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과 낙하산②>이명박 잔재 청산 나선 朴 정권…흔들리는 포스코·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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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압과 낙하산②>이명박 잔재 청산 나선 朴 정권…흔들리는 포스코·KT
  • 방글 기자·장대한 기자
  • 승인 2015.07.26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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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10년 넘었지만 정권 입김 '여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장대한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 ⓒ 뉴시스

“민영화 된지 10년이 넘었는데요.”

포스코와 KT는 각각 2000년, 2002년 민영화됐다.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어서지만, 명확한 주인이 없어 여전히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포스코와 KT는 “왜 자꾸 정부와 연관 짓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각 사 회장이 대통령 교체 시기에 맞춰 교체되고 있어 여론은 아직도 ‘공기업 색을 띄고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2008년 2월 이명박 정권이 출범하자, 이듬해인 2009년 1월 KT회장이 이석채 전 회장으로 교체됐고, 같은해 2월 정준양 포스코 전 회장도 포스코의 수장이 됐다.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는 일년간 작업을 마치고 1월 KT 회장을 황창규로, 3월 포스코 회장을 권오준으로 교체했다.

어떤 이유로, 어떤 방식으로 정권이 민간기업에 개입한다는 걸까.

<시사오늘>이 내막을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 뉴시스

MB 정권에 휘둘린 포스코, 박근혜정부에 ‘철퇴’

정준양 포스코 전 회장은 MB 정권의 총아였다.

MB 정부 말기까지 포스코 회장직의 3년 연임이 결정되는 등 정권의 비호를 받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정 전 회장은 돌연 사퇴했고 현재는 포스코 비리 수사의 표적이 되는 신세로 전락했다.

2009년 2월.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이 포스코 회장직에 올랐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직접 나서 이구택 회장의 후임으로 윤석만 전 사장을 지목하기까지 했지만, MB 정부에 맞서기는 부족했다.

당시 MB 정부의 핵심실세였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MB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이구택 회장과 회동을 갖는 등 정 회장 취임에 입김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답하듯 정 회장은 취임 후 포스코 신임 사외이사로 MB 정책자문단 출신인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낸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대표를 내정했다.

2014년 3월.

MB 정부가 물러나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임기 1년을 남긴 시점에서 정 전 회장은 돌연 사퇴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선친과 박태준 명예회장이 이룩한 포스코를 정 전 회장이 망쳐놨으니 눈에 가시같은 존재였다는 게 중론이다.

정 전 회장 후임에는 '기술통' 권오준 사장이 선임된다.

공채 출신이 아닌데다 권력과 동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개혁을 이룰 적임자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 회장에게도 소위 '연줄'이 있었다.

권 회장의 부인인 박충선 대구대 교수가 박 대통령과 '잘 아는 사이'라는 것.

박 교수는 박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인데다 2년 후배다.

그리고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대구에 있으면서 2003년부터 3년간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을 역임하며 친분을 쌓았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2015년 현재

검찰은 정 전 회장이 계열사를 늘리는 과정에서 MB 정부 실세들로부터 로비를 받았을 가능성과 포스코건설 200억 원 비자금 조성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실제로 대우인터내셔널과 성진지오텍, 삼창 등 10여개 기업의 인수 과정에서 부실기업을 비싼 값에 사들여 포스코의 재정을 악화시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가 정 전 회장에 대한 엄벌과 함께 포스코를 길들이기 위한 박근혜 정부의 압박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 이석채 전 KT 회장 ⓒ 뉴시스

MB실세 이석채, 박근혜 정권서 ‘팽’

MB정권의 전폭적 지원으로 회장 자리에 앉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팽’ 당한 것은 이석채 전 KT 회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11년 연임에 성공한 이 회장은 2014년 11월까지 임기를 남겨뒀지만, 자택 압수수색 등의 계속되는 외압으로 임기를 1년 앞두고 돌연 사퇴했다.

2009년 1월.

이석채 KT회장도 사실 취임 당시부터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꼽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자문하던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특히 2008년부터 LG전자와 SK C&C에서 사외이사로 있었던 터라 KT정관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당시 KT정관은 ‘최근 2년 이내에 KT 경쟁업체와 공정거래법상 동일기업군에 속하는 업체에 임원으로 있던 자는 이사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KT사장추천위원회는 정관까지 개정해가며 이석채 사장을 후보로 추천하는 꼼수를 부렸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이명박 정부가 물러나자 기세등등하게 회장자리에 올라섰던 이석채 회장에게도 거센 바람이 불어닥친다.

2013년 10월.

검찰이 이석채 당시 KT 회장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언론은 ‘이석채 버티기 끝나나’, ‘KT, 2008년 악몽 되살아나나’ 등의 기사를 쏟아냈다.

당시 이 회장은 ‘표적 수사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알지 않느냐”며 정권 개입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결국 결국 열흘만에 ‘사퇴’를 선언했다.

이석채 회장은 결국 대통령 임기만큼인 5년을 채우고 KT회장자리에서 물러났다.

2014년~현재

사실 KT에는 국민연금을 제외한 정부 지분이 1%도 없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같은 외풍에 시달린다.

‘정권 전리품’이라는 별명을 떼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박근혜 사람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KT 곳곳에 포진했다.

박근혜 대선 캠프 선대본부장이던 홍사덕 경영고문과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인 김종인 경영자문, 국민행복기금 이사장을 맡았던 박병원 사외이사 등이 KT경영고문 등의 자리에 앉았다.

이 외에 김병호 전 박근혜 대선캠프 공보단장과 김정관 박근혜 대선캠프 미디어팀장이 각각 KT 경영고문과 KT렌탈 IMC 본부장을 맡고 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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