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세운 기자)
#. 남자가 순정을 바쳐 짝사랑의 열병, 상사병의 병고를 호소해 봤자 여자들은 더욱 냉담해질 뿐이다. 여자 앞에서 무릎 꿇고 사랑을 하소연해 가며-때로는 그녀의 발바닥을 핥는 해프닝조차 벌여가며-애걸복걸해 봤자 별수 없다. 여자에겐 오직 ‘작전’만이 적용될 뿐이다.
마광수 소설 <광마일기> 中
20년 전 마광수 소설 <광마일기>를 읽고 가장 공감했던 부분이다. ‘여자는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남긴 채 이에 대한 해답 찾기를 미뤄왔다.
답은 한권의 책이 해결했다. 위메프 박유진 기업부문 소통디렉터가 쓴 <사람을 움직이는 말>이다. 박유진은 지난 몇 년간 비즈니스 무대에서 설득 전문가로 명성을 떨쳐왔다. 100회가 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80퍼센트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최고의 프레젠터다.
최고의 승률 뒤에 감춰진 비밀은 관점이다. 내가 아닌 상대방의 관점으로 이야기하고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욕망이나 니즈를 간파해 설득해야 한다는 것. 박유진은 이를 ‘소비자언어’라고 말한다.
관점을 바꿔야 공감이 찾아온다
결국 해답은 ‘여자’에 있었던 게 아니라 ‘관점’에 있었던 것이다. 나의 관점에서 진심을 담아 상대방에게 사랑을 고백해봐야 돌아오는 건 ‘퇴짜’뿐이다. 내가 아닌 상대의 관점에서 소통했다면 무릎을 꿇는 해프닝을 벌이지 않고도 사랑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마광수는 그것을 ‘작전’이라는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했지만, 이는 박유진이 말하는 소비자언어 전략인 셈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진심만을 크게 이야기할 뿐 상대방의 관점에서 보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팥쥐증후군’이다. ‘팥쥐증후군’을 치료하지 않으면 성공적인 소통이 힘들다고 박유진은 책을 통해 주장한다.
소통이 꼭 필요한 정치인. 20대 총선을 준비하는 후보들이라면 <사람을 움직이는 말>은 필독서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소비자언어로 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 나의 진심이 아니라 상대의 관점에 있다.’
좌우명 : YS정신을 계승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