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다 진한 경영권④>경영권 분쟁? '외아들 기업' 삼성·현대·신세계는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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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보다 진한 경영권④>경영권 분쟁? '외아들 기업' 삼성·현대·신세계는 "NO"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5.08.30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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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아들에 전폭적으로 힘 실어주며 후계구도 작업 '순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뉴시스

롯데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국내 대기업들은 한가지 교훈을 얻었다.

경영승계 작업을 확실히 해놓지 않으면 자식들간의 경영 분란이 발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남의 집 불구경 하듯이 보는 기업도 몇몇 보인다.

대표적으로 삼성과 현대자동차, 신세계를 들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외아들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줘 후계구도 작업을 순조롭게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家 이재용, 엘리엇에 승리 후 승계작업 '탄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이 회장은 일찍부터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후계자로 낙점했으며 두 딸에게는 계열사를 맡겼다. 호텔신라는 이부진 사장, 제일모직은 이서현 사장에게 일임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부터 병상에 누운 이 회장을 대신해 삼성의 실질적 총수로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17일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앞두고 엘리엇이라는 암초를 만나 한바탕 고초를 겪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은 삼성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주주들에 불공정한 비율로 합병을 진행한다며 물고 늘어진 것.

한때 삼성은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히기도 했으나 합병 찬반 투표에서 다행히(?) 주주들은 이 부회장을 선택했고 엘리엇은 고배를 마셨다.

양사 간 합병으로 이 부회장은 지주회사격인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 16.54%를 보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삼성그룹의 순환 출자구조도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 돼 이 부회장의 경영권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이부진 사장(5.51%)과 이서현 사장(5.51%), 이 회장(2.86%) 등 오너 일가 지분이 30%가 넘어 이 부회장의 경영 안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엘리엇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삼성을 두고 "이재용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한 삼남매 계열분리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이 부회장의 경영 승계에 유일한 약점은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家 정의선, 가풍 따라 누나들은 경영권 배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아들 하나에 딸만 셋이다.

특히 현대가 가풍에 따라 정의선 부회장의 누나들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커며셜 고문, 정윤이 현대호텔앤드리조트 전무는 현대차그룹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력사 지분이 없다.

업계는 정 부회장의 누나들이 비핵심 계열사들의 경영권만 쥐고 있어 승계과정에서의 자녀들간의 경영권 분쟁은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다만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의 남편인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부회장이 그룹 경영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는 하지만 정 부회장의 경영 승계에 걸림돌이 될 만한 정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부친인 정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온전히 물려받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의 순환 출자구조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이 전무하다.

대신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11.72% 보유한 정 부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배당금 1688억 원 중 197억 원을 챙겼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오너 일가가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챙긴 배당금만 총 149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현대엔지니어링이 전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돕는 자금창구가 됐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언론에서 하는 이야기일 뿐 내부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 정용진, 어머니 도와 신세계 4배 성장 이뤄 경영능력 '인정'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슬하에 1남 1녀을 두고 있다. 이 회장의 외아들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의 외손자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과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를 분리해 승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 부회장이 신세계그룹 내 실질적인 경영권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회장이 지분 17.30%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정 부회장과 정 부사장도 각각 7.32%, 2.51%의 신세계 그룹 지분을 갖고 있어 아직 승계구도가 정 부회장에게 유리하다고 단언하기엔  어렵다.

하지만 정 부사장에 비해 정 부회장은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다양한 사업군에 진출해 성과를 거두는 등 차세대 리더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 부회장은 희망장난감도서관 사업, 청소년 인터넷 치유센터인 무주드림마을 사업 등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열심인데다 경영 능력 면에서 신세계의 후계자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7년 정 부회장이 부친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을 물려받으며 약 20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증여세로 납부해 재벌들의 귀감이 됐다"며 "아직 승계구도를 확정하기 이르지만 10년 사이에 그룹 규모를 4배가 키우는데 일조한 정 부회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이 지배권을 갖고 정 부사장이 그룹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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