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토론 ‘2라운드’ 날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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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토론 ‘2라운드’ 날선 공방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5.1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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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노회찬, 도시경쟁력 두고 오세훈 맹공격
한나라당 오세훈, 민주당 한명숙, 자유선진당 지상욱, 진보신당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MBC 초청 서울시장 TV토론회에 참석, 무상급식, 복지 등 핵심공약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전날(17일) KBS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했던 노회찬 후보가 초청돼 한명숙 후보와 함께 오세훈 시장에 대립각을 세우며 맹공을 펼쳤다.

이날 토론은 먼저 각 후보들이 핵심공약을 발표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한 후보는 핵심공약으로 무상급식을 내세우며 "무상급식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철학의 문제"라며 "지난 4년간 오 후보가 디자인 서울을 비롯해 토목공사에 들인 돈을 사람에게 쓴다면 무상급식을 할 수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오 후보는 한 후보의 총리 시절 문건을 제시하며 "학교급식종합대책개선 문건을 보면 저소득층 지원은 2011년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게 전면적 무상급식이냐"며 "한 후보는 참여정부 총리시절 때 무상급식을 폐기했었다"며 반박했다.

한 후보는 다소 격양된 듯 "그렇게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며 "저소득층 급식 지원의 점진적인 확대는 무상급식의 폐기가 아니다"라며 맞섰다.

노 후보는 "16개 시도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이 무상급식 지원 예산은 매우 낮다"며 "예산을 이유로 전면적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오 시장을 공격했다.

노 후보는 이어 자신의 핵심 공약인 무상보육과 관련, "우리나라 출산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며 "국공립 어린이집을 지금의 두 배로 늘리고 보육료를 무상으로 하겠다"며 "서울시 예산 3%인 6000억 원을 보육에 쓰겠다" 밝혔다.

오 후보는 즉각 "현실 불가능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어린이집 비용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고 영어 어린이집은 100만 원이 넘는 곳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기다렸다는 듯이 "지난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은 4~6세까지 무상교육을, 보건복지부 아이사랑 플랜을 보면 2011년까지 6살은 100% 무상교육을 하겠다고 공약했했었다.
 
근데 오 후보는 오히려 소득 하위 70%까지만 무상교육을 하겠다고 했다. 왜 복지공약이 거꾸로 가는 거냐. 거꾸로 타는 보일러 소리는 들어봤어도 거꾸로 가는 복지 얘기는 처음 듣는다"라고 공박했다.

이어진 오 후보는 사교육, 학교폭력, 학교준비물이 없는 3무(無)학교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우자 사교육을 둘러싼 여야간 이해관계가 극명히 갈렸다.

한 후보는 "오 후보가 사교육이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공교육의 본질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사교육비는 MB정부 들어 우열반 편성, 일제고사 부활 등으로 공교육이 해체될 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참여정부 4년 동안 연간 사교육비 증가율이 15%에 달했지만 이명박 정부 때는 3%에 불과했다"며 맞받았다.

한 후보 전날 TV토론에서 제기한 하나고 특혜 의혹을 거론하며 "이명박 대통령, 오 후보, 구속된 공정택 교육감의 합작 아니겠느냐"며 "뭔가 냄새가 난다"고 거들었다.

오 후보는 "한 후보가 국회의원 시절 고양 국제고 유치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사실이 있다"고 말하자 한 후보는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며 "사과하라"고 날을 세웠다.

▲ 6.2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진보신당 노회찬(왼쪽부터), 민주당 한명숙, 한나라당 오세훈, 자유선진당 지상욱 후보가 18일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0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초청 특집토론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시스

노 후보는 "오 후보가 재선을 해서는 안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교육문제 때문"이라며 "강북과 강남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강북에 하나고를 만들었다. 강북에 루이 뷔통 명품관을 지으면 강남북 격차가 해소되느냐"며 꼬집었다.

그러자 오 후보는 "하나고는 실제 전체 학생 30%에 장학금을 지급, 비강남학생들도 많이 뽑는다"면서 "하나고는 비강남 지역에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교육으로 인한 가난의 대물림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 후보는 "실제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하나고에 들어간 학생이 첫 시험에서 200등을 했다"며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학교가 하나고다. 그런 학교를 만들어 놓고 무슨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가"라며 따져 물었다.

이어진 토론 주제는 서울의 도시 경쟁력이었다.

한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서울의 도시 경쟁력 순위가 27위에서 12위로 올랐다고 했는데, 이는 오 후보 재임 당시 평가가 아니다"라며 "이는 잘 알고 계시죠"라며 오 후보를 공격했다.

또 한 후보는 "지난 4년간 74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했는데, 통계청 수치를 보면 7만 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에 오 후보는 "일자리 창출과 취업자 수 개념은 다르다"며 "지금은 시간이 없고 19일 양자 토론 때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다"며 답했다.

노 후보는 "오 후보가 공교육 지원 예산 3400억 마련한 것을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했지만, 이는 전임 시장 시절에 교육지원조례가 통과되면서 확보된 것"이라며 "상속받은 유산을 자꾸 자기가 번 돈인 양 말하는, 남의 치적을 가로채기는 없어져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시민들이 후보들에게 가벼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스트레스 해소법을 질문 받은 오 후보는 "예전엔 드럼을 쳤었는데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한다"며 "최근엔 산책을 하면서 서울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주차의 달인인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중학교 때까지 마라톤을 해서 운동신경이 발달됐다"며 "실제 주차를 아주 잘한다"고 답했다.

아내 심은하씨에 관한 질문을 받은 지 후보는 "아내는 나의 가장 중요한 참모"라며 "토론에서 카메라 보는 시선을 지적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어울리지 않게 취미가 첼로라고 들었다며 실력이 어느 정도냐"라는 질문에 "이미지와 다른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라고 말한 뒤 "고등학교 때까지 즐겨했는데 이후 노동운동에 투신해 못했다. 인간의 음색에 가장 가까운 소리라서 지금도 첼로 소리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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