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해체에 아이들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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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해체에 아이들 ‘이중고’
  • 차완용 기자
  • 승인 2010.06.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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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증가 따라 버려지는 아동 증가
지난달 20일 서울 방배동의 한 주택가에는 외국인 생김새의 갓난아이가 태어난 지 하루 만에 버려졌다.
 
주택가 대문 앞에서 발견된 편지에는 “이 아이는 19일 오전 10시15분에 태어났고, 이름은 제롬입니다. 아이를 너무 사랑하지만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키울 자신이 없습니다. 잘 키워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다문화가정 인구가 늘어나면서 다문화가정 해체로 버려지는 아이들도 속출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병영체험을 하고 있다.     © 뉴시스
23일 서울시 아동복지센터에 따르면 이곳의 다문화가정 출신 보호 아동은 2008년 2명에서 지난해 7명으로 증가했고 올해에도 지난달까지 3명이 더 들어왔다.

경기도 의정부와 안양 아동일시보호소에도 2008년 5명, 지난해 3명에 이어 올해도 이미 4명의 혼혈 아동이 입소했다.

지난해 5월 기준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결혼이민자는 16만7090명으로 전년 대비 14만4385명보다 15.7% 증가했으며, 이들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는 총 10만3484명이다.

다문화가정 출신의 버려진 아동들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시설에 입소한 경우 이외에 크고 작은 사설보육원 등에 들어간 아동까지 포함하면 전국에서 상당할 것으로 관계기관은 짐작하고 있다.

보호시설에 들어온 아동들은 대부분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서 결혼 이민을 온 외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났다가 가정폭력 등으로 가정이 깨지면서 보호소에 맡겨진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부색이 확연히 다른 동남아나 아프리카계 혼혈아동은 일반 가정 출신의 고아보다 사회적 편견이 극심해 새로운 가정으로의 입양이 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는 결혼이민 여성과 아동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는 가정폭력을 당한 이주여성이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아이들과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해 금천구 남부여성발전센터에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폭력피해 이주여성 자활지원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조은희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은 “다문화 가정 해체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담팀을 구성해 대책을 연구하고 있다”며 “결혼 이민자와 아동이 어려움 없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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