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는 끝났다”…본격적인 세 확장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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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는 끝났다”…본격적인 세 확장나서
  • 이광용 기자
  • 승인 2008.12.02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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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진 안경률 등 요직포진, “부활의 노래”
‘함께 내일로’ 등 통해 세력 확장 중

친 이명박계의 세분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좌장격인 이재오 전 의원의 최근 기세가 거침없다. 극적으로 꺼진 불을 되살린 그의 어깨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이 전 의원의 측근들은 최근 권력의 핵심요직에 속속 포진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모임도 꾸렸다. 이들은 버젓이 한나라당 사무실 앞에 계파모임 ‘함께 내일로’ 사무실을 개설하고 세 확장에 혈안이다.

이 전 의원은 정권 출범 초 ‘MB 2인자’로 불릴 만큼 원로그룹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대통령 친형의 총선출마를 공식 비난할 정도로 기세가 대단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지난 4·9 총선에서 낙마하며 쫓기듯 미국으로 떠나 정치생명이 꺼지는 듯 보였다. 이른바 ‘55인 항명 파동’은 이 전 의원을 힘겹게 했다. 때문에 여권의 권력구도는 이상득-정두언계가 양분한 상태로 고착화되어 가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이상득-정두언계의 갈등이 폭발하면서 권력내부의 역학구도가 요동친 것이다. 지난 6월 정두언 의원이 이상득 전 부의장과 박영준 전 청와대비서관 등 4명을 ‘권력사유화’의 장본인으로 몰아붙이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인적교체를 단행하는 혼란이 찾아왔다. 하지만 이상득계나 정두언계가 인사에서 특별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찾아오면서 이재오계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간 것.

권력구도가 요동치는 사이 공성진 안경률 의원 등이 최고위원과 사무총장에 오르면서 이재오계의 건재함을 알렸다. 공 의원은 당 내에서 ‘이재오 대리인’으로 통할 만큼 이 전 의원과는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이 전 의원과 안 사무총장과의 인연은 꽤 깊다. 두 사람은 지난 97년 대선을 앞두고 ‘최형우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황명수 이인제 등과 함께 ‘온산(최형우의 아호)계’ 형성하며 동지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뿐 만 아니라 지난 2006년 이 전 의원이 원내대표로 있을 때 안 총장은 원내 수석부대표로 호흡을 맞춘 경험도 있다. 이어 범 이재오계로 분류되는 차명진 의원까지 대변인에 발탁됐다. 차 대변인은 김문수 경기지사 계보로 분류된다. 하지만 더 크게 보면 ‘이재오계’다.

때문에 차 대변인 발탁을 놓고 친박진영에서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친박인사인 윤상현 의원을 대변인으로 추가 발탁해 기존의 조윤선 대변인과 함께 ‘3인 대변인체제’를 구축했다.

공성진 안경률 차명진 이재오계 당 장악

또한 국회부의장에 선출된 이윤성 의원이나 당 중앙위원장으로 선출된 이군현 의원 역시 이재오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 전 의원과 친분이 각별한 최병국 윤리위원장과 정의화 인재영입위원장, 현경병 정보위원장, 등의 포진도 우연은 아닌 듯하다

청와대의 지난 7월 비서관급 인사에서도 이재오계가 두드러졌다. 민중당에서 이 전 의원과 함께 활약했던 김해수 당협위원장은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발탁됐고, 권성동 변호사는 법무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또한 낙천이나 낙선한 뒤 청와대나 공기업에 진출한 이재오계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이재오계는 당·정·청에 100여명이 퍼져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청와대비서관과 행정관, 공기업 간부급의 수를 헤아려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40여명의 현역 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내 의원모임인 ‘함께 내일로’도 이재오계의 전위부대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재오계가 세력 확장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함께 내일로’의 인적 구성을 보면 왜 이재오계의 전위부대라고 말하는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40여명의 참여자 가운데 공동대표를 맡은 심재철 최병국 의원과 공성진 최고위원, 진수희 임해규 권택기 김용태 김효재 안형환 현경병 차명진 등 상당수가 이재오계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당청에서 이재오계 인사들이 요직을 꿰차면서 이 전 의원은 향후 대선판까지 가를 파괴력을 얻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의 아성이 결국 모래성을 쌓은 꼴이 될 것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이는 친이명박 진영의 구심점이 확고하지 않고, 이 전 의원이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호성 시사평론가는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이 대통령의 신임이나 당내 영향력을 과시하더라도, 총선 패배에서 드러났듯 대중성 확보와 지지도 상승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대권가도를 완주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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