랜드에 기댄다는 느낌이다. 새누리당보다도 변화와 혁신을 하지 않는다. 이번 선거만 봐도 그렇다.”

Q.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새누리당에 밀렸다고 보는지.

정 : “변화의 노력과 단합이다. 새누리당은 쇼라고 비난받건 말건 이준석을 혁신위원장에 앉히고, 반바지를 입고 ‘혁신작렬’이라는 구호를 만들어서 보여줬다. 국민들은 쇼라는걸 알면서도 ‘저 사람들이 변하려고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실제 변하든 변하지 않든 상관없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은 어떤 노력을 했나. 똘똘 뭉쳐도 어려운 선거에서 뿔뿔이 흩어졌다. 서로 상처입고, 공천과정서 힘들어하고. 더하기 정치하자고 했는데 빼기 정치가 됐다. 우스갯소리로 새누리당은 평소에 계파가 싸우다가도 선거 때만 되면 뭉치는데, 새정치연합은 평소에는 계파 간에 잘 지내다가도 선거만 되면 싸운다고들 한다.”

▲ 새정치연합 정은혜 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 ⓒ 시사오늘

Q. 통합진보당의 경우는 어떤가.

김 : “당이 원체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방선거에 이어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의혹(김식 회장은 내란조작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으로 불거진 종북 프레임을 극복하기 어려웠다. 재판도 진행 중이었고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많이 남은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기 때문이다.”

Q. 당 내적인 문제보다는 외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말인지.

김 : “외적인 문제가 더 크다는 이야기다. 일부 외신기자들이 진보당을 놓고 ‘이렇게 공격받았는데도 정당이 없어지지 않은 것이 더 이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당이 와해되는 것이 당연한 지경인데 이렇게 단단히 뭉쳐있는 것은 처음 본다고 했다. 그만큼 내부적 결속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단단한 상태로 보인다. 내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진보당은 노동자와 농민들이 지지해서 만들어졌고 또 키워준 정당인데, 그분들에게 일부 소홀해진 부분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간 연대를 맺어왔던 단체들에 다가가지 못하기도 했다.”

Q.정의당의 평이 궁금하다. 또 소기의 성과라는 것은 무엇인지.

문 : “이번 재보선 승패에 두 가지 시각이 있었다. 한 가지는 정의당에 대한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야권 전체에 대한 것이다. 전자는 정의당이 1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는 노회찬 후보가 지면서 실패했다. 후자는 새누리당의 과반석 확보 저지다. 후자의 경우 처음에는 11석 이상 가져오겠다던 새정치연합이 나중에는 안 대표가 5석도 선전이라고 말하면서 승리 조건이 낮춰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그마저도 무너진 4석으로 끝났다. 완패라고 판단하는 이유다.”

Q. 소기의 성과라는 것은 무엇인가.

문 : “정의당은 진보정당으로서는 14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홀로서기 한  것으로 따지면 사실 생긴 지 1년 10개월밖에 되지 않은 정당이다. 그간 운동권 정당 또는 종북 프레임에 걸려서 운신의 폭이 좁았던 정당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나, 합리적이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정당으로의 ‘포지션’을 가진 것이 그것밖에 안 됐다는 것이다. 만들어진 뒤 물리적인 시간이 짧아서 아직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선거를 거치며 널리 알려야 했다. 저번 지방선거는 당의 여건상 수도권 등 주요지역에 후보를 내지 못했지만, 이번 재보선은 노회찬 전 대표나 천호선 대표 등을 중심으로 당의 이름과 이미지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고 본다.

통합진보당 김식 수원청년회장 ⓒ 시사오늘

야권연대, 어떻게 봐야 할까?

이번 선거의 결과는 야권연대의 실패라는 분석도 많이 나왔다. ‘야권연대’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정 : “야권연대는 분명히 명분이 있어야 한다. 명분 없이 하는 야권연대는 지분 나누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Q. 연대를 넘어 정의당과의 통합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정 : “나는 다양한 정당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선거제도가 소선거구제이기 때문에 다양한 정당들이 존재하기 어려운 구조긴 하지만, 본인의 이념이나 생각이 다른데 굳이 통합을 해야 하나 싶다. 한데 모아 야권이라고 불리긴 하지만 진보진영 내에도 굉장히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억지로 통합한다, 혹은 통합하지 않는다 이런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김 : “순수한 야권연대는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재보선은 의석수를 늘리기에 급급한, 순수하지 못한 야권연대다.”

Q. 정치공학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정당이 의석수를 얻으려 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김 : “순수성은 국민들이 지난 총선 때는 야권연대를 만들어서 전국적인 승리를 가져왔었는데 이번 야권연대는 감동을 주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의 공포정치에 맞서서 이를 극복하는 모양새가 되어야 했다. 특히 새정치연합이 큰형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니까 야권연대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못 나가는 거다.”함께 연대를 해나가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Q. 정의당은 새정치연합과의 통합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문 :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이다. 아니 사실 많은 당원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새정치연합의 역사는 사실 수혈의 역사다. 과거에도 당에 위기가 오자 486 운동권 인사들을 수혈해서 고비를 넘겼다. 스스로 육성하는 게 아니라 시쳇말로 ‘팔리는’시민사회의 유명 인사들을 영입한다. 정의당 입장에서는 수혈 대상이 되기 싫다. 새정치연합은 자생적 변화를 최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 아닌가?”

Q. 하지만 당장 다음 총선에서 야권연대 없이는 당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문 :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은 아직도 정의당이라는 정당 만들기 과정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에 있다. 의석이 줄어든다고 정의당이 사라지지도 않고. 서두르지는 않는다. 다만 당장 다음 총선과 대선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야권연대를 통한 연합정치 시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정의당 문정은 부대표ⓒ 시사오늘

야권은 어디로 가야 하나?

이들은 현재도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향후 당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인사들이기도 하다. 이들에게 ‘앞으로 당이, 야권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정 : “지금과 같은 방식이면 한마디로 ‘노답’이라고 생각한다. 도돌이표를 보는 것 같다. 선거에 지고, 대표와 지도부 다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고, 또 선거에 지고…누군가 그렇게 말하더라. 새누리당은 선거 전에 비대위를 만들고, 새정치연합은 선거에서 지고 나서 비대위를 꾸린다고. 지금 새정치연합에 중요한 것은 새로운 걸 만들지 말고 과거에 했던 방식을 버리는 것이다. 대표적인 건 계파다. 계파는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존재 방식을 버려야 한다. 지금은 A계파가 망해야 B계파가 당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기반에는 정권을 잡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있다. 공천도 그렇다. 전략공천 자체는 잘못된 게 아니다. 잘못 이용하는 것이 문제다.”

김 : “일단 내란음모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다. 프레임이 워낙 강하게 씌워져 있다. 사회에 만연한 ‘레드콤플렉스’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다행히 4대종단 지도자분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성원을 보내주고 있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내란음모 사건도, 인혁당 사건도 전부 나중에 무죄로 밝혀지지 않았나. 지지율이 바닥을 친 상황에서 재판 결과가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문 : “정의당에게 주어진 숙제는 크게 두 가지다. 사람들에게 ‘정의당이 있어요’라고 알리는 것과, ‘정의당은 통합진보당과는 달라요’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 다음은 당내의 ‘스타급’ 인사분들을 넘어 정의당이 가지고 있는 포지션 자체를 알리는 단계다. 지금 많은 사람들 뇌리에 남는 정의당은 노회찬, 심상정, 유시민, 천호선의 정당이다. 보편적 복지를 위한 정당이고, 사민주의적 정책 노선을 가진 정의당 그 자체로서 인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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