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진화의 시작②>구관이 명관 ´배달의민족´, 의외의 복병 ´바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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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진화의 시작②>구관이 명관 ´배달의민족´, 의외의 복병 ´바로고´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4.11.16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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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앱 시장, 전체 배달 음식 시장 10%
업계 초창기, 발전 여지 차고 넘쳐
주문 대행에서 잔심부름까지 영역 확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IT 업종에 근무하는 배기통(35·남) 씨는 직업 특성상 야근이 잦다. 식사시간이면 배달 음식을 자주 주문한다. 하지만 주변 음식점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늘 주문하던 곳에만 음식을 주문했고, 이제는 물릴 대로 물려 차라리 굶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배 씨에게 나타난 배달 대행 애플리케이션은 구세주이자 신세계였다. 일대에 음식점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음식 주문이 이렇게나 즐거울 줄 몰랐다. 마치 고급스런 뷔페에서 음식을 고르는 기분이랄까?

▲ 배달앱 ⓒ시사오늘

국내 배달 시장 규모는 약 10조 원. 이 중 배달 앱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인 1조 원으로 추산된다. 배달 앱 업체들은 시장 확대의 가능성을 보고 속속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에 <시사오늘>은 배기통 씨를 따라 배달 앱 간 주문과정의 편의성을 비교해보기로 했다. 비교 대상은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과 배달 대행에 주문 대행까지 접목한 ‘바로고’ 등이다.

 주문

▲ '배달의민족' 메뉴 선정 화면 ⓒ시사오늘

배기통 씨는 오늘도 배달 앱을 실행했다. 메뉴를 처음부터 정해놓고 앱을 실행하기도 하지만 “뭘 먹지?”라는 고민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럴 때 배 씨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음식의 사진이다. 견물생심. 눈으로 봐야 마음이 동한다고 냄새를 맡을 수 없는 배달 앱 특성상 사진을 보고 끌리는 걸 선택한다. 여기에 이용자들의 별점이 높다면 금상첨화.

요기요는 업체의 대표 메뉴 사진을 커다랗게 내걸어 눈을 자극한다. 눈에 확 들어오는 별점도 신뢰도를 높인다.

배 씨는 평가 수가 가장 많은 음식점을 선택했다. 별점도 별점이지만 많은 사람이 찾았다는 게 맛의 증거 아니겠어? 그는 꼬르륵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얼른 엄지손가락으로 메뉴를 스크롤 한다.

배달의민족은 스크롤만으로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화면 여기저기 오가며 터치하지 않아도 된다.

요기요의 경우 음식점은 쉽게 선택할 수 있지만 메뉴를 접이식으로 구성해 제품을 선택하려면 여러 번 선택이 필요했다. 바로고 역시 추천메뉴는 폴더가 열려있지만 다른 제품을 고르려면 몇 번 더 터치가 필요했다. 배달통은 메뉴 선택 창을 따로 두고 있어 선택화면이 가장 복잡했다.

이것도 담고, 저것도 담고. 배 씨는 친구가 온다기에 여러 가지 음식을 주문했다. 그런데 문득 어떤 음식인지 궁금해졌다. 문의도 하고 주문도 할 겸 전화번호를 찾았다.

요기요를 제외한 세 앱은 전화주문 혹은 전화문의 버튼이 있다. 메뉴를 선택한 뒤 이것저것 누르기 귀찮다면 이를 통해 바로 주문할 수도 있다. 반면 요기요는 무조건 앱을 통해서만 주문해야 한다. 주문 과정에서 요청 사항을 남길 수 있지만 글로 의사를 전달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특히 바로고의 경우 음식점과 관계 없이 주문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배달 앱은 품목이 다른 메뉴를 주문할 때 두 번에 나눠 주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장면과 치킨을 주문한다면 배달되는 곳이 달라 두 번에 걸쳐 주문해야 한다. 바로고는 배달 대행까지 함께하고 있어 여러 곳의 음식들을 한 번에 주문할 수 있다.

결제

▲ '요기요' 현금 결제 화면 ⓒ시사오늘

배 씨는 주문을 완료한 뒤 결제를 위해 지갑을 찾았다. 아뿔싸! 지갑을 차에 두고 왔다. 다행히 함께 밥을 먹기로 한 친구가 현금으로 식사비를 내기로 했다.

요기요는 최종 결제에 ‘현금결제’항목을 두고 있다. 음식을 받은 뒤 배달직원에게 현금을 지급하면 된다. 바로고의 경우 현금, 카드 관계없이 무조건 배달직원을 통해 결제한다. 배달의민족과 배달통은 현금으로 결제하려면 별수 없이 앞으로 돌아가 전화주문을 해야 한다.

