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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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 이정우 기자
  • 승인 2008.12.24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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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조성우 공동의장 인터뷰

“정.경 분리의 원칙으로 인도적 지원은 지속돼야…”
“미국내 대외정책 의견 수렴에 활발한 의견 제시가 선행되어야...”
“남측 사회 각계각층의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     © 시사오늘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지난 11월 21일에는 백낙청(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를 비롯한 안충석 신부, 영담 스님, 조성우(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상임의장, 최병모(우리겨례하나되기운동) 상임대표 등 37여명이 참석해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시국회의’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제안에서는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태로 접어들 가능성을 우려해 남북당국에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특히 ‘남북관계 정상화 시국회의’에서는 남북관계의 단절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극복하고자 “남측의 정책전환을 촉구하고 북측의 극단적 조치를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북측의 핵무기 보유에 대한 지난 12월 10일 공개된 미 국방부 산하 합동군사령부(USJFCOM)의 ‘2008 합동작전 환경평가 보고서’에서는 “아시아 대륙 연안은 이미 5개 핵보유국의 본산”이라며 5개 핵보유국으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하려고 있는 듯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사실상 국내에서는 경제난 극복이 최우선시 되는 가운데, 각 정당과 정부의 대북 문제에 대한 관심은 뒤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시점에 남북화해협력운동의 중심적 인물로 알려져 있는 조성우 민화협 공동의장(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상임의장)을 만나 남북문제에 대한 해법과 전망을 통해 향후 대북정책에 대한 대안을 들어봤다.
 
-북측의 내부 정세 사정은 어떻습니까?
“북측의 내부 사정을 얘기하기 전에  우리 애기부터 하자면, 하나의 국가로 받아들이기에는 우리국민들의 정서상 동의가 쉽지 않는 상황입니다.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서는 북측에 대한 이해가 먼저 선행돼야 하는 것이죠. 북측은 근대화에 들어서면서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습니다. 일제 청산 대한에 대한 자부심이 그러 합니다. 먼저 북의 실체를 봐야 할 것입니다.

북이 대한민국과 동시에 유엔에 가입한 회원국이며, 북 나름대로 신민잔재청산, 토지개혁 등 근대국가수립을 위한 역사적 과정을 거쳐왔고, 지금 북미간에는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하는 주권국가간의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객관적 시각이 우선 필요합니다.

북은 지금 국가적 과제로 북미관계의 정상화입니다. 이는 최고 최대의 과제입니다. 남측은 ‘통미봉남’을 우려 할 일이 아니고 북과의 관계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촉구해야 합니다.

북미관계와 북일관계가 수립되면 그에 따라 상당한 자본이 북에 들어가게 됩니다. 체제불안이 해소된 ‘경제건설’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고 경제건설은 개혁과 개방없이는 안될 일입니다. 개혁과 개방은 국제사회와 남측의 협력 없이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남북간에도 합리적 합의가 이루어지게 되리라고 봅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따라 북측이 변화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북측이 달라질 점들은 무엇입니까.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근거로 대외 정책을 수립하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가 북한의 이익을 우선시 한다던가 한국의 이익을 우선해서 한반도 정책을 수립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가 상대적으로 가치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정책수립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보다 합리적 대안들이 나오리라고 기대합니다.

최근 공개한 오바마-바이든 계획을 보면, “북한과 ‘강력하고 직접적인(tough and direct) 대화’를 하겠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는 미국이 북한에 ‘더 많이 주고 더 많이 받겠다는 의미’를 갖기도 합니다.
오바마 차기 정부는 부시 미국 정부와 달리 북에 대화와 협상으로 접근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합니다.

북은 아직까지 오바마 당선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오바마 취임후 미국의 태도에 따라 반응할 것입니다. 예측컨대 오바마 행정부가 클린턴 정부의 대북정책 수준을 유지한다면, 북미간 대화는 상당한 실질적 진전을 이루어 내리라 생각됩니다.”
 
-미국은 대북정책에 있어서 미국 내 여론을 중요시 합니다.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대북정책 여론과 의견을 내어줄 인사와 모임은 있는지.
“오바마 차기 정부의 대북관련 전담 인사로 오바마 캠프에서 한반도 팀장을 역임한 ‘프랭크 자누지’가 있습니다. 자누지는 오바마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수립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누지는 한국 동포사회에 대한 한반도 정책설명과 북측과의 접촉을 해왔던 인물입니다. 또한 자누지는 한국내 지인이 많으며, 1993년 북핵 위기 때부터 북한도 여러 차례 방문 했습니다.

미국내 대외정책 여론수렴의 대표적인 모임으로는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전미외교정책협의회는 한반도 전문가 회의에서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을 만나 의견 교환을 하는 등 북측과 접촉이 가능한 인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대북정책 수립과 관련하여, 전?현직 외교관 그룹과 미국내 민간연구기관인‘진보센터’ 등과의 활발한 접촉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최근 북측의 개성공단에 대한 제재 조치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북측의 개성공단 제재는 신의주 특구 개발을 위한 포석이라는 여론도 있는데,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의 허와 실은 무엇입니까?
“개성공단은 남과 북에 공히 매우 중요한 사업입니다. 북의 입장에서 보면, 사회주의와 시장경제를 어떻게 접목 시킬 수 있을지 보는 중요한 시금석중의 하나 이기도 하고 이후 민족경제공동체를 어떻게 꾸려나갈 수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남측에서도 다른 제3세계에 진출하는 것보다 북과의 경협이 실제로 유일할 수 있다는 현실적 확인을 개성공단사업을 통해 하게 되면 북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활발한 사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개성공단의 폐쇄는 남측이나 북측이나 아마도 상당히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북측은 개성공단에 대한 제재를 취하면서도 ‘개성공단 내 사업자들의 생산 활동은 보장한다’라는 북측의 내용을 보면 개성공단에 대한 극단적인 폐쇄 조치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남북은 공히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들을 해야 합니다.”

