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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명윤의 삶]‘그는 이인제를 지지했을까?’
한 평생 민주화투쟁…15인 미해금 대상자
2016년 02월 13일 (토) 정세운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세운 기자)

“멋쟁이 신사 정치인이었다. 검사출신이라 그런지 투쟁의 최선봉에는 서지 않았지만 군사독재정권을 끝장내야 된다는 정신만큼은 확고했다. 때문에 김영삼(YS)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 중 한 분이었다.”

지난 1일 타계한 새누리당 김명윤 상임고문에 대해 상도동 인사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상도동계 최고 원로로 평가받는 김명윤은 검사출신의 정치인이다. 만주고등고시에 합격한 후 서울지검 검사를 끝으로 정계에 입문, 5대, 9대, 1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명윤이 상도동계가 된 연유는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다. 1984년 5월 출범한 민추협에 상당규모의 운영자금을 은밀히 대주면서 YS와 급격한 신뢰를 쌓았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검사출신 치고 야당하는 사람이 어디있냐. 우리랑 같이하자’고 회유했지만 김명윤은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김명윤은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과 함께 정치규제 미해금자 15인에 포함돼 있었다. 민주화의 요구가 밀려오자 전두환 정권은 1984년 11월 30일 3차 정치규제 해금자를 발표했다. 1,2차 해금 때 제외된 99명 중 84명이 규제에서 추가로 풀려났다. 하지만 김명윤은 마지막까지 해금에서 제외된 사람 중 한사람이었다. 그의 민주화투쟁 강도 의지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1987년 5월 15일 이민우와 결별한 YS는 민주산악회장에 김명윤을 천거했다. 돈독한 인연을 맺고 정치역정의 고비고비마다 자신을 지원해 준 것에 대한 중용이었다.

   
김명윤은 97년 대선을 앞두고 상도동계 인사들에게 ‘YS의 의중이 이인제에게 있다’는 식으로 흘리곤 했다. 이제 고인이 돼 이유를 알 수 없게 됐다.ⓒ뉴시스

전국구 1번 내정 받고도 ‘종로출마’ 결심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민정-민주-평민-공화당의 4당 체제로 치러진 13대 총선을 앞두고 YS는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 출마를 적극 검토했다. 12대 총선 당시 종로-중구에 이민우를 내세워 신당바람을 일으켰던 그는 자신이 출마해 민주당의 바람을 일으킬 심산이었다. YS는 동교동에서 넘어온 박종률에게 “종로출마를 언론에 흘리라”고 지시까지 한 상태였다.

이때 전국구 1번을 내정 받았던 김명윤은 YS와 만나 “부산 경남에 민주당 바람이 시원치 않다. 아무래도 총재(YS)는 부산에서 출마해야 할 것 같다”고 진언했다. 그러자 YS가 “그럼 종로는 어떡해…”라고 말끝을 흐리자, 김명윤은 “사람이 없다면 내가 나서겠다”고 말했다. 13대 총선서 김명윤의 종로출마는 그렇게 이뤄졌다. 이후로 YS는 사람들에게 “(김명윤은) 당을 위해 금배지를 버린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두 사람의 돈독한 관계는 문민정부 이후에도 계속됐다. 김명윤은 국회의원 선수나 나이 때문에 장관직 등에 등용되지는 못했지만,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청와대로 불려 들어갔다.

때문에 문민정부 말기인 1997년, 김명윤은 청와대에서 YS와 독대하는 일이 잦았다. 대선을 앞두고 있던 당시, 상도동 인사들의 주관심사는 ‘YS가 과연 이회창과 이인제 중 누구를 지지하나’였다.

이때 김명윤은 상도동계 인사들에게 ‘YS의 의중이 이인제에게 있다’는 식으로 흘리곤 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인제 캠프에 참여하진 않았다.

김명윤, “YS 의중 이인제에게 있다”…왜?

왜 그랬을까? 이제 고인이 돼 버려 그 이유를 들을 수 없지만 추론은 해볼 수 있다.

김운환. 9대 국회서 김명윤의 비서였던 그는 13대 총선서 전국구로 금배지를 단 후 14대 총선때 부산 해운대 공천을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15대 총선에선 야당 거물 이기택과 겨뤄 3선의원이 됐다.

그는 97년 대선을 앞두고 이인제 캠프에 합류하며 ‘이인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다. 이때 김운환은 김명윤에게 “이인제를 돕자”는 요청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측면에서 김명윤이 ‘이인제를 도왔을 것’이란 추측을 해볼 수 있다.

당시 김운환은 이인제의 당선을 확신했었던 것 같다. 때문에 그는 대선 때 이회창-이인제의 단일화를 불발로 만들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2012년 대선 때 한 월간지 기고를 통해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대통령 선거일자가 다가오면서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이 한풀 꺾이긴 했지만, 그가 사퇴하지 않는다면 이회창 후보의 승리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때 내가 이회창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이인제와 접촉했다. 당시 김운환 의원을 통해 이인제와 만나기로 했지만 불발로 끝났다.

김운환 의원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이인제 후보가 마음이 바뀌었다. 유세장에 가면 사람들이 몰려온다. 아마도 이인제는 당선을 확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건 김대중의 공작이었다. 김대중 지지자들을 이인제 후보의 유세장을 찾아가게 하고, 더 나아가 후원금까지 보내도록 독려했다. 이에 고무돼 이인제는 대선을 끝까지 완주했다.”

이에 대해 이인제는 2012년 10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박관용이 나를 만나자고 한 제의를 당시는 몰랐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김운환이 내가 그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보고 조차 안했다고 말했다. 김대중 쪽에서 후원금을 줬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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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쪼다
(39.XXX.XXX.58)
2016-02-15 10:49:57
정세운 기자의 기사는
깊이가 있고 가슴을 뛰게 하는 정세운 기자의 글,
꾸준히 챙겨 보고 있습니다.
매일 읽을 수 있음 좋겠네요.
전체기사의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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