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흔들어 놓는 '스타벅스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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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흔들어 놓는 '스타벅스 효과'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11.15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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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필담>스타벅스, 들어섰다 하면 주변 부지값 '껑충'…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오목교역에 위치한 스타벅스 ⓒ 시사오늘

1995년 대한민국에 상륙한 스타벅스는 대한민국 커피전문점 1위로 도약했다. 1995년 6억 원이던 매출액은 2014년 4820억원을 기록했다. 15년 동안 무려 803배 커진 수치다. 매장 수는  5000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브랜드 가치’다. 스타벅스는 저렴하지 않는 고가(高價) 커피다. ‘고급스러운’이미지를 내세운 스타벅스는 2013 코리아 탑 브랜드 어워드 명품브랜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스타벅스의 브랜드 가치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효과를 발휘한다. 보통 5년 단위로 임대계약을 하고 매장을 여는 스타벅스가 계약이 끝날 때 주변 상점이나 상권도 덩달아 같이 커지는 효과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 값도 상승해 ‘스타벅스 효과’라는 용어도 나왔다.

대한민국 최고 땅값, 스타벅스가 키웠다?

명동의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싸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충무로1가 24-2번지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개별공시가가 ㎡당 7700만 원으로 상업지역에서 가장 비싸다고 발표했다.

네이처 리퍼블릭 부지는 어떻게 대한민국 최고가를 기록하게 됐을까.

이 자리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스타벅스가 몸값을 올렸다. 2000년 스타벅스가 입점한 후 부지 값이 두 배 이상 뛰어 2004년 전국 공시지가 1위로 거듭났다.

스타벅스가 충무로1가 24-2번지 지대에 입점하기 전까지 14년 간 명동 우리은행 부지가 가장 비쌌다. 스타벅스 부지는 단 4년 만에 우리은행 명동지점을 꺾고 전국 공시지가 1위에 올라선 것.

올라버린 땅값에 임대료도 뛰었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입점 당시 월 임대료는 6000만 원 선이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스타벅스 효과’로 1위를 거머쥔 후 임대료는 2배 이상 올랐다. 스타벅스조차 커져버린 부지 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리를 옮기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스타벅스가 빠진 자리에 파스쿠치가 들어섰다. 2005년 파스쿠치가 이 부지에 입점할 때 건물 임대조건이 보증금 30억 원에 월세 1억1000만 원 정도로 전해진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후 명동 상권 흐름도 변했다. 과거 명동 상권의 중심은 우리은행 명동 지점에서 명동성당으로 이어지는 ‘명동길’이었다. 하지만 2004년 이후 지하철 4호선 명동역·밀리오레에서 명동 ‘중앙로’가 가장 활발한 상권으로 변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1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대형 프렌차이즈들은 상대적으로 싼 값에 들어온다. 임대인 입장에선 임대료 수익에서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일반 임차인을 받으면 더 많은 월세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그럼에도 프렌차이즈를 입점시키는 이유는 유동인구 효과가 있어 주변 상권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스타벅스도 그런 면에서 부동산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명동길 ⓒ 시사오늘

개그맨 박명수 씨의 건물이 스타벅스를 입점한 후 가격이 2배가량 뛰어 ‘건물 재태크’도 화제를 모았다. 박 씨는 지난 2011년 10월 부인의 명의로 성신여대 근처 성북구 동선동1가 92-1번지에 위치한 빌딩을 29억 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은 당시 낡고 허름해 낮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전 층에 스타벅스가 입점한 후 투자대비 연 8%의 수익률을 올렸다.

건물가격도 금세 올랐다. 매입당시 29억 원이던 건물가격이 현재 시세로 50억 원을 육박한다. 3년 만에 21억 원의 시세 차익을 본 것.

성신여대의 H 부동산은 1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박 씨가 처음에 건물을 살 때 시세보다 싸게 사긴 했다”며 “처음부터 스타벅스 입점을 고려하고 건물을 샀다고 알고 있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것이 건물 가격이 오른 가장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부동산 흔들어 놓는 ‘스타벅스 효과’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그 상권은 ‘대박’이라는 ‘스타벅스 효과’는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흔들어놓고 있다. 사실 ‘스타벅스 효과’는 본고장인 미국에서 만들어진 용어다.

미국에서 스타벅스가 들어서면 사람들이 모여 주변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는 의미로 ‘스타벅스 효과’(Starbucks effect)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미국은 스타벅스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도심지 유사업소 주변으로 생기는 ‘교통체증’에도 ‘스타벅스 효과’라고 부른다.

고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임미자 교수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스타벅스의 이미지가 부동산 시장에도 반영됐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스타벅스 광고는 이미지 광고다. 똑같은 커피라도 스타벅스에서 마시면 더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게끔 광고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스타벅스의 분위기 자체를 좋아한다. 스타벅스 텀블러를 들고 다니면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 같아 보이는 느낌을 받는다든지 그런 느낌을 주게 광고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런 스타벅스의 이미지 효과가 부동산 시장에서도 발휘된 것이다. 스타벅스가 광고하는 그런 고급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건물 가격이 오르고 부지 값이 오른다. 주변 상권도 덩달아 고급스러워져 부흥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모든 스타벅스가 건물 값이나 부지 값을 올린다고 볼 수는 없고, 위치에 따라 유동인구에 따라 다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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