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Book) 카페 넘어 '술파는 책방'…이색서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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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Book) 카페 넘어 '술파는 책방'…이색서점 '눈길'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5.03.09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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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술파는 책방’, 상암동 골목책방 ‘북바이북(Book by book)’… ‘소통의 공간’ 자리매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크림 생맥주 한잔주세요.”

익숙한 주문의 소리가 들리는 이곳은 동네 맥주집이 아니다. 다소 맥주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곳은 바로 동네책방 ‘북바이북’ 이다. 서울 상암동 골목에 위치한 ‘북바이북’은 일반 서점과 차별화된 ‘술파는 책방’이다. 이름 그대로 맥주 한잔과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카페로 알려져 이색적인 책방으로 자리매김한지 2년째다.

봄기운이 만연했던 지난 6일, 본격적인 ‘상암시대’를 알리는 듯 크고 반짝거리는 높은 빌딩숲 DMC(디지털 미디어 센터)단지 옆 작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는 ‘북바이북’을 찾아 나섰다.

공사소리로 북적한 DMC 지역을 얼마 벗어나지 않아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골목으로 들어서니 음식점과 주택가 사이로 ‘북바이북 1호점’이 보였다.

▲ ‘북바이북’1호점 외부와 내부 ⓒ 시사오늘

작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7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다양한 서적이 전시돼있었다.

기자가 방문한 시간은 점심을 살짝 넘긴 이른 오후, 손님이 덜한 한적한 때라 그런지 정교하게 정리된 책들을 여유롭게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북바이북은 자매가 공동 운영하는 동네책방이다. 1호점은 언니 김진아 씨, 2호점은 동생 김진양 씨가 운영하고 있다.

1호점에 비해 2호점은 20평 남짓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장님 말씀에 도보1분 거리에 위치한 2호점을 찾았다. 2호점에서는 더 다양한 서적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책뿐만 아니라 음반까지 진열돼 있는데다, 북바이북 자체에서 주관하는 여러 가지 문학행사도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책과 커피 그리고 맥주…단순한 ‘책방’ 아닌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운영자에 따르면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저자와의 만남과 음악공연도 시행하기 위해 2호점을 개점했다. 따라서 1호점은 소설과 에세이 중심의 서적, 2호점은 비소설 중심으로 꾸려졌다.

▲ 1호점 도보 1분거리에 위치한  ‘북바이북’  2호점 외부모습 ⓒ 시사오늘

북적거리지 않는 동네 책방, 게다가 역세권과 맞물려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곳도 아닌 이곳에서, 기자가 발견한 특징 중 하나는 ‘단골손님’ 이었다. 문학 소비층의 발길이 드문 동네 골목인 만큼 단골손님은 단연 이 서점만이 가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점심시간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들어온 손님들은 사장님과 가벼운 안부인사를 끝으로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밤 11시까지 운영하는 이곳은 퇴근길에 맥주한잔과 함께 책과의 소통, 그리고 사람들끼리의 소통 공간으로 충분해 보였다.

2호점을 운영하는 김진양 씨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퇴근길에 들러서 맥주 한 잔 하고 주인과 수다도 떠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을 만나고, 단골손님이 늘어가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 북바이북 2호점 판매음료 메뉴판 ⓒ 시사오늘

이처럼 이색적인 동네책방들이 늘어나면서 출판업계는 웃고 있다. 다양한 서점이 출범하게 되면서 동네 신(新) 문화 형성과 함께 지역적 발전도 함께 이뤄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점이 위치하지 않을 것 같은 곳에 특징 있는 작은 서점형식의 카페와 책방이 늘고 있다” 며 “작고 다양한 서점을 통해 주변 지역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서정가제, 동네책방 피해 염려…다양한 콘텐트 사업 구성

이처럼 동네책방만의 장점에 반해 수익적인 부분에 대해 염려하는 시선도 있다. 도서 할인 최대 피해자가 동네 작은 서점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라인서점에서 정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인 구매 패턴으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동네서점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 북바이북 커피 무료로 먹는 법 ⓒ 시사오늘

하지만 북바이북은 크게 염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북바이북은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으며 SNS를 통한 홍보, 무료로 커피마시는 6가지 방법 제시, 그리고 저자와의 만남 등 책을 통한 콘텐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북바이북에 전시된 책들은 매장 판매가 주를 이루지만 페이스북,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이메일,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책을 택배로 배송도 한다.

책값도 모두 정가로 계산하되 대신 구매한 책을 다시 가져오면 정가의 80% 가격으로 매입해 현금을 지급하는 대신 포인트를 준다.

한 가지 염려되는 사실은 서점의 역할로서의 지속가능성이었다. 단순히 책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단순히 책을 팔고 음료를 파는 것만으로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 며 “장기적으로는 서점을 기반으로 콘텐트 사업을 확장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방을 나서기 전, 김 씨가 출간한 <술파는 책방>을 잠시 읽어보던 중 한 글귀를 발견했다. 그리고 기자는 김 씨 자매가 북바이북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운영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언니가 회사를 그만두고 1호점을 맡아 운영하게 되면서 1호점은 다시 생기를 되찾았다. 역시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듯하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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