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數)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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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數)의 세계
  • 고정길 편집주간
  • 승인 2010.05.17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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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세계에서는 거의라든가 대개라는 말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나면 하나고 둘이면 둘이어야 합니다. 절대 값 외에는 그 외의 답은 있을 수 없는 것이 수의 세계입니다.

잠시 우리의 수의 세계를 드려다 봅시다. 음료수 심부름을 시켜봅시다.

“몇 병을 사올까요” 묻습니다. 아버지는 두 병이면 두병, 세병이면 세병이라고 꼭 꼬집어 말하지 않습니다.

막연히 “대 여섯 병” 이라고 말을 합니다. 우리는 대 여섯 병 이라는 수의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수의 개념은 가장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하는데도 일상적으로는 추상적 개념으로 수를 사용하면서도 자녀들에게는 수학을 잘 해줄 것을 요구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수학을 잘하고 못하고 하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대개’라는 수의 개념에서 살아온 애들이 자라서 합리적 사고를 할까 그것이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수학은 엄정하고 순수합니다. 수학적인 논리의 세계에서는 협잡이나 비약이나 억지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수의 개념이 희박한 사회에서는 부조리가 판을 치게 됩니다.

정실이 흐르고 모순과 불합리한 사고와 조작이 성행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대충대충 넘깁니다. 그러다 보니 합리성보다는 추상적이고 눈치로 관측하는 직관이 더 발달이 되어있습니다.

과거보다는 훨씬 누그러진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눈도장을 더 믿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광맥을 찾듯이 지연과 혈연 그리고 학연의 인맥을 찾는데 주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 직관적 사고가 없어지지 않는 한 우리 사회는 건강해질 수가 없습니다.

교육감은 정치에 무관해야 합니다. 교육감 후보들이 교육정책을 정치권과 연대하고 친분을 과시하고 물밑지원을 요청하는 등 정치권 기대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가장 수학적 사고를 해야 할 교육감후보들이 지연 혈연 학연의 광맥을 찾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니 개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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