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회장의 '결단'…구체화 되는 하나금융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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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회장의 '결단'…구체화 되는 하나금융 ´미래´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4.20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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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STORY (2)>"하나-외환 통합과 글로벌화, 후배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지난 1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드림소사이어티' 강연 자리에서 임원진을 향해 "회장 혼자 뛰고 있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2018년 하나금융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말도 서슴없이 뱉었다.

평소 웃음이 많고 '화합'을 중시하기로 소문난 그였지만 이 날만큼은 호랑이처럼 매서운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그래서였을까? 김 회장은 하나금융이 맞고 있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와 함께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시사오늘

그가 말한 하나금융의 가장 심각한 위기는 바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 관한 이야기다.

금융시장 상황은 날로 악화되는데 자회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과거 작성했던 '합의서'에 따라 오는 2017년까지 투 트랙으로 운영해야했다.

대형 은행들도 실적이 하락하는 상황에 중형 은행 두 곳을 따로 운영하는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었다. 

실제로 김 회장 취임 후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 1조7291억 원, 2013년 9929억 원, 2014년 9797억 원으로 매년 줄고 있다. 또 2016년 도입되는 계좌이동제에 대한 우려는 하나금융 위기론을 확대시켰다.

그런데 2014년 2월 첫 통합실적 법인으로 출범한 인도네시아 'PT Bank KEB Hana'의 실적이 4개월만에 자산 13%, 대출 19.8%, 예금 10% 등 눈에 띌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자 김 회장의 눈 앞에 통합은행의 미래가 펼쳐졌다.

김 회장은 한 달 만인 지난해 7월 "통합을 논의할 시기"리며 양행 통합론을 집어든 뒤 같은 달 13일 "통합은 대박", 8월 28일 "더 미룬다는 건 배임", 9월 18일 "10월 중 양행 통합신청 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통합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다른 한편으로는 통합비전캠프, 북한산 둘레길 걷기, 동대문 성곽길 걷기 등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직원들에게 통합의 필요성과 시너지 효과를 전달했다.

또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4.61%에 불과하던 점유율을 7.99% 까지 끌어올리는 시너지효과를 보여줌으로써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성공적인 결합 가능성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통합은 그룹의 시너지를 최대화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협업과 융합을 통해 진정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의 미래성장기반에 대한 소신을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에 하나금융 회장추천위원회와 주주들은 김 회장이 현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타개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 통합 마무리와 하나금융의 미래를 부탁했다.

그의 이런 강한 모습에는 30년을 금융맨으로 살면서 갖게 된 하나금융과 직원들에 대한 애착이 담겨 있다.

김 회장은 “통합은 후배들에게 먹거리를 주는 유일한 길”일라며 “통합 후 효율성이 좋아지면 후배들을 위해 해외 투자도 할 수 있고 직원들의 자긍심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의 미래를 해외 통합 사례로 직접 보여줬다.

세계 24개국 135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국가의 현지화 성공 사례를 다른 국가에도 적용해 국내 금융사 중 글로벌 순익 비중이 17%로 가장 높다.

특히 앞서 언급됐던 ‘PT Bank KEB HANA Indonesia’는 루피아 여유자금은 현지 중소기업 앞 대출 확대를 통해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내 Top 20 은행’ 진입을 목표로 고속 성장 중이다.

김 회장은 중국에도 통합은행으로 진출해 현지 고객 비중이 예수금 부문 약 60%에 육박하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출부문은 78% 이상이 현지 고객이다.

그는 은행 외에도 캐피탈 등과 연계해 마이크로 파이낸스, 자동차할부금융 등 다방면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통합의 성과를 예측해 문서상 숫자로만 표현하기보다 직접 보여줌으로 후배들에게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는 리더십에 대해 “리더는 목적지와 방향을 잡고 구성원이 잘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며 “자연스럽게 끌려오도록 매력을 갖고 있어야 하지 억지로 끌고 가려 해서는 실패한다”고 말했다.

최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쌓여있는 오해와 반목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3개월 간 잠가뒀던 대화의 빗장을 다시 풀고 주 2회 정례회동과 매 사안별로 수시 접촉하기로 합의했다.

그의 하나금융에 대한 애정이 다시 시작된 하나-외환은행 통합 대화에서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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