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改憲門③>개헌 둘러싸고 박근혜vs김무성, ‘파워게임’으로 번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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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改憲門③>개헌 둘러싸고 박근혜vs김무성, ‘파워게임’으로 번질까?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11.30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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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지지층 50% 이상, “개헌 원한다”…朴과 ‘온도차’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개헌 봇물.”

2014년 하반기 국회를 순식간에 ‘마비’시킨 발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을 ‘블랙홀’로 비유했다. 주변 이슈를 모두 집어삼키기 때문이다. 2016년까지 큰 선거가 없는 지금은 박근혜 정부에게 ‘골든타임’이다. 무리한 정책이라도 현재라면 실행할 수 있다. 그런 ‘골든타임’에 ‘개헌’ 화두가 던져졌다. 청와대는 반가울 리 없다.

청와대가 올해까지 처리해야 할 일은 2015년 예산안 통과와 공무원연금 개혁 등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역대 정부가 실행하려 했지만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역대 정부가 실패한 만큼 박근혜 정부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올해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의 협조가 필수다. 새누리당이 나서서 박근혜 정부를 도와야 국정 과제를 수행하기 수월해진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개헌’이 화두로 떠오른다면 모든 이슈들은 묻힌다. 어영부영 대처했다간,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다.

청와대는 ‘개헌’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쉽게 사그라질 만한 이슈가 아니다. 대통령제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권력이 쏠렸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는 ‘All or Nothing’게임이라고 불린다. ‘단순 다수제’가 가지는 51 대 49의 함정이다. 51로 승리한 이들은 모든 것을 갖게 된다. 반면 49의 의견은 묵살되기 십상이다. 단 2% 차이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

▲ 정당 지지층 별 개헌 찬/반 여론조사 ⓒ 시사오늘

朴과 온도차 보이는 與 지지층…50% 이상, “개헌 찬성”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 발언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개헌 봇물’발언을 내뱉은 김무성 대표에게 청와대는 경고장을 보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그 이후 개헌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슬슬 발을 빼고 있는 의원들이 생겼다. 지난 10일 여야 의원 35명은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제출했으나 12일 새누리당 나성린 홍일표 함진규 의원이 서명을 철회했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이에 대해 최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개헌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현재 논의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해서 철회한 듯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지층은 개헌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과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것.

<시사오늘>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R&B리서치(대표 정호성)에 의뢰해 지난 24일~25일 2일 간 전국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유선전화 가입자 1000(유효표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층 중 54%가 ‘개헌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35.5%는 ‘개헌에 반대한다’고, 10.5%는 ‘관심없다’고 답했다.

▲ 지역별 개헌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 ⓒ 시사오늘

새누리당 ‘텃밭’인 경상도에서도 60% 이상이 개헌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도 지역에서 개헌에 대해 찬반을 물은 결과, 64.3%가 '찬성한다'고, 24.9%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10.8%는 '관심없다'고 응답했다.

TK(대구·경북)지역보다 PK(부산·경남)지역에서 개헌을 더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K지역에선 59.4%가 ‘찬성한다’고, 24.9%가 ‘반대한다’고 나타났다. 반면, PK지역에선 69.2%가 ‘찬성한다’고, 20.1%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학량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금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무성,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 모두 다 PK 출신”이라며 “개헌을 한다고 해도, 대표로 뽑힐 사람은 PK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도 새누리당 지지층은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 해야 한다’고 대답한 비율이 64%에 달했다. 개헌의 시기를 묻는 질문에 새누리당 지지층 18.2%는 “지금이 적기”라고 대답했고, 46.5%는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라고 말했다. 한편, 35.3%는 차기 정권에서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 뉴시스

개헌, 내년엔 가능할까?…권력 다툼 ‘소지’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개헌을 희망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권은 개헌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숱하게 밝혔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에선 의견이 갈린다. 개헌 시행 여부는 새누리당이 키를 쥐고 있는 듯하다. 현재 새누리당 내부에선 개헌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2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개헌은 현 정국에서 최대 변수다. 개헌이 본래 핵폭탄급 이슈긴 하지만, 개헌으로 박 대통령과 김 대표 간 파워게임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박사는 이어 “개헌의 칼자루를 쥔 박 대통령은 정작 할 생각이 없는데, 김 대표가 시도하려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지금이야 김 대표가 물러섰지만, 내년 하반기 정도에 김 대표가 차기 대권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개헌 카드를 꺼내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울 수 있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개헌’이라는 화두로 예전 ‘MB(이명박) 대 박근혜’처럼 계파 갈등이 번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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