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조미료 섞인 영화에 길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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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조미료 섞인 영화에 길들여졌다"
  • 방글 기자
  • 승인 2015.02.06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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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산업 대진단②>"상업영화 vs 다양성 영화, 휴머니즘 차이 만들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영화인들은 한국 영화의 다양성 부족을 지적했다. ⓒ뉴시스

“한국인들이 조미료 섞인 영화에 길들여지고 있다.”

대기업이 배급하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한 감독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영화를 찍어 놓고도 언제 개봉할지 알 수가 없다. 예전에는 영화가 트렌드를 주도했다면, 지금은 트렌드에 따라 개봉일이 정해지는 구조다. 결국, 시대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같은 형식의 영화를 ‘찍어내는’ 셈이다.”

“현재 한국 영화판은 대형 배급사가 제공한 영화 이외에는 찾아서 볼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신흥 영화 강국 발리우드 인도나 프랑스, 이태리 영화의 경우는 알고 있더라도 접하기가 쉽지 않다. 다양성이 있어야 영화로의 가치가 있는데 대기업이 한국인들의 문화에 대한 시각을 좁히고 있는 것이다.”

-영화계의 문제가 한국인들의 문화적 수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당연한 거 아닌가. 영화를 처음 접하고 느낄 때가 10대다. 그때부터 영화에 대한 꿈이 시작되는 거다. 그런데 어릴때부터 획일화된 이야기,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스토리에 매료된다면 어떻겠나.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성화된 것만 보여주는 셈이다. 다양한 소설을 접하듯 영화를 접해야 한다. 그래야 창의력도 생기는 거지. 3류 코미디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고급 코미디를 보고도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찬가지로 상업영화만 보고 자란 아이와 여러 나라의 감성을 영화로부터 접한 아이도 분명한 차이점이 생길 거다. 예술성이나 창의성 만의 문제가 아니라, 휴머니즘의 문제다. 그런 아이들이 커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영화를 만들기를 바란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한국영화에서 조미료를 걷어낼 방법은 없을까.

“전반적인 영화산업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독립영화관 같은 지류를 만들 게 아니라 상업 영화관에서 다양성 영화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인의 문화적 소양이 높아져야 한국 영화도 발전할 수 있다. 현실 영화계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지 않으면 제2의 도약은 어렵다.”

“영화는 예술활동이라는 걸 인지해야 한다. 빨리 만들어서 빨리 보급하고, 더 빨리 이익을 내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지난해에 우리나라에서 어벤져스 촬영하지 않았나. 우리나라 같았으면 이미 개봉했다. 백만이든 천만이든 찍고 내려갔을 수도 있다. 투자자들이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왕국? 우리도 만들 수 있다. 시간에 대한 투자와 금전적 투자가 보장됐을 때의 이야기다.”

“이대로 가다가는 스태프들이 CJ와 롯데의 회사원이 돼서 시간 맞춰 촬영하고 퇴근하는 시대가 올 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 놓고 ‘헐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으로 이름 붙이면 그만이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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