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의 農飛漁天歌>˝우리도 나무 수출국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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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의 農飛漁天歌>˝우리도 나무 수출국 될 수 있다˝
  • 글 홍문표 국회의원/정리 윤진석·박근홍 기자
  • 승인 2014.09.23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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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농민 위한 정책개발-⑥>산림수출 위한 맞춤형산림지도 제작 주창
국토의 70% 산림이지만 쓰고 있는 나무 85% 수입하는 실정
국내 산림자원 제대로 활용 못하고 있어…나무 종자별 특성 파악 후 지형
지질 강우량 기후 등 적재적소에 맞는 나무 육성하면 산림 보존 가능
예산 홍성 시범 운영 中 전국적 확산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글 홍문표 국회의원/정리 윤진석·박근홍 기자)

"우리나라도 핀란드처럼 나무 수출 강대국이 될 수 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개중에는 ‘그게 가능해?’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가능하다. 산림수출을 위한 맞춤형산림지도를 제작하면 된다.

선뜻 이해가 안 간다면 경기도 광릉수목원을 떠올려 보라. 외국나무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백년도 더 된 아름드리나무들이 한참 올려다봐야 할 만큼 길게 쭉쭉 뻗어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는 산림이 전 국토의 70%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산림이 울창한 국가이다.

현재는 64%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때는 78%를 차지하던 때도 있었다. 아파트 짓고 도로 내는 등 개발공사로 인해 64%로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15위안에 들 정도로 여전히 풍성한 산림을 자랑하고 있다.

산이 많다는 것은 나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림이 울창한데도 불구하고 정작 쓰고 있는 목재의 85%나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산이 우거졌을 뿐 쓸 자원으로 활용할만한 나무가 적고 잡풀만 우거졌다는 얘기다. 이 모두가 국내 산림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잘못된 정책 탓인 것이다.

그동안 나는 나무 종자별 특성을 알아 지형, 지질, 강우량 기후에 맞게 적재적소에 맞는 나무를 육성하면 효율적으로 산림을 보존할 수 있고 산업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가칭 맞춤형산림지도 제작을 주창해 왔다.

실제 맞춤형 산림육성이 이뤄지고 있는 곳도 있다. 3년 정도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내 지역구인 예산·홍성은 이미 맞춤형 산림지도가 제작됐다.

예로 홍성군의 흙이 사토다, 그러면 온도는 몇 도인지 일 년에 비는 얼마나 오는지 등을 조사해 맞춤형 지도에 써놓는 것이다. 그런 뒤 홍성의 토양과 기후에 맞는 나무를 개종해 심으면 빠른 속도로 강하게 자랄 게 아닌가.

나무는 보통 15~20년은 지나야 본연의 가치가 발휘된다. 훗날 맞춤형산림지도 제작이 우리나라 전역으로 보편화돼 핀란드처럼 나무수출국이 된다고 생각해 보라. 너무도 가슴 벅찬 일이다.

사실상 나무는 석유보다 더 좋은 자원이다. 대부분 석유를 최고의 자원으로 알고 있지만 석유보다 더 좋은 게 나무다. 석유는 쓰면 쓸수록 고갈되지만 나무는 심고 가꾸기만 하면 언제든 경제성 있는 우수한 자원으로 변모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대다수 산은 아무거나 심어놓은 산에 불과하다. 적재적소에 맞는 수종을 심어놓은 게 아니라 그냥 아무 나무나 꽂아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우리나라 산에 제일 많은 나무는 아카시아나무다. 이 아카시아나무는 화목(火木)으로도 쓰지 못한다. 왜 그런가. 나무 자체에 열량이 나오지 않을 만큼 자원 가치로는 쓸모가 없는 이유에서다.

열량이 제일 많이 나오는 나무는 솔과 송진이 많이 붙어 있는 옛날 우리 국산송이다. 외래송이 아닌 국산소나무 중 마디가 아주 많은 게 있는데 그 안에 기름이 들어있다.

국산소나무에 기름 양이 많으면 웬만한 석탄보다 더 좋은 화력을 낸다. 경기도 이천 같은데 가면 도자기 공장이 많다. 이런 곳에서는 화학조개탄을 쓰면 그릇이 잘 나오지 않아 천연조개탄용으로 국산소나무를 쓴다. 이 때문에 국산소나무를 일부러 재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나라 산은 이런 좋은 재질의 국산소나무가 산림의 주를  이루는 대신 화목으로도 쓰지 못하는 아카시아나무들만 갖게 된 것일까.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나라도 국산소나무처럼 좋은 재질의 나무들로 빼곡하게 채워지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대부분의 나무를 착취당했다.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의 좋은 나무를 다 베어버린 것이다. 그래서인지 붉은 산, 소위말해 죄다 민둥산이었다고 전해진다.

해방을 맞은 후에도 우리나라는 6·25가 발발해 푸른 산을 보기가 어려운 형편이었다.  바로 이 때 국가에서 산을 푸르게 하려고 급조해 심은 것이 오늘날 흔히 발견되는 아카시아나무다.

임시로라도 산을 푸르게 하기 위해 빨리 자라는 특성을 가진 아카시아나무를 부랴부랴 심기 바빴던 잘못된 국가정책으로 인해 40~50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나라 산은 쓸모 있는 나무가 아닌 아카시아나무로 도배된 것이다.

지금이라도 맞춤형 산림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각 지역 풍토에 맞는 신품종을 개종해 적재적소에 심으면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세계 나무의 3분의 1을 수출하는 핀란드처럼 될 수 있다.

핀란드 국토는 우리나라 땅의 반밖에 되지 않는데다 산림 규모 역시 우리나라보다 적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 바람과 기후, 우량 토질 등을 조사해 자기 나라에 맞는 나무를 심었고 그 덕분에 국부의 90%를 목재로 수출해 먹고 사는 나라가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핀란드보다 더 좋은 환경을 가졌는데도 거의 대부분을 수입 목재에 의존하고 있으니 참으로 속상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 확신에 찬 비전 아래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이제라도 잘못된 산림정책을 바로 잡으면 된다.

산업적 가치가 높은 쓸 수 있는 나무를 만드는 첫 단추, 시작은 맞춤형산림지도 제작의 전국적 확산에 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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