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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의 農飛漁天歌>"쪽지예산 안 돼, 상임위 거친 것만 다룹시다"
<(21)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활동②>쪽지예산 근절 원년
2015년 03월 30일 (월) 글 홍문표 국회의원/정리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글 홍문표 국회의원/정리 박근홍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활동을 하는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 ⓒ 홍문표 의원실

12년 만에 법정시한을 지켜 예산안을 심사한 것과 더불어 이번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자랑할 만한 게 또 있다. 바로 '쪽지예산'을 일체 근절한 것이다.

쪽지예산이란 각 상임위원회의 정식 심의 절차를 밟지 않은 예산안을 쪽지 한 장에 적어 청탁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다.
 
나는 본격적인 예산안 심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여야 위원들에게 "쪽지를 받지 말자, 상임위 거친 것만 다루자"고 건의했다. 그리고는 위원장인 나부터 쪽지를 심사대에 안 내놓으니까, 약속이나 한 듯 자연스레 쪽지예산을 받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 결과, 각 상임위와 예결위를 거치지 않은 쪽지예산은 단 한 건도 심사하지 않았고, 반영하지도 않았다. 쪽지예산 근절 원칙에 여야 간사들과 예결 위원들이 공감을 해주고 잘 따라줬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성과였다.  

실세들의 외압도 많았다. 여야 지도부의 쪽지예산을 거절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걸 하나 둘 허용하다보면 국회 예결위원장으로서,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한 약속이 깨지고, 예산안 심사의 전체적인 틀 자체가 깨져버리게 되는 것이니 일체 받지 않았다.

이제 와서는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사실 쪽지예산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친한 사람들을 많이 잃었다. 서운하다고, 섭섭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래도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활동을 하는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 ⓒ 홍문표 의원실

나는 예결위원장에 취임한 이후, 찾아오는 민원인들과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 두 달여간 집에 들어가지 않기도 했다. 국민의 혈세를 다루는 국가 예산에 대한 논의를 국회가 아닌 집에서 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칩거 생활을 하면서 몸도 제대로 못 씻고, 옷도 잘 갈아입지 못해 곤욕을 치렀지만, 원칙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정치적 소신을 견지하기 위해 마땅히 감내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국회 예결위원장으로서 마땅히 감내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국민들은 정치권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고, 나라 경제는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러한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봤을 때, 쪽지예산을 심사한다는 것은 국가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의되지 않은 예산에 국민의 세금을 쓴다는 건 있어서도 안 되고, 앞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매년 지적돼 온 쪽지예산이 이번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 오로지 예결위원들이 시대적 사명과 소임을 다한 결과다.

앞으로도 국회가 상임위에서 정상적으로 올라오는 예산만 다룬다는 원칙을 지켜줬으면 한다. 국가 예산을 쪽지로 다룬다는 것은 시대 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다. 국회 전체가 욕먹을 일을 예결위원들이 해선 안된다.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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