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직원들에게 사회공헌 목표 실적 떠넘기며 겉으로 생색내기”, “3년 근무했는데 연차휴가 ‘0’”
한 매체는 26일 각각 유니클로와 대한항공의 사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최근 김만식 몽고식품 회장이 자기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행과 욕설 등 ‘도 넘은 갑질’을 한 사건이 벌어진지 채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또 이같은 일들이 알려졌다.
2015년을 5일 남겨 둔 현시점에서 올해 대기업의 마지막 ‘갑질’로 장식될 듯하다.
유니클로는 회사의 사회공헌 목표 달성 실적을 직원들에게 떠넘겨 논란이 되고 있다.
유니클로가 진행하고 있는 전세계 난민에게 지원하는 ‘1000만 벌의 도움’ 캠페인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한국에서만 연간 6만5000벌을 모은데 이어 올해는 약 4개월 간 10만 벌을 수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문제는 회사가 무리한 목표를 세워놓고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데 있다.
사 측은 매주 월요일마다 부서장 회의에서 실적 상위 3개 부서와 하위 3개 부서를 공개하고 있다. 꼴찌부서에게는 면박이 뒤따른다.
심지어 직원들의 실적이 대표이사에게 보고돼 사실상 반강제적 캠페인이 되고 있다는 게 유니클로 직원들의 하소연이다.
견디다 못한 직원들은 갑의 지위를 이용해 을의 지위에 있는 협력업체에 또 다른 갑질로 헌 옷을 수집하기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올해 국내에서 패션업체로는 첫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한국에 내놓은 기부금은 75만 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직원들을 볼모로 봉사활동을 포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한항공 객실승무원으로 일하는 A씨는 입사 3년이 넘었다. 그러나 입사 후 단 하루도 연차휴가를 써 본 적이 없다. 매년 연차휴가를 신청했지만, 사 측은 그때마다 별다른 설명 없이 반려를 했다. 성수기를 피해서 내도 마찬가지였다.
사 측은 “휴가 가능 인원이 재한 돼 있어 어쩔 수 없다”는 해명이다.
대한항공 승무원 B씨는 올해 중순께 회사를 그만뒀다. B씨 또한 3년 넘게 근무했으나 단 한차례도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했다. 단, 맹목적 희생만을 강요당했다.
건강상을 이유로 병가도 내기가 쉽지 않다. 인사고과에 병가일수와 병가건수가 포함돼 승진에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1년 전에 ‘땅콩회항’이라는 전세계서도 보기 드문 갑질로 물의를 일으켰던 대한항공이다. 이 시건으로 조현아 부사장은 사퇴했다. 1년이 지난 현시점도 직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갑질은 변하지 않았다.
직원들을 볼모로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 KT도 비난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KT는 지난 21일 직원을 상대로 실명으로 ‘청년희망펀드’ 기부를 받아 잡음이 일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9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해당 펀드 가입을 지시해 직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회공헌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직원들을 압박하기까지 하며 아름답게 포장하려는 사 측의 태도에 문제를 삼는 것이다.
이처럼 올해도 사 측의 어처구니없는 각종 갑질로 점철된 한 해였다. 각박한 사회현실은 ‘헬조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경제난으로 좁은 취업문을 대기업 오너들이 역으로 이용하기에는 좋은 여건이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측근들이 승진에서 누락되며 최태원 회장이 회사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두고 ‘노예의 반란’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회사를 지탱하는 것은 오너가 아닌 직원이다.
좌우명 : 借刀殺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