▲     © 시사오늘

-김정일 국방위원장 주변에 남북문제와 관련한 측근들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이들에 대한 근황이나 변화가 없는지, 이들의 교체로 북측의 남측 판단에 대한 오판이 없는지요.
“최근 북한내 남북관련 실무진이 일선에서 후퇴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측의 대남관련 경제부서에 일하고 있는 실무진들은 그만큼 부담이 있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측도 인적자원관리 차원에서 실무진들을 순환인사를 하는 양상이 있습니다. 일선 일꾼들의 변동과 관련 없이 대남정책은 일관성을 갖고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도 되리라 봅니다.”
 
-북한에서 최근 한국이 유엔 북한 인권위원회의 공동 제안국이 된 것에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북한의 인권에 대한 문제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북측의 인권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북측에도 인권 문제가 분명히 있습니다. 미국내 인권문제가 있듯이 북측은 인권 이전에 생존권의 문제가 절박하고 심각한 상태입니다.

자칫 인권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될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의 인권문제에 대한 계기는 북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남측이 국회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인권법을 만든다는 것은 깊은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중국의 경우 유엔에서 중국내 인권문제에 대한 결의가 없지 않았습니까?”
 
-한국의 대북 민간단체들이 최근 대북 관계의 어려움이 있는데 설명을 부탁합니다.
“대북 지원 민간단체들이 남북관계의 위축 속에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남측의 연탄나눔운동본부가 금강산에서 북에 연탄을 전달하였고 ‘겨레의 숲’도 북측의 양모장 건설과 관련하여, 지난달 평양을 방문하였습니다.

내년도 예산에 남북교류협력기금이 다소 증액되어 있는 점을 본다면, 민간차원의 교류협력이 보다 활발해지지 않을까 전망됩니다.”
 
-북측 사정과 남북한 관계에서 2009년 6.15 남북공동행사의 성공적 개최가 가능 하겠습니까.
“여러 정황으로 보아 내년 6.15 남북공동행사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또 반드시 성사시켜야 된다고 봅니다. 아마도 6.15 남북공동행사가 경색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각 정당은 최근 국내 현안으로 인해 대북 문제에 대한 목소리와 특별한 대안 대북문제에 대한 심각한 인식의 견해차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북 문제 해법에 대한 조언을 하신다면.
“정치, 군사적인 긴장을 완화, 해소 하는 문제와 사회, 문화교류를 활성화 해 나가도, 때론 함께하고 때론 부딪치기도 합니다.

한반도에 안정적인 평화체계가 정착될 때 까지는 사회, 문화,경제 교류는 정치적 상황과 따로 분리하여 진행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점을 유념했으면 합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한 관점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북의 핵에 대한 입장은 ‘궁극적 비핵화’입니다. 현재 북측은 ‘미국의 압박이 심하기 때문에 자위적 수단에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볼 때 북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집니다.

이는 북의 발언에 의하면 ‘궁극적 비핵화’가 목표이나 현재 ‘자위적 수단’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6자회담에서 진행되는 제1단계 핵시설 폐기, 제2단계 핵시설 불능화, 제3단계 핵폐기 중 현재 시료채취등의 문제에 걸려 제2단계에서 주춤하고 있으나 우여곡절에 불구하고 핵폐기 단계까지 가리라 봅니다.

북이 빈약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북이 실제로 자위력이 보장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북미관계 정성화가 기본과제인 북으로서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미국과 협상이 가능할지 여부?는 북이 더 잘 판단하리라고 봅니다.”
 
-끝으로 하실 말씀과 국내 대북관계에 중재에 대한 일정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첫째, 개성공단은 남과 북에 공히 매우 중요한 상징입니다. 행여나 현지의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남과 북이 함께 소중히 발전시켜야 합니다. 아울러 금강산 관광도 이후 재발 방지에 관한 최소한의 보장이 약속되고 바로 재개 되어야 합니다.

둘째, 남북 당국의 직접적인 대화가 필요합니다. 많은 이들이 제안하고 있듯이 내용있는 대북특사파견으로 당국간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합니다.

셋째, 북의 동포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인도적지원은 조건 없이 재개되어야 합니다. 추운 겨울 몸이 얼어붙으면 마음도 얼어붙게 마련입니다.” 
이후 조 의장은 2009년 1월에 사회 원로들과 함께 “남북정상화를 위한 시국회의”를 구성하고 각계각층의 협의를 통해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경력]
  - (사)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공동의장
  - 615 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남북해외공동행사 남측 준비위원회 공동대표 겸 운영위원
  -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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