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전쟁을 대비하자
스크롤 이동 상태바
자원전쟁을 대비하자
  • 김재한 대기자
  • 승인 2009.03.25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원유 수입국, 세계 2위의 LNG 수입국, 에너지 소비 세계 10위를 차지하는 등 에너지 수요가 많은 나라이다. 특히 원유 100%, 철광석 99.3%, 구리 43.2% 수입 등 에너지의 해외 수입 의존도가 97%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도를 포함한 제3세계 국가의 급격한 공업화로 인한 에너지 및 원료 광물의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 자원 민족주의와 결부된 자원의 무기화, 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 총력전 등 대외적인 여건은 점차 나빠지고 있다.

오늘날을 가리켜 ′자원전쟁(資源戰爭)의 시대′라고 한다. 천연자원을 둘러싼 새로운 냉전의 시대가 시작된 지금, 국가 간의 권력 관계는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지금은 공급은 부족해지는 반면 수요는 자꾸 늘어나고 있는 천연자원을 둘러싸고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는 시대이다.

국제정치가 점점 더 에너지 안보와 자원확보문제 등에 좌우되고 있으며, 미래의 승자와 패자가 뒤섞여 존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자원외교를 강화하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미국발 금융위기와 대외적인 여건 악화로 상황이 나빠진 것도 그 원인의 하나이지만, 자원개발은 슬로건만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라 정책적인 마인드와 투자에 대한 확고한 철학, 그리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     © 시사오늘
 
우리나라의 자원개발에 대한 출발점은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동안 광물자원개발에 대한 자금과 기술부족으로 쉽게 투자처를 확보하지 못한 어려움도 많았다. 더욱이 자원개발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risk, high-return) 이라는 말처럼 이익과 위험성이 상반되는 고부가 가치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발전의 우선순위에 항상 밀려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정책적 단견을 보인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 한 사례를 우리는 광물자원개발 국가에 대한 투자 비중에서도 잘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광물자원개발 국가로서는 호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2008년 6월 기준 해외광물 자원 중 총 누적 투자액 39억 7,000만 달러의 33.8%인 13억 4,000만 달러를 호주에 투자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7년의 경우, 철은 전체 대비 67.5%(31.2백만 톤), 유연탄은 전체 대비 33.1%(27.4백만 톤), 아연과 동은 각각 전체 대비 46.1%(363천 톤), 14.0%(132천 톤)을 차지하고 있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클 경우 제품원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물 가격을 낮추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것은 상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광물 자원 개발 투자와 수입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호주가 광물자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자원개발 국가를 개발하거나 투자처를 확보한다면 원가절감과 더불어 경제적 우위를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자원부국(자원 수출규모가 연 100억 달러 이상인 나라)과의 자원외교를 정부 차원에서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먼저 세계 석탄 수입 Top3 국가에 들어가는 우리나라로서는 지속적인 석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우리나라로서는 유연탄 수입은 호주, 중국, 인도네시아에 편중되어 왔다. 그동안 석탄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수입국으로 위상이 변화되는 등 석탄 수입에 따른 애로사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적 공급지 확보 및 수입선 다변화 측면에서 몽골, 러시아 등 공급 잠재력이 증가된 국가들과의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
세계는 지금 베네수엘라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신자원민족주의가 대두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원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가 손을 잡고 러시아와 독일이 밀월관계를 유지하는 등 국익 우선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유지되고 있다.

미국은 외교 및 군사적 지원을 베푸는 대가로 자원개발의 진출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反테러 명분으로 감행된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전쟁도 실제로는 에너지 확보전략의 일환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리처드 루거 미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는 “안정적 자원 확보야 말로 미국 외교의 최우선 아젠다”라고 할 정도이다.

미국과 영국이 군사력과 정치력을 앞세워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한 중앙아시아지역을 진출하고 있고, 중국이 아프리카와 중앙 아시아 광물자원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특히 부채 탕감, ODA 자금 제공, 복지 인프라 구축 등 세계는 자원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다.
안정된 에너지 자원 수급을 위해 아프리카 시장 공략은 필수적인 일이다.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위기의 시장이 아닌, 기회의 땅일 수 있다. 아프리카는 정정 불안과 기술자본 부족으로 인해 미개발이 많은 ‘자원(資源)의 보고(寶庫)’로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주석과 원자바오 (溫家寶) 총리가 나이지리아, 알제리, 수단, 남아공 등 아프리카를 직접 방문 하는 등 자원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또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ODA(공적개발원조) 자금을 통한 아프리카 지원 사업으로 아프리카 시장개척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아프리카는 자원과 사회 인프라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에 눈을 돌려야 한다.
북한의 광물 자원의 잠재적 가치는 약 2,290조 원으로 남한 95조원의 약 16배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
무엇보다 한반도 지하자원의 약 70%가 부존되어 있는 북한 광물자원은 중국측이 선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남북한 공동개발을 통해 에너지 자주권 확보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남쪽의 자본과 북쪽의 자원이 결합한 공동자원개발방안이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앞으로의 추진방향과 대책을 국회 등 정치권에서 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자원개발사업은 고수익사업이면서 High Risk 수용능력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대규모 자금의 장기 운영능력이 필요 하는 등 정부의 지원과 공기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정부의 정책 기조와 경제상황에 따라 진퇴를 반복하는 등 정책기조의 일관성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그 결과 정부 지원정책이 미흡하고, 자금력의 한계로 인해 자원개발 사업이 탐사단계에 편중되는 수익성이 악화되어 있으며, 기술력이 미흡한 것이 문제점의 하나로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들의 자원확보 전략을 감안해 볼 때 민간기업이 자원개발을 주도하되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본식 접근방법이 한국에 효율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자원개발의 문제점과 대책에 대해 많은 문제 제기와 더불어 해결책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