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빠진 ‘조석래’, 그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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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에 빠진 ‘조석래’, 그의 선택은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0.07.14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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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사임’ 내부 문단속?...비자금, 아들 검찰소환 등 악전고투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이 돌연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직에서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하자 갑작스런 발표에 재계가 당혹해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조 회장은 고령(75)임에도 불구하고 평소 건강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자신해왔기 때문이다.
 
조회장은 그동안 효성그룹 회장으로는 물론 전경련 회장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펴 왔다. 그래서 재계의 충격은 더한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흔 중반의 나이에도 그룹 후계구도와 관련된 말이 나오지 않을 만큼 소문난 ‘강철체력’”이라며 조회장의 사의를 의아해 했다.

조 회장은 일흔이 훌쩍 넘긴 나이에도 국내외의 빡빡한 일정을 거뜬히 소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3월 전경련 회장 취임 이후 민간 경제외교 사절로서 총 130일간 30회, 지구 7바퀴반을 도는 해외 출장을 강행한 것을 두고 전경련내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   
 
이런 이유로 조 회장의 사의가 최근 불거진 아들들의 검찰 조사와 효성 비자금 문제, 여기에 주요 계열사인 효성건설의 실적악화 등으로 인한 ‘내부 문단속’ 이 주 이유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그 의구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효성그룹 관계자는 “회장님께서 전경련에서 발표한 것처럼 건강상 이유지, 다른 이유가 있어서 사임한 게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다.


▲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 뉴시스

‘악전고투’ 거듭하는 효성


지난 7일 전경련은 “조 회장의 건강 악화로 더 이상 전경련 회장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 회장 역시 앞서 회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건강상 이유로 주어진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게 돼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조 회장이 지난 5월 정기건강검진에서 담낭에 종양이 발견돼 6월 이후 종양 제거수술을 받고 회복을 시도했지만 회장직을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2007년 3월 제31대 전경련 회장에 취임해 2년 임기 회장직을 연임했고, 내년 2월까지 잔여임기를 남겨두고 사임을 결정했다.
 
하지만 조회장의 사임을 두고 뒷말이 많은 게 사실이다.
 
“평소 ‘철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건강했던 조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전경련을 떠나는 것은 조금 의외”라는 것.

그 보다는 최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효성그룹 정비가 시급해진 것 아니냐는 소문이 설득력을 더해 가고 있다.  
 
효성그룹은 최근 안팎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인수한 진흥기업이 거액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495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그룹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주력 계열사인 효성건설 역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만성 적자를 기록해 조 회장의 심적 고충을 가중시켰다.

또한 지난달 일명 ‘효성 비자금’ 사건에서 비자금 일부가 조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에 지급되거나 조 회장의 자택 수리와 부친의 산소 관리 비용으로 쓰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조 회장에게 또다른 부담을 안겼다. 

무엇보다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과 삼남 조현상 전무의 해외 부동산 불법 취득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조 회장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지난 1일 검찰은 미국에서 부동산을 불법 취득한 혐의로 조현준 사장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조 사장을 불러 지난 2002년 로스앤젤레스 저택을 구입한 경위와 구입자금의 출처 등을 추궁했다.
 
또한 조현상 전무도 미 하와이 소재 콘도 등을 매입하고서 이를 재정경제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 조현준 사장(왼쪽부터), 조현문 부사장, 조현상 전무     © 뉴시스

新재계 3세 경영인 급부상...효성그룹은(?)


때문에 재계에서는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는 효성을 위해 조만간 조 회장의 결단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전무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번 조 회장의 행보가 향후 효성가(家) 3세를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 밑그림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각 기업들의 3세 경영인들이 재계의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효성그룹 아들들의 악재는 조 회장의 고심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동안 조 회장은 고령임에도 후계구도 논란이 있을 때 마다 왕성한 대외활동을 펼치면서 이 같은 논란을 일축했다.

현재 효성그룹은 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정보통신 등 총 7개의 PG로 구성돼있다.
 
조현준 사장이 무역과 섬유 PG, 차남인 조현문 부사장이 중공업 PG를 담당하고 있다.
 
조현상 전무는 전략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분은 조현준 사장이 ㈜효성의 6.94%, 조현문 부사장이 7.18%, 조현상 전무가 6.79%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효성 후계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건강 상태 여하에 따라 향후 경영권 행보나 후계구도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제한 뒤 "다음 주로 예정된 조현준·조현상 두 아들에 대한 검찰의 기소여부가 향후 후계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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