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택, “제주를 경쟁력 갖춘 도시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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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제주를 경쟁력 갖춘 도시로 만들겠다”
  • 정세운 기자
  • 승인 2009.01.22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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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변화의 ‘선봉장’ 김경택 JDC 이사장

제주관광의 골격을 바꿀 대형 개발프로젝트가 가시화되고 있다.
 
국토해양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2002년 출범해 사업을 펼친 지 6년 만에 빛을 발하고 있다. 그동안 토지 보상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외국투자 기업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투자 브로커’에게 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JDC는 지난해 4월 말레이시아 재계 6위의 버자야그룹으로부터 18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외자유치 난항으로 어려움을 겪던 JDC로서는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갈 수 있는 날개를 달게 된 셈이다.
 
외자유치 성공에는 2006년 취임한 김경택 이사장의  '발품 세일즈' 덕분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6년 취임한 김 이사장은 이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외국자본 유치에 사활을 걸고 분주히 움직였다. 

▲김경택 이사장은 제주를 경쟁력 갖춘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시사오늘 권희정

김 이사장은 프랑스계 미디어회사인 리드미뎀이 주최하는 미핌 아시아 행사에 3년 연속 참가하는 등 외국 투자자들이 모이는 행사를 찾아다니며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국제사회에서 제주의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려면 최대한 많은 외국 투자자들을 만나 사업계획을 홍보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의 노력으로 버자야그룹 외자유치 성공 이후, 지난해 8월에는 미국 부동산 개발사인 GHL사와 8억8000만달러 규모의 MOA(투자이행협정)도 체결했다. 이러한 외자유치를 발판삼아 JDC는 핵심프로젝트 6개 사업중 첨단과학기술단지,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신화역사공원, 서귀포관광미항 등 4개 사업을 이미 착공해 조성 중에 있으며, 영어교육도시,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은 용지 조성공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제주의 ‘얼굴’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대규모 외자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김 이사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해 12월 18일 제주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2월 19일 제주도 제주시 도령로에 위치한 JDC 본사 10층 이사장실에서 김 이사장과의 인터뷰가 이뤄졌다.
 
외자유치에는 80대20의 법칙이 존재
 
-국내 지자체 가운데 외자 유치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제주도입니다. JDC가 버자야사로부터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전략은 무엇입니까.
“취임 초기에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관광지인 제주를 세계인들도 알아봐 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외자유치를 위해 두바이, 말레이사아 등 세계 10여개 국가를 뛰어다녀본 결과, 현실은 냉담하기만 했습니다. 제주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우리나라의 거미줄 같은 규제들이 해외투자자들로 하여금 제주를 외면하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외자유지에 80대20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80:20의 법칙’이란 100명의 투자자를 만나면 그 중 20%만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그 중 다시 20%만이 ‘MOA'등 실제 투자의향으로 연결된다는 외자 유치의 어려움을 표현한 말입니다. 결국 100명의 투자자를 만나면 그 중 4명만이 우리 사업의 투자자가 되는 것이죠. 물론 투자의향을 받은 이후에도 최종 투자를 받기까지 다시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김 이사장은 실제 이 과정을 겪으며 ‘JDC 외자유치 5대 성공 전략’을 정리하고 실천했다. 첫째, 투자자가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먼저 투자자를 찾아간다. 둘째, 투자자가 바로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우리가 모든 준비를 마친다. 셋째, 사업부지 주민들이 직접 나서 투자자를 환영하도록 설득한다. 넷째, 작은 것으로 투자자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다섯째, 투자자와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전략을 실천하며 1년 8개월을 보낸 결과, 그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홍콩, 말레이시아 투자자로부터 29억불 규모(버자야社 20.0억불, GHL 8.8억불)의 투자 확약을 받는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6대 핵심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휴양형주거단지’에 18억불을 투자하기로 계약한 말레이시아 재계 6위의 버자야그룹과는 8월 중으로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했으며 앞으로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해나갈 예정입니다.”

▲김 이사장이 성공적인 외자유치를 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의 발품외교 때문이란 게 일반적인 평가다

-최근 세계 경기침체 임에도 불구하고 JDC가 버자야그룹으로부터 막대한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는 ‘카지노 호텔 설립’이 주목적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버자야그룹은 전 세계 20곳의 해양리조트단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버자야그룹은 제주도에 ‘휴양형주거단지’에 투자한 것이 주목적이며 ‘카지노 호텔 설립’은 부가적인 사항입니다. 혹자는 휴양형주거단지에 이 같은(18억불) 투자를 한다는 것에 이해하기 힘들 수 있지만, 제주도 만큼 휴양형주거단지로 적합한 곳이 없으리라 확신합니다.”

김 이사장은 지난 79년 고려대를 졸업한 후 미국 서부일리노이 주립대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를 취득한 후 제주대학교에서 19년 가까이 교수로 활동했다. 재직 중에 제주국제자유도시추진실무위원회 위원을 맡았으며 2003년부터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맡아 행정가로서의 실무경험을 쌓았다.

