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역습 노린 아스널, 역습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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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역습 노린 아스널, 역습에 울었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2.24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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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0-2 바르셀로나,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바르셀로나가 24일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아스널을 2-0으로 꺾고 8강 진출의 7부 능선을 넘었다. 이제 바르셀로나는 2차전 홈경기에서 두 골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는 한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역습을 노리고 나온 아스널이 오히려 바르셀로나의 역습에 당한 경기였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55.8%의 볼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아스널은 주도권 장악을 금과옥조로 삼는 대표적인 팀이다. 그러나 아르센 벵거 감독은 바르셀로나와의 전력 차이를 인정하고 수비에 힘을 쏟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날 경기에서 아스널은 압박 라인을 뒤로 물리고 공간을 내주지 않는 수비를 펼쳤고, 공격 상황에서는 3~4명의 선수로 바르셀로나의 배후 공간을 노렸다.

전반전까지는 아스널의 전술이 효력을 발휘했다. 못 뚫는 방패가 없다던 MSN(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즈, 네이마르) 라인은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홈팀의 수비를 좀처럼 극복하지 못한 반면, 아스널은 역습으로 기회를 잡았다. 21분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에게 찾아온 결정적인 득점 기회는 전반전의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축구라는 스포츠에서는 완벽한 득점 기회를 놓치면 반드시 ‘응징’을 당하게 돼있다. 오늘 경기의 아스널이 바로 그랬다. 챔벌레인의 슈팅이 마크 안드레 테르 슈테겐 골키퍼에게 막히자 아스널은 후반전 들어 득점을 위해 조금씩 전진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히 전반전보다 많은 배후 공간이 노출됐다. 그리고 MSN은 이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밀고 올라온 아스널의 공격을 끊어낸 바르셀로나는 역습을 준비하고 있던 루이스 수아레즈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수아레즈는 다시 네이마르에게 볼을 건넸다. 골문을 향해 달려드는 네이마르를 막아선 선수는 나초 몬레알 한 명에 불과했다. 네이마르는 오른쪽에서 쇄도하던 메시에게 침착하게 패스했고, 메시는 여느 때처럼 공격을 마무리했다. 1-0. 아스널로서는 너무나 뼈아픈 실점이었다.

홈에서 선제 실점을 허용한 아스널에게는 더 강력한 공세를 펴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에게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바르셀로나는 77분 역습 상황에서 골문을 맞춰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더니, 82분에는 교체 투입된 마티유 플라미니가 페널티킥을 허용, 메시에게 두 번째 골을 내줬다. 자신의 축구 철학을 포기하고 선 수비 후 역습을 노렸던 벵거 감독이 오히려 역습에 당한,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은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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