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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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와 낙하산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2.11 14: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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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낙하산금지법 발의한 국민의당, '낙하산 공천' 금지부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11일 '낙하산금지법' 발표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낙하산'이라는 말과 인연이 깊어 보인다.

안 대표가 '낙하산'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건 2012년 대선 즈음이다. 당시 안철수 캠프는 미래기획실장에 이태규를 임명했다. 그는 2007년 MB(이명박 전 대통령) 캠프에서 기획전략단장을 역임했고, MB가 입성한 청와대에서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낸 인사다.

2008년 여권 내 알력 싸움에서 밀려나 비서관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진 이 전 비서관은 그해 5월 KT 경제연구소 전무로 내정됐다. 이는 MB 정부 최초의 '낙하산 인사'였다.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안 대표의 이 전 비서관 영입은 정치권에서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전 비서관은 국민의당 창당 과정에서도 창당실무준비단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현재 당내에서 친안(친안철수)계의 비선실세로 불리며 김한길계, 호남 탈당파들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안 대표와 '낙하산'의 두 번째 인연은 그가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대표를 지냈을 때 맺어졌다. 2014년 6·4 지방선거, 같은 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안철수 사람들'을 잇따라 전략공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안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최측근인 윤장현을 광주에 내려 보냈다는 비판을 들었다. 당시 광주시장 예비후보였던 이용섭은 "안 대표가 잘못된 '낙하산 공천'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 윤장현 공천은 안철수의 자기 사람 심기"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탈당을 선언했다.

재보궐선거에서는 광주 광산을에 '낙하산'을 띄웠다는 의심을 받았다. 천정배의 공천 요구를 묵살하고 권은희를 전략공천했다는 소리가 흘러나온 것이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거셌다. 조경태(현 새누리당)는 "권은희 공천은 소가 웃을 일이다. 전략공천이 아니라 낙하산 공천"이라고 지적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새정치연합이 권은희라는 사람을 낙하산 공천했다. 오만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권은희는 광주 광산을에서 당선됐지만 초라한 득표율로 승리의 빛이 크게 바랬다. 또한 새정치연합은 전략공천의 후폭풍으로 재보선에서 참패했고 안 대표는 그 책임을 지고 김한길과 더불어 사퇴해야 했다.

그런 안 대표가 2016년 '낙하산'과의 인연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당이 11일 낙하산금지법(공공기관의운영에관한법률개정안)을 창당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동법은 사임한지 3년이 되지 않은 국회의원·정당지역위원장·공직선거공천신청자·낙선자·국회 2급 이상 정당 당직자의 공기업·정부기관 임원 추천 금지를 골자로 한다.

안 대표는 이날 "공정한 대한민국을 꿈꾸고 외쳐야 공정한 대한민국이 된다"고 강조하면서 동법안을 발표했다.

박수를 보내면서, 기자는 안 대표에게 감히 조언하고 싶다. '공정한 대한민국'을 말하기 전에 '공정한 새정치'부터 실현시켜야 한다. 지금 국민의당은 20대 총선 공천권을 놓고 계파 간 갈등이 점차 격화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친안계-김한길계-호남 탈당파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안 대표는 낙하산금지법을 발표함으로써 '낙하산'과 절교하겠다고 국민들 앞에서 약속한 만큼, 공정한 공천룰 도입과 공정한 후보자 평가·선별, 그리고 계파들의 이견을 적절히 조율해 '낙하산 공천'이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기자는 안철수 대표의 공언이 허언이 되지 않길 진심으로 바라고 또 응원한다. 또한 안 대표를 비롯해 우리 정치권에서 다시는 '낙하산'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지 않길 기원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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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2-11 17:18:57
공직자 낙하산 임명r금지에 대한 법률발의와, 당직자 임명이나 정당공천 문제를 구분하지 못하는 너는 뭐니? 그럼 새누리당의 모든 임명직 당직자들은 뭐며, 그간 이루어진 모든 정당의 공천도 전부 낙하산이란 논리냐?
먹물든 간신 같으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