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랭 "연예인? 연예인형 아티스트예요"
스크롤 이동 상태바
낸시랭 "연예인? 연예인형 아티스트예요"
  • 방글 기자 박상길 기자
  • 승인 2014.11.13 09: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박상길 기자)

▲ 낸시랭이 자신의 마스코트인 코코샤넬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시사오늘

낸시랭은 미술계에 근 10년간 몸 담은 전통 아티스트다. 때문에 그에게는 지난 7~8년간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연예인형 아티스트', '걸어다니는 팝아트'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전시작품이 있는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확실히 아티스트였다. 하지만 그에게 아티스트란 수식어를 놓고 곱지 않은 시선이 일부 일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아티스타라고 하면 배고파도 오로지 외부와 단절하고 뚝심 있게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낸시랭은 예술가로서의 정형화된 틀을 깨기 위해 활발히 노력한다. 때문에 보수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우리나라에서 낸시랭의 행동은 부정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시사오늘은 이런 편견을 타파해보고자 '팝 아티스트'로서의 낸시랭을 조명해봤다.

-팝아트란 무엇인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세요.

"팝아트는 'Popular+Art'의 준말이예요. 팝송. 팝페라와 같은 개념이예요. 현대 미술에는 비디오 아트도 있고 옵아트도 있고 여러 가지 장르가 있는데, 팝아트는 현대미술 중에서 가장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장르라고 생각하면 돼요. 대중을 흡수할 수 있는 감각적이고, 쉬운 장르죠. 대표적인 아티스트로는 앤디워홀과 리히턴슈타인, 백남준 등이 있어요."

-팝아트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리 패밀리의 기둥인 어머니께서 암투병하시게 되면서 제게 그래픽을 배워서 회사나 미술학원에 다니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어요. 그래서 미래를 생각해봤는데, 기회비용이 안된다고 생각이 들어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고 결심하게 됐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이게 돈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자고 마인드컨트롤했어요. 단 어디에 살던지 그 나라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도내에서 말이죠. '예술과 언론은 법에 접촉되지 않는 한도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헌법 한 구절이 저를 심플하게 만들어줬어요."

낸시랭은 거지여왕 퍼포먼스, 신음 종류 설명하는 퍼포먼스, 비키니 차림의 투표독려 퍼포먼스 등 행위예술을 펼치며 걸어다니는 팝아트이자, 행위예술가(퍼포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투표독려 퍼포먼스 당시에는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과감한 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흰색 비키니와 빨간색 하이힐, 가슴에 붉은색 립스틱으로  'LOVE'를 쓴 채 서울 시내 일대를 다니기도 했다. 때문에 피부관리나 몸매에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평소 몸매나 피부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피부는 자기에게 잘 맞는 기초 화장품을 찾아야 해요. 제조사를 확인하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클렌징을 잘해야 해요. 피부관리는 지난해부터 피부과를 다니면서 하고 있어요.  몸매는 최대한 덜 먹으면서 다이어트 하는 게 중요해요.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에서 제일 먼저 스트레칭을 20분 정도 하고 테니스·피티를 해요. 옆구리나 뒷구리는 운동으로 빼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지방분해주사인 S 슬림 테라피 주사도 맞기도 해요."

-패셔니스타 중에 한 명으로서 평소 스타일링도 관심이 가는데, 어떻게 하나요.

"
평소 여성스러우면서 페미니즘같은 스타일도 좋아하고 섹시한 것도 좋아해요. 2007년인가 2008년에는 쌈지랑 공식적으로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해서 옷과 구두, 백(가방)을 런칭하고 패션쇼를 청담동 일대에서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러면서 저만의 낸시랭만의 스타일을 보여줬죠. 그땐 패셔니스타로 불리기도 했는데 솔직히 지금은 그런말 들으면 부끄러워요. 지금은 더 패셔너블하고 스타일링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졌거든요."

 

 

 

 


▲ 낸시랭ⓒ시사오늘

-다시 작품 얘기를 해볼게요. 본인 작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우선 제 대표작은 터부요기니예요. 터부(금기)라는 뜻이고요. 요기니는 그리스 어원에서 사탄 또는 천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즉 금기된 사탄, 금기된 천사라는 의미에요. 터부요기니는 인간들의 꿈을 이뤄주고 죽어버리는 신과 인간의 중간 사이에 영적인 메신저라고 저는 정의를 내렸어요. 그래서 항상 떠 있는 모습이고요."

"그리고 작가의 살아왔던 환경이나 영향받았던 것들이 작품에서 나오기 마련인데, 사촌 오빠를 통해서 건담이나 만화책, 애니메이션을 많이 접해서 제 작품의 메카닉은 그런 것들이 많아요. 제가 좋아하는 명품백도 있고 모든 욕망이 있어요. 로봇 몸체는 보통 공격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 작품에서는 자신을 방어하는 용도예요. 날개는 인간의 심장을 해부학적으로 표현한 거고요. 전체적으로 보면 차가운 로봇과 인간의 뜨거운 심장인데요. 저는 이런 극적인 대조기법을 좋아해요. 어린아이는 우리 본래의 모습에 순수함이 있다는 걸 표현했어요."

