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의총]김종인 추진력 '부각'…이종걸 위상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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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의총]김종인 추진력 '부각'…이종걸 위상 '추락'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1.30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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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협상책임자 이종걸엔 "밑천 드러났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오지혜 기자)

여야간 쟁점법안 처리 문제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김종인 위원장의 추진력이 부각된 반면 협상책임자인 이종걸 원내대표의 위상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지난 29일 본회의를 앞두고 김 위원장이 '전략 급선회'에 나서면서다.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이종걸 원내대표 ⓒ 뉴시스

◇오후 2시 30분, 더민주 1차 의원총회

본회의를 앞두고 의원총회에 들어서는 이종걸 원내대표의 표정이 어두었다. 이날 오전 북한인권법을 비롯, 무쟁점 법안에서도 합의를 위한 틀이 산산히 부서졌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합의한 원샷법과 관련, "당내에서도 원샷법을 '삼성법' '재벌법'이라고 부르며 반대하는 의원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우리 당은 3년이라는 한시적 기간과 상생법이라는 제동장치를 걸고 지켜보자는 것"이라고 설명, 이해를 요청했다.

원샷법은 기업들이 인수합병(M&A) 등 사업 재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의 관련 규제를 특별법으로 한 번에 풀어주는 것을 말한다. 정식 명칭은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이다.

그는 이와 함께 선거구획정 협의에 대해 "우리 당은 오늘 선거구획정안을 처리하기 위해 그간 고수한 입장을 접고 새누리당이 제시한 '지역구 253-비례 47'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그런데 여당이 이번엔 노동4법을 처리하지 않으면 선거구획정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의원석에서는 야유가 터져나왔고, 회의는 곧 비공개로 전환됐다.

비공개 회의에 참석한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밀어붙이는 원샷법을 처리해주기로 합의했는데 우리 당이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선거구획정 하나 바라보고 왔는데 노동4법과 연계처리라니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비공개 의총이 끝나고 의원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회의 내용에 대한 설명은 들을 수 없었다. 특히 원내지도부는 모두 입을 꾹 닫은 채 기자들을 지나쳐 다시 회의실로 들어갔고 이 때부터 본회의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돌았다.

◇오후 4시, 더민주 2차 의원총회

원내지도부간 회의가 끝나고 다시 열린 2차 의원총회는 오후 6시를 넘어서까지 진행됐다. 본회의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수렴에 진통을 앓는 것으로 보였다.

이때 새누리당 원유철 대표가 4시 30분 본회의를 열기로 잠정합의했다고 밝혀 기자들이 확인에 나서는 해프닝도 있었다. 더민주 관계자는 비공개 회의 중 나와 본회의 잠정합의는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저녁 7시 30분, 김종인 위원장 긴급 기자회견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원샷법 단독 처리가 아닌 원샷법-선거구획정안 연계처리로 방침을 바꿨음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금 가장 시급한 법안은 지난 12월 31일까지 처리했어야 할 선거법"이라면서 "여야간 회동부터 열어 선거법을 1차적으로 합의하고 그 다음에 원샷법을 처리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본회의에서 선거법과 원샷법을 동시 처리하자는 것"이라면서 "본회의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오늘 하루내내 김종인 위원장의 리더십에 놀랐다"면서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원내지도부가 노선 정리를 못하고 있자 김 위원장이 '원샷법은 정부입법도 아니고 의원입법인데 뭐가 그렇게 급하냐'면서 '그런 뻔한 속셈에 끌려들어가지 말고 선거법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간단명료하게 주장했다"고 전했다.

반면, 원내지도부에 대해서는 '밑천이 다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민주 비주류 관계자는 "오늘 회의 내내 원내지도부가 그만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종걸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김종인 위원장과 비교됐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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