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지지율③>박근혜 집권 2년, 시민들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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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지지율③>박근혜 집권 2년, 시민들에게 묻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3.01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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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인가, '부실공사'인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54.3%, 지난 2월 23일 <시사오늘>이 여론조사기관 〈R&B리서치〉(대표 정호성) 의뢰해 얻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 평가 비율이다. '정윤회 문건'·'연말정산 논란'·'이완구 국무총리 파문', '원세훈 유죄 판결' 등 잇따른 악재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이번 여론조사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과연 '부서지지 않는 콘크리트'인가, 아니면 '와르르 무너질 부실공사'인가. <시사오늘>은 그 답을 '광장'에서 구하기로 했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평범한 시민, 4인에게 대면 및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물었다.

▲ 강남역 일대에 뿌려진 박근혜 정부 규탄 전단지 ⓒ 뉴시스

이모 씨(29, 서울 서초, 대기업 사원), "연말정산으로 민심 잃었다"

서울 서초에서 자취 생활을 하고 있는 이 씨는 수도권 대학원을 졸업하고 연구원 신분으로 2년 전 대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이다. 그는 연말정산으로 인해 이번 달 월급 270여만 원에서 70만 원 정도를 뱉어내야 했다. 이 씨는 박근혜 대통령은 연말정산으로 민심을 확실히 잃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아직도 과반이 넘는다고요? 그거 조사가 잘못된 거 아닙니까. 내가 충청 출신이라 그런지 이완구 총리 지명까지는 이해를 했어요. 근데 월급명세서를 보니까 정말 충격적이더라고요. 주변 반응도 비슷합니다. 내 선임 중에는 100만 원 넘게 토해낸 사람도 있었어요. 박근혜 대통령은 연말정산으로 민심을 확실히 잃었다고 봐요. 박 대통령 월급명세서 좀 보고 싶네요. 왠지 대통령은 어마어마하게 환급받았을 것 같지 않아요?"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정윤회 문건 같은 건 내가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니라 그런지 관심도 없고, 잘 모르겠어요. 내 관심사는 내 업무와 내 통장입니다. 야근 수당도 제대로 못 받고 일하면서 번 돈인데…. 얄밉게 쏙쏙 빼가는 정부가 도둑놈 같아요. 내가 담배도 꽤 피거든요. 근데 끊어야겠어요. 한 푼도 더 내고 싶지 않네요."

최모 씨(61, 부산 영도, 주부), "나는 박근혜가 존경스럽다"

38년째 부산 영도에서 살고 있다는 최 씨는 공무원 남편을 둔 주부다. 슬하에는 1남 1녀를 뒀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정치를 제대로 배운 것 같다며 잘하고 있다고, 그리고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공무원연금 개혁은 신중하게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잘하고 있지요. 어떻게 그렇게 예쁘장한 얼굴을 해가지고 험한 정치판에서 대통령까지 하고 그러는지,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존경스러워요. 여자가 그러기 정말 어렵잖아요. 아버지한테 제대로 배운 거 같아요. 욕하는 사람들은 뭘 모르고 하는 소리죠. 우리가 예전에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몰라서 하는 소리예요. 누구 덕에 지금 흰 쌀밥 먹는데."

"그런데 공무원연금은 좀 잘 따져보고 개혁했으면 좋겠어요. 내 남편이 공무원인데 그거 때문에 명예퇴직을 고민하고 있더라고요. 더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연금 문제로 내몰면 되겠습니까. 공무원들에게도 좋고, 국민들도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똑똑한 분들이 잘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김모 씨(24, 서울 동대문, 대학생), "지지율? 일단 취업부터"

지난해 말 군에서 전역한 김 씨는 서울 동대문에서 자취 생활을 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개강에 앞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용돈을 모으고 있다는 그에게는 온 나라를 휩쓴 연말정산 논란도, 온 국민을 실망시킨 이완구 총리 파문도 '먼 나라' 얘기에 불과했다. 김 씨는 일단 취업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은 왜 청년에 무관심하냐고 묻는다.

"군대에 가기 전에 학점 관리를 엉망으로 했어요. 제가 학고(학사경고)를 2번이나 맞아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싶어도 가질 시간이 없네요. 인터뷰가 끝나면 알바를 하러 가야 합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데 솔직히 최저시급도 안 나와요. 알바가 끝나면 도서관에 가요. 새 학기 대비해서 미리 공부해야 해요. 지금 학점으로는 제 인생 끝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왜 청년에 관심이 없나요. 새누리당도 그렇고, 새정치민주연합도 마찬가지예요. 학생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모르는 거 같습니다. 12년 동안 대입 수능 하나 바라보고 새벽부터 새벽까지 공부해서 대학 왔더니, 이젠 스펙이에요. 여기서 뒤처지면 인생 끝나죠. 정치인들이 대부분 편하게 인생 살아온 사람들이라 그런 거 같아요. 전혀 청년들의 현실을 모르고 있어요. 그 때 세대들은 대충 공부하고, 대충 일해도 '꿀 빨았는데', 요즘은 다르잖아요."

이모 씨(57, 충청 예산, 과수원 재배), "흠만 잡으면 큰일 못해"

저수지에서 붕어를 낚는 게 취미라는 이 씨는 충청 예산 토박이다. 건강 문제로 하던 일을 관두고, 조그마한 과수원을 마련해 소일거리로 사과를 키우고 있다는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친근해서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2012년 태풍으로 고생하는 과수원 농가들을 찾아 농민들을 위로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을 TV에서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봤죠.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친근해서 좋아요. 일도 잘하는 거 같아요.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사고를 쳐서 그렇지 사실 박 대통령이 못한 게 뭐가 있습니까. 그 사람들 대신 나와서 사과도 했잖아요. 힘을 실어줘야지 흠만 잡으면 큰일 못해요. 무슨 일을 잘했냐고요? '빨갱이들' 해산시킨 것도 잘했고, 외교력도 좋은 거 같아요. 북한한테 꼿꼿한 것도 보기 좋고."

"2012년에 저기 밑에 태풍이 크게 왔었어요. 농가들이 엄청 힘들었죠. 박근혜 대통령이 과수원에 찾아가는 게 TV에서 나오더라고요. 감동받았죠. 아니, 그렇게 대단한 양반이 거기까지 찾아와서 손잡아 주고, 사과 따주고 그럴 수 있는 정치인이 얼마나 되겠어요. 기자님도 좋은 기사를 많이 써줘야 돼. 해코지해봤자 국익에 좋을 거 하나도 없어요."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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