이런 이력 때문에 김 이사장이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는 세계적인 보물섬”
 
-JDC는 최근 국제 부동산박람회인 '미핌 아시아(MIPIM Asia)'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성과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미핌 아시아는 아시아 태평양지역 50개국 이상에서 각국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알리는 부동산 박람회입니다. JDC는 이 행사에 3년째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행사장에서 가장 노른자위 자리를 차지해 제주를 알리는데 전력을 다했습니다. 특히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헬스케어타운’과 ‘영어교육도시’ 사업에 대해 집중적인 홍보를 전개했습니다.”

제주라는 이름 자체가 낯선 외국인들을 상대로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김 이사장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홍보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주요 외신으로 Channel News ASIA, 홍콩 브로드밴드 Network TV, 홍콩 이코노믹저널 등 20여개 홍콩 주요 언론에서 JDC를 집중 취재해 제주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는 세계적인 보물섬입니다. 지리적인 환경뿐 아니라 천혜의 자연환경까지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일단 외국인들이 제주도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투자할 맘이 솟구칠 것으로 믿습니다.”

-제주영어교육도시가 당초 계획대로 내년 1월 착공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곳에 들어가게 될 해외명문고 유치계획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재 가시화 되고 있거나 유력시되고 있는 곳이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영국 사립학교 '세인트 존스 온 더 힐'(St. John's on The Hill)과 영국 '노스 런던 칼리지어트 스쿨'(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의 관계자들이 제주를 방문했으며 현재 협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산업의 핵심 사업이다. 특히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 학교의 과실(투자자 배당금) 송금이 가능한 영리 법인 학교를 허용하는 것을 비롯해 국제 학교의 국내 학력 인정, 최고 수준이 영어 교육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해 국내·외 교육 기관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이들 대규모 프로젝트 외에도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 사업, 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 사업, 서귀포관광미항 개발 사업 등도 추진 중이다. 

▲김 이사장은 제주도지사 출마설과 관련해 아직까지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JDC는 비리감사에 문제없는 기관”

 
-지자체 개발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다름 아닌 건설업입니다. 건설 부동산 경기는 물론 한국 경제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너무 거대한 규모의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9월 미국 뉴욕 및 워싱턴 투자설명회와 11월 미핌 아시아를 통해 투자의 열기를 느낄 수가 있었고, 위기가 기회라는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JDC의 사업추진력이 사업규모 만큼이나 사업진행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실제로는 계획한데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향후 6년에서 7년 사이에 ‘6대 핵심프로젝트’가 완료 됩니다. 사업추진력을 가속하기 위해 우선 기반공사 착공을 완료 했습니다. 이는 변경된 사업자가 사업진행에 큰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일부에서는 JDC를 곱지 못한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부가 집행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JDC 업무추진을 방해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JDC 사업 중에 하나인 ‘헬스케어타운’의 사업 추진이 2년 정도 늦어지게 됐고 추가 사업비도 발생하는 등 JDC로서는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됐습니다. 이 일이 와전 되면서 ‘JDC는 비리투성이다’라는 말이 나온 것 같습니다. JDC는 작년도 뇌물수수와 비리에 대한 감사에서도 문제가 없는 기관으로 조사 됐습니다.”
 
“지금 정치에 관해 생각해 본 적 없다”
 
-JDC의 구체적인 향후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JDC의 모든 사업을 통해 제주도가 경쟁력 있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추진 사업 중에 의료사업과 교육사업에 영향을 집중할 것입니다. 의료는 환경이 중요합니다. 제주도가 다른 곳에 비해 청청한 곳이기에 의료사업에 적합한 곳입니다. 이러한 추진사업이 제주도의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되고 또한 제주도민들도 이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경영을 해 나가면서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한마디로 ‘民憂而憂 民樂而樂(민우이우 민락이락)’이란 한자성어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 한자성어는 북송(北宋) 때의 혁신적인 정치가이자 학자인 범중엄이 지은 악양루기(岳陽樓記)에 나오는 말입니다. 선천하지우이우 후천하지락이락 (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를 줄인 이 한자성어는 ‘국민의 근심을 먼저 걱정하고, 국민이 먼저 즐긴 뒤에 즐긴다’는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말은 저희 JDC의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조성’과 ‘제주도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사명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저는 시무식에서 직원들이 걱정하기에 앞서 이사장이 먼저 근심하고, 여러분들이 즐거움을 누린 후 마지막으로 기쁨을 함께 하는 마인드로 2008년을 경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직원들과 제주도민들에게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김 이상은 이러한 사명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의지로서 ‘삼무정신’을 예로 들었다.
“삼무정신이란 모든 일에 보다 도전적이고 능동적으로 임하는 무(無)안주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끈기와 인내를 의미하는 무(無)포기 그리고 도민과 함께하는 겸손한 자세로 제주의 미래를 열어가는 무(無)자만의 세 가지 정신입니다. 저희 JDC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성공을 위해, 권위와 구태(舊態)를 버리고, 낮은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을 섬기는 자세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김 이사장에게 ‘제주도지사 출마설 등이 나돈다. 정치에 입문할 생각은 없냐’고 물었더니, 그는 “정치에 나설 생각이 아직까지 없다. 우선 JDC 업무에만 집중할 생각이다”고 답했다.

이에 필자는 ‘제주도민들의 출마 요청이 있으면 거부하기 힘든 것 아니냐’며 재차 물었으나, 김 이장의 답은 한결 같았다. “이 문제는 JDC 이사장 임기 후에 생각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정치에 관해 일체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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