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LIG손해보험 인수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KB금융지주가 이번엔 'LIG손보 미국 법인 손실액 1000억 원 초과'라는 복병을 만났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편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인수 승인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일각에서는 KB금융의 LIG손보 인수가 미궁으로 빠져든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달 중순 LIG손보 인수 추진단 직원과 보험 계리사 등 담당자들을 LIG손보 미국 현지 법인에 보내 재실사를 벌였다. 미국 법인 손실액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LIG손보 인수를 승인해주더라도, KB금융이 LIG그룹 측과 가격 재협상에 들어가야 할 것으로 전해진다. 양사가 계약 당시, LIG손보 미국 법인 손실액이 1000억 원을 넘어서면 인수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LIG그룹은 1000억 원을 초과한 손실액 중 매각 지분율(19.83%)만큼 책임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KB금융 관계자는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아직 실사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 손실규모가 얼마인지 알 수 없다"며 "손실액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단 것은 맞지만, 그 기준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설사 그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가격 재협상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며 "집을 살 때 하자가 있으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것처럼 이번 계약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LIG손보 미국 법인은 지난 2010년 미국 교포 등을 상대로 무리한 영업을 강행하다 100% 넘는 손해율을 기록했다. 이에 LIG손보 본사는 지난 3월 미국 지점에 영업기금으로 4500만 달러를 송금했다. 지난달에는 손해율 상승 등을 이유로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550억 원을 적립했다.
이 여파로 LIG손보는 올해 순익 전망치를 당초 2568억 원에서 1370억 원으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올해 4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12일까지 KB금융에 대한 부분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