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차별화’ 시공…국내 건설업계 최강자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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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차별화’ 시공…국내 건설업계 최강자로 우뚝
  • 정세운 기자
  • 승인 2008.12.01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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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명산업개발(주) 정일권 대표이사

용명산업개발(주)은 40여년간 공동주택 ‘차별화’를 모토로 운영돼 온 전문시공업체다.

지난 99년 용명건설에서 용명산업개발로 이름을 바꾼 뒤 서울 양천구 신정동 차인빌 아파트 81세대 신축공사를 시작으로  다수 재건축 아파트를 시공해왔다. 용명산업개발은 창립이래로 어음이나 당좌는 일체발행 하지 않고 회사자본한도 내외서 선 시공, 후 분양을 원칙으로 해오며 내실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용명산업개발은 현재 인천 연수구에 타운하우스를 신축하며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2008년 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용명산업개발 정일권 대표를 만나기 위해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사무실을 찾았다.

정 대표는 올해 우리나이로 서른일곱인 72년생이다. 한마디로 ‘젊은 CEO'다.
하지만 젊은 CEO답지 않게 정 대표에게는 신중함이 묻어 있었다. 그는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가는 전형적인 ‘신뢰형 CEO'였다.

건축경기 안 좋은 것은 사실…차별화로 돌파
 
-대표로서는 너무 젊은 나이다. 사업을 시작한 배경이 궁금하다.
“현재의 용명산업개발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경영하던 회사가 소송 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돼 유학을 포기하고 사업전선에 뛰어들게 됐다.”

정 대표는 아버지가 건설업을 하는 통해 초등학교를 6곳을 다닐 정도로 이사를 많이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자랐다. 하지만 정 대표가 대학을 다닐 때 아버지가 사기를 당해 돈을 다 날리게 됐다. 그때 담보물건을 하나 잡았다. 장난감 창고였다. 물건 값은 3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팔려고 하니 반값도 안됐다. 할 수없이 정 대표는 자신이 직접 장난감을 팔았다. 새로 나온 제품과 같이 소매상에 연결해 물건을 팔았다.

정 대표의 사업수단은 어쩌면 대학 때부터 시작됐다는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명’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나왔나?
“아버지 이름이 ‘정’자, ‘용’자, ‘수’자다. 어머니 이름은 ‘김’자, ‘명’자, ‘자’자다. 두 분의 가운데 이름을 따 ‘용명’이라고 짓게 됐다.”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2001년에 처음 일을 시작했다. 당시 양천구 신정동 재건축아파트 때로 기억한다. 재건축조합장과 현장대리인이 짜고 분양금이 들어오는 통장을 가압류해서 10억원이 넘는 돈이 2년간 묶인 적이 있었다.

2004년 천호동 재건축아파트를 지을 때는 조합원 지분문제로 약 7개월 동안 준공을 못 내서 어려움을 겪었다. 작년에 완공된 부천 재건축아파트 경우는 옥탑층 층고를 높이려다 기준을 초과해 공사를 다시 한 경험도 있다. 다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건축경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여러 가지 여건이 안 좋은 건 사실이다. 철근 레미콘 파동 등 자재확보에 어려움이 있고, 은행들이 기존에 해주던 PF를 이용한 자금조달이 사실상 힘들어졌고, 각종 대출규제로 자금을 확보하거나 분양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종부세, 양도세 부과 등으로 부동산이 재산증식의 투자처로 인식되던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건축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별화된 집을 지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주택소유의식이 변화하고 있다. 싱글로 사는 싱글맘이나 싱글파파 등이 늘어나고 있어, 임대사업도 괜찮은 대안이다.”

 
주택은 더 이상 재산증식의 수단이 안돼
 
-이명박 정부 들어 각종 규제가 풀릴 것으로 예측돼 다시 건축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1가구 1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에 대해서만 각종 규제를 완화시키겠다는 것 아닌가. 기존 건설호황일 때의 개념하고는 거리가 멀다. 이명박 정부도 ‘불로소득’에 대한 것은 없애겠다는 것 아닌가.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집을 사고자하는 실수요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요자가 줄어드니 시장의 원리에 의해 집값이 내려갈 확률이 높다. 또한 부동산 소유가 그동안은 재산증식의 개념이 강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개념도 퇴색돼 매매보다는 임대, 즉 월세를 내더라도 집을 빌려서 살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사실 아닌가.”
 
-건축경기가 좋지 않더라도 불로소득을 막는 게 원칙 아닌가.
“맞다. 불로소득은 막아야 한다. 실제 살지도 않으면서 중간에서 집을 샀다, 팔았다하면서 재산을 불려나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주택이 재산증식이 돼서는 안된다.”
 
-각종 투기억제정책 때문에 ‘건설경기가 죽는다’는 말이 있다.
“투기억제정책 때문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는 각종 개발계획을 내놓고 땅값을 높여 놓은 상태에서 금융대출 등을 억제해 집값을 잡는다고 했으니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 이제 주택을 공급하는 공급자도 차별화된 주택을 지어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그것 만이 살길이다.”
정 대표는 이어 “차별화된 집을 짓는데 용명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요즘 웰빙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우리도 획일적인 아파트 건설에서 탈피해 이번에 인천 송도 근처에 자연과 쉽게 접할 수 있고, 지하에 골프연습장 같은 체육시설을 갖춘 타운하우스를 착공해 연내에 분양할 계획이다.”
 
-경영철학은.
“협력업체나, 직원들을 믿어 주고 회사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불신이 싹트고 효율적인 사업을 할 수가 없다. 어쩌다 골이 깊어져 재판까지 가게 되면 서로에게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된다. 내가 아닌 다름 사람이 100% 자기일 같이 내일을 해 줄 순 없겠지만, 그 사람을 내 식구 같이 진실로 믿어 줄때 주인의식과 책임감이 생길 수 있다는 믿고 있다.”
 
-꿈이나 포부가 있을 듯싶다.
“내가 지은 집은 나중에라도 ‘틀리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 이런 말을 듣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두 달에 한번은 일본을 간다. 가서 걸으면서 감각적인 것을 익힌다. 건물 하나하나를 지을 때마다 자식을 새로 낳는 듯한 기분이다. 예술가로 따지면 작품을 만드는 것 아닌가. 물론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프리미엄’이 곧 자산 아닌가.”

인터뷰 내내 정 대표에게 느낀 점은 ‘솔직함’이었다. 이에 필자는 “정치할 생각 없냐, 요즘 정치도 솔직함이 없으면 국민에게 다가서기 힘들다”고 물었더니, 정 대표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다”고 답했다. 마지막 답변에서도 솔직함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몇 년후 정치인 정일권으로 다시 인터뷰 할 수도 있게다’란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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