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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민, “기획사 계약, 수익분배조항 잘 살펴야”
<인터뷰>“계약 기간은 단기로, 부당한 무효 조항은 삭제해야”
“수익분배조항 가장 중요...반드시 꼼꼼하게 살펴야”
2016년 02월 25일 (목)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양지민 변호사 ⓒ 시사오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팬들의 함성. 그러나 강렬한 빛의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가 있다. 심심찮게 언론을 장식하는 노예계약 문제, 피해자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가는 ‘악플’ 문제, ‘공공연한 비밀’인 스폰서 문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양지민 변호사(법무법인 이보)는 바로 이런 문제를 다루는 전문 변호사다.

2007년 말부터 2009년까지 증권방송 아나운서로 활동하다가 2010년 이화여자대학교 로스쿨에 진학, 변호사로 변신한 그는 방송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엔터테인먼트법 전문가’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아나운서 출신 변호사’라는 이색 경력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법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는 그를 22일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아나운서로 일했다는 경력이 이색적인데, 방송 경험이 변호사로 일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변호사도 말하는 직업이니까 아무래도 아나운서를 준비하면서 배운 스피치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상대방을 이해시키거나 설득할 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말을 많이 하는 건 아니지만(웃음) 그래도 말 못하는 변호사보다는 말 잘하는 변호사가 의뢰인이나 주변사람들에게는 나을 테니까요.”

“반대로 오히려 아나운서 경험이 편견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뭐가 됐든 제가 더 열심히 분발하고 노력하는 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늘 적극성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좋은 변론, 좋은 결과로 의뢰인에게 직접 보여주면 되는 거니까요.” 

   
▲ 양지민 변호사 ⓒ 시사오늘

-최근 많이 발생하고 있는 연예기획사와 연예인 지망생간의 불공정 계약 문제에 대해 여쭤보고 싶은데요. 연예인 지망생들이 연예기획사와 계약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뭐가 있을까요.

“우선 계약기간은 최대한 단기로 해야 합니다. 기획사와 처음 계약하는 아티스트인 경우 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계약 조건이 나쁠 수밖에 없어요. 재협상을 용이하게 하려면 첫 계약은 단기로 하는 게 좋아요.”

“부당한 무효조항도 잘 살펴야 합니다. 연애 금지 조항 같은 거죠. 일부 현저히 부당하다고 판단될 만한 조항은 나중에 분쟁이 생겨 법원에 가게 되면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긴 해요. 그래도 계약이 유효한 상태에서 활발히 활동해야 하는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무효조항을 계약서에 굳이 남겨둔 채 활동하면 좋을 것이 없겠죠.”

“제일 중요한 건 수익 분배 조항이에요. 모든 계약의 요지는 어찌됐든 ‘돈 문제’일 수밖에 없죠. 기획사나 아티스트나 무급의 봉사활동을 하려고 계약하는 건 아니니까요. 협상력 부족으로 다른 조건이나 조항을 살필 여력이 없다면, 다 포기하더라도 수익 분배 조항만 잘 살피겠다는 마음으로 계약서를 검토하는 게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최근에는 또 유명 연예인들이 ‘악플’을 고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요. ‘악플’의 범위는 어디까지고, 또 어떤 처벌이 가능한지요.

“인터넷에 댓글을 달아서 연예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하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이 적용돼 일반 형법상 명예훼손죄보다 더 가중된 처벌을 받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따르면, 일명 사이버 명예훼손죄의 경우 최대 7년 이하 징역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계시는 부분이 있는데, 연예인에 대한 떠도는 소문, 그러니까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사실을 적시해서 연예인의 명예를 훼손하더라도 사이버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는 겁니다. 사실을 적시하든 거짓의 사실을 적시하든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따라 처벌받습니다.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형량이 조금 줄어들 뿐이에요.”

-저작권과 초상권 문제로 소송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SNS에 연예인 사진을 허락받지 않고 게재해 광고해서 일부 연예인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라이버시권 침해 관련 사안으로 볼 수 있는데, 사실 프라이버시권에 대한 논쟁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제대로 된 프라이버시권 법률이 마련돼 있지 않거든요. 각 사건마다 법원에서도 엇갈린 판결을 내놓고 있고요. 프라이버시권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혼돈의 상태라고 볼 수 있죠.” 

   
▲ 양지민 변호사 ⓒ 시사오늘

-최근 연예계 스폰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요. 스폰서 제의도 처벌이 가능한가요.

“참 이게 오묘합니다. 만약 실제로 성매매 알선, 성매매 행위가 있었다면 처벌받는 게 당연하지만 그 제안 메시지가 성매매 알선이나 성매매 행위에 대한 증거로 볼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 행위에 대한 확정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있어야지만 그 증거를 근거로 범죄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건데 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처벌할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일명 스폰서 계약서도 참 애매하게 작성한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계약서만 보면 정말 순수하게 근로조건을 협의한 계약서처럼 보이도록 다 꾸며놓습니다. 스폰서 제안이 왔다고 해서 그 메시지만 가지고 처벌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를 듣고 싶네요.

“제가 하는 이 일에 너무나도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고 나름의 보람도 느껴가며 행복하게 일하고 있어요. 정말 소박하면서도 간절한 제 꿈은 계속 이렇게 변호사라는 직업에 행복을 느끼면서 일하고 싶다는 겁니다. 너무 감성적인 답변인 것 같기도 하지만, 가끔 보면 사건도 감성적으로 접근해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더라고요(웃음).”

“좀 다른 방식으로 말씀드리면, 예전부터 꿈꿔온 엔터테인먼트법 전문가로서의 꿈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 영역을 넓히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사실 지금 제 위치에서는 명확한 전문분야가 있다고 하기 어려워요. 좋게 말하면 나아갈 방향이 다양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아직도 헤매고 있다는 뜻이 되겠죠. 딱 오년 후, 제가 꿈꾸는 전문분야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전문분야의 타이틀을 가진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고 붙여주는 타이틀이 변호사로서의 제 진짜 정체성이자 전문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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