결제까지 마무리된 뒤 결제정보를 살피던 배 씨는 전화로 직접 주문했던 때와 가격이 다른 점을 발견했다. 한마디 따져보려고 했지만 배달 앱 수수료 문제가 지적됐던 뉴스가 기억나 관뒀다.

한때 배달 앱 업계의 과도한 수수료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졌다. 일부에서는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 여파는 아직도 이어진다. 이용자는 전화주문보다 비싼 가격에 불만을 품고, 음식점주는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수료 때문에 골치다.

배달의민족과 배달통은 4.5%~9%(결제수수료 제외, 부가세 별도) 수수료를 부과한다. 결제수수료(3%~4%)를 포함하면 10%대에 가까워진다. 요기요는 정확한 발표는 하지 않고 있지만 한때 20% 가까운 수수료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고는 상대적으로 낮은 3.7%~9.1% 수준(부가세 별도, 결제수수료 없음)이다.

그래서 음식점주들은 가격은 그대로 하되 품질을 떨어뜨리는 수단을 취했다. 인터넷에 키워드 몇 개만 검색해도 배달 앱과 직접 전화 주문한 음식의 양이나 질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배송·후기

▲ '바로고' 픽업기사 확인 화면 ⓒ시사오늘

배 씨는 주문한 음식이 20분 뒤 도착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15분 뒤 음식이 어디쯤 왔는지 궁금해진 그는 다시 앱을 실행해 지도상에 나타난 배달직원 위치를 확인한다. 이미 사무실 근처까지 온 걸 확인하고 친구에게 음식값을 독촉한다.

배달 위치 확인은 바로고 앱이 가장 빛을 보는 부분이다. 기존 어플들은 배달 앱이란 이름과 달리 주문 대행에 그치고 있다, 음식이 늦더라도 확실한 답을 듣기 어렵다. 배달 앱 업체로서는 배달직원이 어디 있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바로고는 내가 주문한 물품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바로고는 현재 주문 대행보다 배달 대행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심지어 배달직원의 기본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배기통 씨는 음식이 도착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별점을 매겼다. 별 4개 반. 사이드 메뉴 추가 서비스를 부탁했지만 오지 않았다. 그는 가감 없이 평을 남겼다. 그가 음식을 주문할 때 참고했던 것처럼 이 후기는 두고두고 남아 다른 사람의 주문에 영향을 미친다.

요기요는 반드시 음식점을 이용한 사람들에게만 별점을 매길 기회를 부여한다. 철저하게 후기를 관리하는 셈이다. 바로고는 배달 대행에 신경을 쓰는 만큼 배달직원의 평가까지도 함께 이뤄진다. 배달통은 주문 수와 평점, 즐겨찾기 등을 종합한 B-Score라는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음식을 주문하지 않고도 평점을 매길 수 있는 오류가 발견돼 별점 서비스의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생활편의

▲ '배달의민족' 생활 편의 서비스 화면 ⓒ시사오늘

식사를 마친 배 씨는 배달 앱으로 세탁소에 맡긴 옷을 찾아다 줄 것을 의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깨끗해진 슈트가 도착했다.

배달 앱들은 음식 주문 대행을 벗어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세탁소나 마트 이용은 생활 편의 서비스로 포함된 지 오래다. 배달의민족, 배달통, 바로고는 일정 범위의 심부름 대행도 한다. 요기요는 음식점만 입점하고 있다.

<시사오늘>이 배기통 씨를 통해 바라본 배달 앱 서비스는 단편적인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여러 서비스를 단순화시켜 평가내리기는 무리다.

그래도 각 앱을 비교한 입장에서 있는 것은 반드시 있었고, 없는 것은 살짝 아쉬운 정도? 많은 사람이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신생 업체라 체계는 미완성이지만 주문 대행과 배달 대행을 함께 제공한 ‘바로고’는 의외의 복병이었다. 지금보다는 미래가 더 기대되는 앱이다.

배달 앱 업체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회원을 분석하고 재구매를 끌어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일부 모습들은 여전히 상생보다 배달 앱이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지만 이 역시 최근 업계 내 경쟁을 통해 많이 사라지는 추세다.

특히 최근 이어지는 업체 간 마케팅 전쟁과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수료 정책, 늘어나는 가맹점 수는 언제든지 상황 역전을 가능케 한다.

업계 관계자는 “각각의 브랜드 알리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배달 앱의 편의성을 알리는데도 각 사가 고민과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배달 앱 시장이 초기이다 보니 출혈경쟁을 해서라도 우위를 점하려는 추세”라며 “업주들의 불편과 요구사항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면 배달 앱 시장의 건전한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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