-터부요기니 하니까 코코샤넬 얘기를 빼놓을 수 없네요. 코코샤넬을 굉장히 아끼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분신같은 존재예요. 일본에서 만나게 됐어요. 지금 아홉 살 정도 됐어요. 이름을 코코샤넬로 지은 이유는 혁신적인 고양이가 되라는 의미였어요. 코코샤넬 브랜드의 디자이너가 가브리엘 샤넬이잖아요? 그 디자이너가 굉장히 혁신적인 분이거든요. 저지를 사용한 복식의 세계를 보여주면서 상류층의 각광을 받아 커나가게 된 디자이너였기 때문에 코코샤넬도 혁신적인 고양이가 되길 바랐어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작품 철학이 궁금해요.

"제 작품의 터부요기니는 인간의 꿈을 다 이뤄주고 에너지를 쏟고 다 죽는 거예요. 근데 다시 또다른 터부요기니가 부활해요. 다시 말하면 터부요기니가 사실은 죽는 게 아니라 영원히 사는 거고 내꿈을 비롯해 모든 사람의 꿈이 이뤄지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들어있어요."

-전시활동은 얼마나 했나요.

"올해에만 15건 이상은 된 것 같아요. 콘셉트 그룹전이나 기획전은 많이 있었고요. 터부요기니 시리즈를 비롯해서 리킨파크와 했던 작품들, 최근에는 신작도 냈어요. 이달 말에 전시가 계획돼 있어요. 이전에는 여자의 인체에 깃털·날개를 덧붙이는 방식이었다가 최근에는 로봇, 어린아이 등으로 발전하게 됐어요."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대부분의 작가가 그렇듯이 저 역시도 올빼미 족이라 밤을 그냥 새면서 집중해요.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작업을 바닥에서 하는 모습을 보여줘요. 작업실에서 캔버스에 제가 설정한 아클 컬러로 배경을 칠한 뒤에 혼합 재료를 덧칠하는 과정 등을 SNS를 통해 공개해요. 한 작품당 3~10일 정도 걸려요. 작가들이 작품을 하나씩 놓고 하는 경우가 없어요. 캔버스에 여러 작품을 놓고 계획을 짜서 한꺼번에 칠해요."

-수입원은 어떻게 되나요.

"전세계 룰이 아티스트와 갤러리가 50대 50으로 수입원을 나누도록 돼 있어요. 개인전이 매달 열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작품당 억대의 판매 수익을 올리지 않는 이상은 외부 활동을 통해 수입원을 만들어야해요."

▲ 낸시랭의 작품, 터부요기니 아담과 이브ⓒ시사오늘

-작품 활동 이외에 재능 기부활동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아직 구체적으로 활동하고 있진 않지만 학생들에게 미술심리치료를 할 계획이예요. 재작년에 United helf for children이라는 구호단체에서 홍보대사를 하고 있어요. 탄자니아의 미혼모 등을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 외에 뷰티나 미용에 관한 서포트 강의도 무료로 하고 있어요."  

-존경하는 아티스트는 누가 있나요.

"피카소나 워홀이요. 꼽은 이유는 부와 명성을 일찍이 한 손에 거머쥐었고요. 수많은 다작을 했어요. 그 시대에 획을 그었던 아티스트이기도 하고요."

-대표작 하나만 꼽는다면.

"워홀은 캠벨수프가 떠올라요. 그걸 가지고 패러디작업을 했었기 때문에요. 피카소는 개로리카요. 굉장히 정치적인 시대였지만 거기에서부터 완벽한 큐비즘적인 자신만의 미학을 자유자재로 구상을 잘한 것 같아요."

-본인을 제외하고 유명한 팝아티스트는 누가 있나요.

"제 선배인 강현민씨, 이동기씨가 있어요. 솔직히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예요."

-팝아티스트가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이유가 있을까요.

"작가가 먹고 살려면 작품 외에 외부활동도 필요한데 저를 제외한 다른 작가들은 외부활동을 못하거나 하지 않고 있어요. 우리나라가 워낙 보수적이고 미술계 역시 그렇다보니 몸 사리는 게 많은 편이예요."

-아티스트로서의 꿈은 무엇인가요.

"오직 사랑받기 위한 팝아티스트 낸시랭이 되고 싶어요."

-독자에게 한마디한다면.

"Just Be Yourself and Dream and Go For it." (자기 자신이 되세요 그리고 꿈을 꾸고 나아가세요.)

▲ 낸시랭이 <시사오늘> 독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시사오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