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파워 이재오 인맥. 부활하는 ‘이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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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파워 이재오 인맥. 부활하는 ‘이재오’
  • 신민주 기자
  • 승인 2008.12.0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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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계 당과 청와대에 요직 꿰차.. ‘함께 내일로’ 등 통해 세력 확장 중
이재오 차기대권 성공 여부는 대중성?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의 핵심측근으로 불리는 인사들이 당·정·청 핵심부에 포진하면서 ‘이재오의 부활’이란 용어들이 심심치 않게 정가를 떠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1등 공신인 이 전 의원은 4·9 총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에게 공천반납을 요구할 정도로 기세등등했다. 하지만 이 전 부의장이 ‘이명박계’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정두언 의원을 비롯한 소장파가 분가함으로써 이 전 의원의 위상은 축소돼 갔다.

그리고 이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게 덜미가 잡혀 금배지를 다는 데 실패하자,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돌았다. 이 전 의원이 미국으로 떠나자 ‘이재오계가 해체됐다’는 풍문이 나돌 정도였다. 때문에 여권의 권력구도는 이상득-정두언계가 양분한 상태로 고착화되어 가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이상득-정두언계의 갈등이 폭발하면서 권력내부의 역학구도가 요동친 것이다. 지난 6월 정두언 의원이 이상득 전 부의장과 박영준 전 청와대비서관 등 4명을 ‘권력사유화’의 장본인으로 몰아붙이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인적교체를 단행하는 혼란이 찾아왔다. 하지만 이상득계나 정두언계가 인사에서 특별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찾아오면서 이재오계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간 것.
 
공성진 안경률 차명진 등 이재오계 당 장악
 
7·3전당대회에서 이재오계의 핵심인사로 꼽히는 공성진 의원이 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전 의원이 미국에서 자파는 물론 범이명박계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공성진 후보 지원을 지시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한나라당내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경선이 달아오르면서 공성진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때문에 공 후보가 이 전 의원에게 ‘SOS'를 친 것으로 안다. 이 전 의원이 몇 명의 아는 의원에게 전화를 해 공 후보 지지를 부탁했다. 물론 이 같은 일이 당락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공 의원이 최고위원에 오르면서 ‘이재오계 부활’의 서막이 됐다. 이후 7월16일 당직 인선에서 안경률 의원이 사무총장직을 차지했다. 이 의원과 안 의원의 인연은 꽤 깊다. 두 사람은 지난 97년 대선을 앞두고 ‘최형우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황명수 이인제 등과 함께 ‘온산(최형우의 아호)계’ 형성하며 동지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뿐 만 아니라 지난 2006년 이 전 의원이 원내대표로 있을 때 안 총장은 원내 수석부대표로 호흡을 맞춘 경험도 있다. 또한 대변인으로 차명진 의원이 발탁되자 ‘이재오계의 당 장악이 시작됐다’는 말이 돌았다. 차 대변인은 김문수 경기지사 계보로 분류된다. 하지만 더 크게 보면 ‘이재오계’다.

때문에 차 대변인 발탁을 놓고 친박진영에서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친박인사인 윤상현 의원을 대변인으로 추가 발탁해 기존의 조윤선 대변인과 함께 ‘3인 대변인체제’를 구축했다.

안 총장과 차 대변인 발탁은 당내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한마디로 이재오계의 당 장악력을 보여준 인선이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또한 국회부의장에 선출된 이윤성 의원이나 당 중앙위원장으로 선출된 이군현 의원 역시 이재오 사람으로 분류된다.

최병국 윤리위원장과 정의화 인재영입위원장, 임해규 대외협력위원장, 현경병 정보위원장 역시 이 전 의원과 친분이 두텁다. 당에서만 이재오계가 약진한 게 아니다. 지난 7월 청와대 비서관급 인사에서 이재오계로 꼽히는 인사가 발탁됐다.

지난 총선에서 인천 계양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해수 당협위원장은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됐다. 이 전 의원과 함께 민중당 출신인 김 정무비서관은 17대 국회 당시, 이 전 의원이 주도해 만든 국가발전연구회에서 사무총장으로 활약했다.

이 전 의원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권성동 변호사도 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됐다.

또한 낙천이나 낙선한 뒤 청와대나 공기업에 진출한 이재오계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이재오계는 당·정·청에 100여명이 퍼져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청와대비서관과 행정관, 공기업 간부급의 수를 헤아려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이 미국으로 떠나기 전 마련한 송별회엔 120여명의 측근이 모이기도 했다. 그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의원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이재오 전위부대?
 
지난 7월15일 한나라당 내 의원모인인 ‘함께 내일로’가 발족됐다. 정가에서는 이 모임에 대해 ‘이재오계의 전위부대’로 본다. 이재오계가 세력 확장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함께 내일로’의 인적 구성을 보면 왜 이재오계의 전위부대라고 말하는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40여명의 참여자 가운데 공동대표를 맡은 심재철 최병국 의원과 공성진 최고위원, 진수희 임해규 권택기 김용태 김효재 안형환 현경병 차명진 등 상당수가 이재오계로 평가받는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재오계가 권력내부를 서서히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전 의원도 국내 정치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각종 현안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재오계가 단일대오를 형성해 정치세력화에 성공할까?, ‘함께 내일로’가 이 같은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이재오의 대중성’일 듯하다.

한국정치가 정당정치가 아니라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계파정치로 흐르기 때문에 이 전 의원이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이재오계의 존립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한나라당 내 한 재선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 전 의원이 대중성을 확보해 차기 대권주자라도 되면 이재오계가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패하는 등 정치인으로서 대중성을 상실하면 그의 밑에 끝까지 붙어 있을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이재오계의 생존과 이 전 의원의 정치적 운명은 대중성 확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싶다.
물론 이 전 의원이 대중성을 확보하기 힘들게 되면 ‘이재오계’라는 조직을 통해 차기 대권에서 ‘킹메이커’로 나설 확률도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당과 청와대 내부에 이재오계의 핵심인사들이 요직을 꿰차고 있다. 이들이 하나의 단일대오를 형성할 경우 이재오 본인의 생존과는 무관하게 파괴력을 지닐 수 있다. 예컨대 이 전 의원이 대선후보로 나오기 힘들게 되면 당권을 담보로 차기 대권주자와 ‘딜’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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