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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의 農飛漁天歌>"국회 헌정 사상 최초, '미반영 예산 백서' 만들다"
<(22)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활동③>450여 개 미반영 예산 담아
2015년 03월 31일 (화) 글 홍문표 국회의원/정리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글 홍문표 국회의원/정리 박근홍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활동을 하는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 ⓒ 홍문표 의원실

'쪽지예산'을 근절했다는 것은 분명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그러나 몇몇 쪽지예산에는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 있는 눈물겨운 사연들이 담겨 있었다. 이처럼 사연 있는 쪽지예산도 상임위를 거친 예산만 심사하겠다는 원칙을 지키고자 어쩔 수 없이 외면해야 했기에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래서 나는 이번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한 사업들을 취합해, 국회 헌정 사상 최초로 '미반영 예산 백서'를 제작했다. 차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후임 예결위원장이 다음 년도 예산 심사 시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교과서적인 참고자료를 만든 것이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백서 제작 취지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축사까지 직접 써서 보내왔다.

백서에 실린 미반영 예산을 몇 가지 들어보자면, 일제 강점기에 사할린 섬에 끌려가 고초를 겪은 사할린 동포들의 유골을 봉환하는 사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억 만 리 외국 땅에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살아온 분들인데 이제 세월이 오래 흘러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났다. 지금 사할린 공동묘지에 묻힌 한인 유해가 무려 3만2000여 기에 달한다고 한다. 그분들 고국으로 모셔 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할린 동포계 대표들이 국회에 와서 항의도 하고 불만을 터뜨리고 가셨다.

맞는 말씀이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 북한에서조차 자국민 시신 하나 찾아오려고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예산이 충분치 않아 찾아놓은 유골도 봉환을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임위를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사업이기에 예결위에서 다룰 수 없었다.

천연 염료에 대한 예산을 반영하지 못한 부분도 아쉬움이 남는다. 오래된 사찰의 단청이라든지 여러 문화재들 보면 1000년이 지난 것도 아주 생생한 색이 나온다. 바로 천연 재료에서 뽑은 염료를 썼기 때문이다. 요즘엔 대부분 화학물질로 문화재를 복원하는데, 그러니 1~2년만 시간이 흐르면 나무가 뒤틀리고 글자가 터진고 색이 바랜다. 그러면 또 다시 색을 칠해야 하니 엄청난 국가적 비용이 들어간다.

학계에 따르면 우리 고유의 천연 염료를 뽑아내는 기술과 이를 이용해 무늬를 그리는 기술의 90% 이상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어렵겠지만 천연 염료를 찾아서 옛것을 복원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번 해놓으면 100년, 200년이 지나도 쉽게 변하지 않으니 국가 예산 차원에서도 좋고, 세계적으로 돋보이는 우리 건축 문화를 되찾는 측면에서도 좋은 일이 아닌가. 여기에 들어갈 예산도 상임위를 거치지 않아 반영할 수가 없었다.

이밖에도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전담부서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예산, 임진왜란 당시 일본의 만행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코무덤'과 '귀무덤'을 후세를 위해 보존하는데 들어가는 예산 등에 대한 내용을 '미반영 예산 백서'에 실었다.

이번 백서에는 450여 개 정도의 미반영 예산을 담았다. 언론이나 동료 의원들이나 다들 통과된 예산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지, 통과되지 않은 예산에 대해서는 이해와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 내가 제작한 백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고, 아울러 차기 예결위 활동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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