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7> 野 지지율 고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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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D-7> 野 지지율 고전 왜?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5.2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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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등 야4당, 천안함 사태로 선거 프레임 뺏겨
오는 6·2 지방선거의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날인 26일 한나라당 수도권 3개 광역단체장들이 야당 후보들을 10%이상 차이를 벌리며 순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국이 천안함발 북풍에 휩쓸린 가운데 여권이 표심의 풍향계로 알려진 수도권 광역단체장 여론조사에서 노풍, 야권단일화 바람을 무력화시켜며 사실상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다.

한국일보가 여론조사 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일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0%)를 실시한 결과, 서울시장선거에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47.7%를 기록해 31.0%에 그친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섰다고 26일 밝혔다.

이어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는 2.2%, 지상욱 자유선진당 후보는 1.5%에 기록했다.

경기지사의 경우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가 45.4%를 차지, 34.9%에 그친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를 압도했다.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는 4.8%를 기록했고, 부동층은 14.9%에 달했다.

인천시장선거에서는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가 43.2% 기록해 33.0%의 지지율을 기록한 송영길 민주당 후보는 10.2%나 앞섰다.

그간 지방선거는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론적인 성격이 강했다. 매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은 고전했고, 야당은 선전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올해 초반만 해도 6·2 지방선거 역시 세종시,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우세했다.

또 유시민 후보로 촉발된 야권단일후보 카드와 한명숙-유시민-송영길-안희정-이광재-김두관으로 이어지는 노풍 바람이 맞물려 야당의 지지율 반전이 예상됐다.

실제 유 후보가 민주당-국민참여당-민주노동당과 단일화에 성공하자 일부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를 앞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우선 첫번째 원인은 천안함 사태. 여권이 천안함 사태를 이용해 신(新)안보정국을 만들자 천안함이 정국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노풍, 4대강, 무상급식 등 지방선거의 다른 의제들을 막고 있는 것.

통상 대통령 임기 중반에 있는 선거는 여권이 방어하고 야권이 공세하는 입장이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천안함으로 인해 공수가 뒤바꿨다는 분석이다.

또 유 후보의 지지율 상승 추이를 한 후보가 이어가지 못한 측면도 컸다.

한 후보는 지난주 3차례 있었던 TV 토론에서 오 후보를 앞도하기는커녕 강렬한 인상도 남기지 못했고, 오히려 '준비되지 않은 시장'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야4당 후보가 참석한 지난 18일 MBC TV 토론 이후 네티즌들은 노회찬 후보로 단일 화하는 게 낫다는 입장을 보이며 '한명숙 회의론'을 제기,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상황이 급변하자 야권 일각에서는 수도권 광역단체장의 전패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호 대변인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천안함 사태로 야당 후보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한나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당 등 야당의 지지층들이 천안함 사태로 인해 여론조사를 기피하고 있다"고 주장,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민주당 등 야권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민주당-국민참여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이 '역(逆) 안보위기론' 들고 나오며 평화세력대 전쟁세력의 대력이라는 새 프레임을 들고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선거 프레임을 뺏긴 야권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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