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남자, ‘스코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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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남자, ‘스코필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2.22 15: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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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번째 민족대표’ 윌리엄 스코필드 내한 100주년 기념사업회 출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는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팬들이 그에게 붙여준 애칭은 ‘석호필’. ‘스코필드’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한 한국 이름이다. 그러나 100년 전 사진과 글을 통해 1919년 3·1 운동을 세계에 알렸던 ‘진짜 석호필(石虎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영국 태생의 캐나다인인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1889~1970) 박사는 1916년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교수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고, 3·1 운동과 제암리 학살 사건을 취재, 일제의 탄압과 조선의 참상을 전 세계에 전파했다. 활발한 독립 운동 활동을 인정받은 그는 민족대표 33인에 더해 34번째 민족대표로 꼽히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로 스코필드 박사는 1970년 별세 후 외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국립현충원에 안장됐고, 국가보훈처는 내한 100주년을 기념해 그를 2016년 3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 (왼쪽부터)콜 크로포드 씨, 정운찬 기념사업회 의장, 이항 호랑이스코필드기념사업회 총무이사 ⓒ 시사오늘

22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는 스코필드 박사 내한 100주년 출범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운찬 기념사업회 의장과 이항 호랑이스코필드기념사업회 총무이사, 스코필드 박사의 외증손자 콜 크로포드 씨가 참석했다.

특히 정 의장은 스코필드 박사를 ‘친아버지와 같았던 분’이라며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형편이 좋지 않았던 저는 초등학교 때 친구 아버지인 서울대 이영소 교수의 주선으로 스코필드 박사를 처음 만났다”며 “나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신적 지주로서 나의 가치관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스코필드 박사는 ‘약자에게는 비둘기 같은 자애로움으로, 강자에게는 호랑이 같은 엄격함으로 대하라’고 강조했다”면서 “1960년대 경제성장 과정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에서는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눈꼽만큼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개탄하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회고했다.

정 의장은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사회공동체가 보살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며 “제가 오늘날 동반성장포럼을 운영하며 동반성장문화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념사업회는 이 자리에서 스코필드 박사가 식민지 시대 조선인들의 참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직접 쓴 원고와 편지 원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자료는 2015년 6월 아모레퍼시픽 재단으로부터 후원금 1억 원을 지원받아 영국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 ‘꺼지지 않는 불꽃’원본 ⓒ 시사오늘
▲ ‘Mee에게 보낸 편지’원본 ⓒ 시사오늘
▲ ‘Mee에게 보낸 편지’원본 ⓒ 시사오늘

이중 독립가, 독립선언서, 독립탄원서, 3·1만세운동 때의 시위 행렬 광경, 감옥에 갔을 때의 이야기, 개성과 선천에 갔을 때의 이야기, 일본 경찰에 고문당한 한국 사람들을 치료한 사실 등을 담고 있는 ‘꺼지지 않는 불꽃’은 역사적 의미가 큰 자료로 손꼽힌다. 함께 공개된 ‘Mee에게 보낸 편지’는 세계의 어린 아이들에게 한국의 암담한 현실과 일본의 폭압을 알리고자 당시 세계적인 아동잡지와 책을 발간하던 아더 헨리 미에게 스코필드 박사가 보낸 편지다.

한편 기념사업회는 다음 달 대한민국 국민 전체 및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독후감 공모전을 시작으로 4월 연례추모기념식, 6월 LA스코필드 특별전, 8월 스코필드 유족초청 통일기원 자전거 타기 행사, 10월 캐나다 특별전, 1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 추진 100주년 기념전시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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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연 2021-02-11 15:36:41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